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부터 흔들리는…’vs‘상층부가 위험한…’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여의도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기가 한창이다. 내기 대상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다. 내용인 즉, 지방선거전에 어느 당이 먼저 해체를 하고 민주당이나 한국당에 흡수통합될지를 두고 내기를 하고 있다. 물론 내기 당사자는 민주당과 한국당 인사들이다.

국민의당이 해체돼 민주당에 흡수통합될 것이라는 민주당 인사들이 드는 근거는 명확하다. 우선 지난 대선을 통해 국민의당 지역 기반인 호남 민심이 국민의당에게서 멀어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 취업 특혜 증거조작’사건으로 국민의당은 사실상 붕괴 직전이다.

안철수 전 대표까지 나서 사과를 했지만 검찰 수사는 윗선을 향하고 있다. 만약 당 지도부까지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다면 사실상 당은 사분오열될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비례대표 의원들은 탈당을 하면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민주당과 합당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호남에 지역구를 가진 의원들은 탈당해 각자도생을 도모할 공산이 높다. 대다수는 민주당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민주당에서 ‘선별적 복당’을 선호하는 만큼 바른정당이나 무소속으로 남을 공산도 크다. 이래저래 민주당에서는 국민의당의 붕괴는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시각이다.

반면 바른정당이 붕괴돼 한국당으로 흡수될 것으로 보는 인사들은 자유한국당 인사들이다. 한국당 인사들이 드는 근거는 원내교섭단체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20석인 바른정당 입장에서 한 석이라도 잃을 경우 그 후유증은 한 석 이상의 정치적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

현재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재판에 어느정도 기간이 소요되지만 내년 6월 전에 판결이 난다면 당에 치명적이다. 검찰수사가 아니더라도 바른정당 의원 20명 중 한 명이라도 지방선거 전 한국당으로 복당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당 인사는 “원내교섭단체일 때와 비교섭단체일 때 국고보조금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단순히 한 사람 나가는 게 아니라 당 입장에서는 몇 십억이 날아가는 꼴”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당이 비교섭단체로 전락할 경우 도미노 탈당사태가 벌어지면서 붕괴돼 결국 한국당으로 흡수통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느 당이 내기에서 이길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인사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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