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종양 진단 불구, 입대 의지 불태웠지만 면제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국내 정상급 배우 유아인의 입대가 결국 무산됐다. 지난 5월 22일 실시된 제5차 신체검사 결과 유 씨가 골종양으로 최종 판정, 병역면제가 최종 확정됐다. 현재 만 30세로 병역법 조항에 따라 입대 여부가 결정돼야 하는 유 씨는 그동안 수차례 현역병 입대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 왔다. 일각에서는 병을 핑계로 병역을 기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입대에 대한 유 씨의 의지가 강해 그의 입대 문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의견이 분분했었다. 2002년 유승준 병역기피 사건을 필두로 잊을 만하면 제기돼 온 연예인들의 병역 관련 논란에 유 씨의 케이스도 더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간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배우 유아인의 병역문제가 결국 면제로 가닥이 잡혔다. 장장 1년이 넘는 기간 이어진 논란이었다. 짧지 않은 기간인 만큼 당사자에겐 지난한 과정이었다.

유 씨의 소속사인 UAA 측이 6월 27일 공식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 씨는 기존 질환인 골종양으로 인해 병무청으로부터 ‘현역 자원 활용불가’ 즉,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15년 12월과 2016년 5월, 2016년 12월과 2017년 3월에 이어 지난 5월 22일까지 다섯 번의 신체검사 재검을 받았고 결국 6월 27일 최종적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것.

그러나 유 씨의 군 입대에 대한 의지는 기대 밖으로 강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는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종종 그런 의지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SBS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종영 후 군에 입대할 예정이었던 유 씨는 2016년 드라마 종영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10대 때부터 일을 시작하다 보니 군 입대가 미뤄졌던 게 사실”이라면서 “떳떳한 건 아니지만 입대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화려한 전성기에 군대를 간다고 다들 걱정하는데, 화려하지도 않고 또 초라한 시기에 가는 것보다는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입대 의지를 확실히 했다. 하지만 이번 다섯 번째 재검 결과 골종양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으면서 입대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실행에 옮길 수 없게 됐다.

유 씨의 군 입대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건 지난 2013년 무렵부터였다. 당시 영화 ‘깡철이’에 출연해 액션 연기를 펼치던 도중 오른쪽 어깨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던 유 씨는 치료와 연기활동을 병행했지만 2년 후인 2015년 골종양 판정까지 받았다.

이후 2015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네 차례의 신체검사에서 유 씨는 재검 기준에 해당하는 7급 판정을 받았고 지난 5월 22일 다섯 번째로 받은 재검에서 최종적으로 군 면제가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유 씨는 팬들로부터 병역 기피 의혹을 받기도 했지만 지난 2월, 유 씨의 골종양 투병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지펴졌다. 당시 유 씨 측에서는 “치료하면 회복될 수 있고 향후 입대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유 씨는 직접 입대 의사를 밝히며 “골종양의 비정상적인 발육이 추가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병역의무 이행이 충분히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저는 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피력한 바 있다.

유 씨는 또 “내가 무슨 힘이 있어 군입대 비리를 저지르겠냐”면서 답답한 심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름도 생소한
연예인 병역면제 사유,
강력한 지탄의 대상

 
이처럼 유 씨가 최종적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으면서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번 판정에 대한 의혹의 시선으로,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거친 액션 장면까지 소화해내는 그가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사실은 석연치가 않다는 의견이다. 입대 기피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이에 반해 다섯 차례의 신체검사 재검 등 정확한 군 입대 절차에 따라, 면제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문제 삼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유 씨가 평소 개념 있는 생각과 행동, 연기에 대한 진지한 열정으로 대중에게 높은 신뢰도와 호감을 줬던 배우였다는 점에서 비판을 위한 비판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

어쨌든 이번 유 씨에 대한 군 판정은 추후 적지 않은 논란을 야기하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전망이다.

이처럼 아직까지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병역’문제다. 병역은 대한민국 남성의 가장 큰 이슈로 군복무 이행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남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본적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연예인들의 병역 기피 논란은 늘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공인으로서 병역 기피 사실이 알려질 경우 연예계에서 매장될 정도로 강한 지탄을 받기도 해 ‘병역 기피는 연예인의 무덤’이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더욱이 ‘조기흥분증후군’, ‘사구체신염’, ‘성격장애’, ‘좌슬관절 불안정성’ 등 이름도 생소한 병명으로 면제판정을 받은 연예인들이나 군 면제 비리 연예인들은 한결같이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한 ‘신상털기’의 대상이 되곤 한다. 유아인의 이번 면제 판정도 이러한 논란과 의혹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혜성같이 등장했던 ‘문화대통령’ 서태지는 성격장애와 학력미달로 군면제를 받았다. 가수 신성우와 김종서는 성격장애가 면제사유가 됐다. 가수 은지원은 학력미달로, 가수이자 작곡가인 주영훈은 조기흥분증후군이라는 낯선 병명으로 면제가 됐다.

합법적인 면제판정도 팬들에게 많은 의혹과 논란을 야기했지만 군면제 비리는 더 큰 비판이 뒤따랐다.

배우 송승헌과 장혁 등은 소변검사를 조작해 사구체신염 판정을 받아 군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엄청난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가수 싸이 역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지만 부실복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재입대하는 해프닝을 벌여야 했다.

가수 MC몽은 군면제를 받기 위해 고의로 치아를 발치한 혐의로 당시 출연했던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했다. 2012년 병역법 위반 혐의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거짓 사유로 입영을 연기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유죄를 받았다.
 
병역문제 불식시킬
정부 차원의 해법 제시 절실

 
병역기피 논란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사례는 바로 가수 유승준이다. 유 씨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지난 2002년 군 자원입대를 피력하며 ‘당당한 복무를 약속한 연예인’으로 칭송을 받았으나 입대를 3개월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을 면제받으면서 스스로의 약속을 저버렸다.

한국 정부도 이를 병역기피 목적에 의한 국적 포기로 판단, 출입국관리법 11조에 의해 법무부로부터 영구 입국금지를 당했다. 유승준은 현재 중국에서 활동 중이며 2003년 장인상을 당해 장례식 참석차 임시 입국을 허락받아 귀국한 이후 여전히 한국땅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병역기피 논란으로 비판을 받는 연예인이 있었던 반면 반대로 당당하게 현역 입대함으로써 팬들의 사랑을 보다 확대하는 연예인들도 많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배우 현빈. 드라마 ‘시크릿가든’을 통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기, 일반인들도 힘들다는 해병대에 자원입대를 하면서 대중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았다.

육군 수색대대에서 군복무를 한 god의 김태우와 송중기, 허리디스크로 4급 판정을 받았지만 치료를 통해 현역 판정을 받아 입대한 2PM의 옥택연 등의 연예인들도 자발적인 입대를 통해 대중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런 작금의 상황에서 유 씨가 군 입대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던 사실은 의미심장하게 보인다.

최근 남자 연예인에게 군 입대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는 그에게 이번 결정이 아쉬운 것이 사실이겠지만 결국 당사자에게 선택권은 없었다는 점을 볼 때 일각의 그에 대한 병역 기피 의혹의 시선은 지나치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연예인 병역비리 사건이나 면제 판정 논란과 관련해 한 병무 관계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 이행은 반드시 해야 한다”며 “고의적으로 그 의무를 저버린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국민으로서의 권리도 포기할 각오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정부 차원에서 고위공직자와 고소득자 등 특권층은 물론 연예인 등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병역 관리를 통해 병역 이행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불식시킬 방안을 지금이라도 모색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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