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토지지적부와 부동산등기부는 일치한다. 그 이유는 지적부를 토대로 등기부등본이 작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전산화가 되기 전에는 전쟁, 화재 등의 사유 등으로 때로는 지적부나 토지등기부가 멸실되는 경우도 있다. 그 결과 지적부와 등기부가 달라진 경우 어느 것을 기준으로 판단될까?

강원도 속초시 도문동 일대 토지는 원래 1062평(3511㎡) 1개의 필지였다가 각각 500평, 400평, 100평 등 세개의 토지로 분필됐지만 6·25 전쟁통에 등기와 지적공부가 모두 멸실됐다. 이후 세 토지는 각기 다른 사람 명의로 등기가 회복됐다. 이 가운데 400평 토지의 소유자인 A씨의 아버지 C씨는 1965년 100평짜리 토지도 사들였다. A씨는 아버지가 사망하자 이 토지를 상속했다. 하지만 복구된 토지대장에는 여전히 1062평 1개의 토지로 표시돼 있었다. 그러다 2002년 6월 B씨가 법원 경매를 통해 1062평을 사들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B씨는 토지대장을 기준으로 땅을 감정해 1062평 전부를 자신의 경계로 편입시켰다. 이에 A씨는 2013년 8월 자신의 토지 소유권을 확인하고 토지의 경계를 확정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토지대장에 1개의 토지만 존재하는 점에 비춰볼 때 토지가 3개로 나뉘어 존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즉 등기상으로 분할이 돼 있지만 지적공부에는 분할이 돼 있지 않다면 등기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공유물분할 등 소송(2016다22535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강릉지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재판부는 “어느 토지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가 돼있다면 등기 당시에는 소관청에 해당 토지의 지적공부가 비치돼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토지를 분할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적도상 토지를 나누고 새롭게 토지대장에 등록해야 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토지가 분할 등기돼 있다면 분할된 토지대장도 존재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필지로 분할돼 지적공부에 등록됐다가 이것이 모두 멸실된 후 소관청이 이를 복구하면서 분할 전 1필지의 토지로만 복구한 경우 종전 분할된 토지의 각 소유자는 분할된 토지의 경계를 특정하여 소유권을 주장·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주요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現)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現) TV조선 강적들 고정패널
▲ 現) SBS 생활경제 부동산법률상담
▲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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