[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60세 이상 노인이 같은 노인을 학대하는 이른바 '노(老)-노(老)' 학대 현상이 최근 5년새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노-노학대는 인구 구조의 고령화 추세로 학대행위자가 급격히 고령화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다른 연령대와는 다르게 절반 수준이 배우자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지속돼온 결과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26일 발행한 '2016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노-노학대건수는 2026건으로 지난 2010년(944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학대행위자의 증가율이 같은 기간 3478건에서 4637건으로 33.3%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폭이 높다.
 
전체 학대행위에서 노-노학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7.1%에서 43.7%로 늘어났다. 최근에 발생한 노인학대는 노-노학대의 증가세가 매우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노-노학대의 경우 일반적인 학대행위 유형과는 다른 분포를 보인다.
 
전체 학대행위자 유형에서는 아들(37.3%), 배우자(20.5%), 피해자본인(11.3%) 순으로 비중이 나뉘는 반면 노-노학대의 경우 배우자(45.7%), 피해자 본인(25.8%), 아들(10.7%) 순이다.
 
보고서는 고령의 학대행위자가 증가하는 것은 평균수명 연장에 따라 배우자와의 삶의 기간 연장과 자녀의 노년기 진입, 노인이 혼자 거주하는 가구형태의 증가 등이 원인이라고 유추했다.
 
다만 노-노학대의 46.2%가 배우자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가정폭력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어 온 결과라고도 볼 수 있는 점을 지적했다.
 
학대행위자의 성별을 살펴보면 전체 학대행위자 4637명중 남성이 3113명(67.1%), 여성이 1524명(32.9%)으로 남성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 많은 노인학대가 남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로는 40~50대의 중년층이 전체 47.6%로 학대행위자의 절반가량은 중년층인 것으로 나타나 학대행위자는 중년 남성일 경우가 많고 이 같은 경향이 노년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반면 학대행위자의 학대 원인은 개인의 내적문제의 비중이 높아 발견이 쉽지 않다.

학대행위자 원인의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7856건 중 개인의 내적문제가 2670건(34.0%), 개인의 외적문제가 1546건(19.7%) 순이다.
 
개인의 내적인 문제는 성격문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분노, 고집스런 성격, 자신감 결여, 지나친 경계, 사회적 반응의 결핍, 적대적 행위, 충동적 성격, 폭력적 성격, 사회적 고립, 정서적 욕구불만 등이 포함된다. 개인의 외적 문제는 학대행위자의 이혼, 재혼, 부부갈등, 스트레스(부양부담 스트레스 외) 실직 등이 해당된다.
 
이 밖에 경제적 의존성으로 인한 원인이 869건(11.1%)이었으며, 정신적 의존성이 816건(10.4%), 알코올 및 약물 사용 장애가 806건(10.3%) 피해자 부양부담이 671건(8.5%) 등으로 나타났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노인학대건수가 매년 증가 하고 있지만 노인실태조사 등에 따른 노인학대 경험율 등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우리 주변에 은폐되어 있는 노인학대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은폐된 노인학대 사례를 발굴하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과 함께 지역사회 자원 등을 활용한 좀 더 적극적인 사례발굴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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