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철도, 지하철 등 광역 교통망 확충은 부동산 시장에서 최고의 개발 호재로 손꼽힌다. 도로나 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조성되면 그 주변으로 주거 수요가 몰리고 부동산 시장도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철역까지의 거리 차이에 따라 아파트 값은 크게 차이가 벌어진다.

지하철 개통에 따른 집값 영향력은 저평가 지역일수록 개통 ‘전’보다 개통 ‘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저평가 지역은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개통 이후 지하철 이용의 편리성을 경험하면서 인근 지역부동산으로 관심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지난해 개통한 인천지하철 2호선과 경강선(성남~이천) 주변지역은 지하철 개통 직전보다 직후, 6개월 이후의 아파트 값 상승률이 더 높았다.

경기도 광주는 경강선이 개통되기 전까지 가까운 성남이나 서울 강남으로 연결되는 지하철이 없던 곳이다. 2016년 9월 경강선 개통으로 경기도 광주 곤지암역에서 서울 강남까지 40분 이내 지하철로 출퇴근이 가능해졌다. 경강선 개통 전부터 경기도 광주 아파트 가격은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개통 직전 6개월 변동률(0.86%)보다 개통 이후 6개월(1.18%)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인천지하철 2호선(2016년 7월 개통) 주변지역 ‘인천 서구’의 개통 직전 6개월 아파트 값 상승률은 0.61% 오르는 데 그쳤지만 개통 이후에는 두 배 이상 오른 1.5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천 공항철도와 환승되는 검암역 인근 아파트 값은 개통 전후 4%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지하철역과 가까울수록 아파트 값도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이 돈인 만큼 바쁜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역과 더 가까운 주거단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직장인은 지하철 대중교통이 불편하면 택시비 등의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므로 역세권 아파트를 더 찾을 수밖에 없다.

아파트값 격차는 어느 정도일까

지하철역까지 ‘도보 15분 이내’ 소요되는 수도권 아파트 3998개 대상으로 시간 차이에 따른 아파트 값을 비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5월 26일 기준으로 수도권 아파트 중 ‘도보 5분 이내’ 역세권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2019만 원으로 ‘도보 6분~10분 이내’(1617만 원)보다 402만 원 더 비쌌다. ‘도보 11분~15분’ 이내는 1378만 원으로 ‘도보 5분 이내’ 아파트 값보다 641만원 저렴했다.

예를 들어 공급면적 82㎡(25평) 기준으로 ‘도보 5분 이내’ 아파트 매매가격을 추산하면 5억465만 원, ‘도보 6분~10분 이내’ 아파트는 4억420만 원으로 ‘도보 5분 이내’ 아파트와의 매매가격 격차는 1억 원가량이다.

즉, 수도권에서 지하철역까지 ‘도보 5분’이란 약 1억 원의 가치가 담긴 것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도보 5분 이내 2401만 원 ▲도보 6분~10분 이내 1950만 원 ▲도보 11분~15분 이내 1789만 원 순으로 지하철 접근성에 따라 가격 격차를 보였다.

경기는 ▲도보 5분 이내 1310만 원 ▲도보 6분~10분 이내 1124만 원 ▲도보 11분~15분 이내 1083만 원으로 비쌌다. 송도국제도시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는 ‘도보 5분 이내’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이 995만 원으로 ‘도보 6분~11분 이내’ 아파트보다 84만 원가량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공사 중인 수도권 지하철 구간은 ▲지하철 5호선 연장 ▲지하철 8호선 연장 ▲김포도시철도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연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역세권 여부가 집값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다 보니 지하철 개발이 진행되는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은 불편한 교통 여건으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 왔던 곳이다.

지하철 5호선 연장 구간인 하남 미사지구는 역세권 단지 중심으로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하남 미사지구에서 입주 아파트 중 3.3㎡당 매매가격이 두 번째로 비싼 아파트는 망월동 미사강변도시28단지(1884만 원)이며, 지하철 5호선 미사역까지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다. 지하철 5호선 연장 구간은 강동구 상일동에서 하남 미사지구, 풍산지구 등에 6개 역이 신설되고 2018년 연말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김포 양촌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연결되는 김포도시철도(2018년 말 개통)는 개통 1년을 앞두고 김포한강신도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빠르게 줄어 국토부 4월 기준 47가구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75가구와 비교하면 97% 줄어든 수치다.

김포도시철도는 김포 전체 10개 역사가 들어오며 김포공항역은 지하철 5·9호선·공항철도와 환승된다. 전체 이동시간은 30분가량이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1시간 이내 출퇴근이 가능해진다.

지하철 8호선 연장 구간(2022년 개통)은 강동구 암사~구리~남양주 다산진건~별내까지 6개 역사가 신설된다. 아파트 분양이 진행 중인 남양주 다산 진건지구를 비롯해 입주가 끝난 별내신도시 지역이 지하철 개통 수혜를 받는다. 2015년부터 분양이 진행된 남양주 다산신도시 진건지구는 1순위에서 모두 청약이 마감되고 분양 계약도 완판됐다.

인천은 지난 해 7월 인천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기 전까지 서울·경기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광역망 철도는 수도권 1호선, 공항철도 2개 노선밖에 없고, 인천 구도심은 인천도시철도 1호선, 수인선 위주로 이용해야 했다.

특히 인천은 송도, 청라, 영종 등 3개의 국제도시 조성으로 지역 내 연결되는 지하철 확충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인천은 2023년까지 수인선 복선전철,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연장, 인천발 KTX, GTX 등 건설을 추진해 부족한 교통망 해결을 위해 추진 중이다.

교통망 개선은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연결된다. 인천 발 KTX는 수인선 어천역에서 KTX 경부선까지 3.5km를 연결하여 인천 송도역에서 KTX를 출발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개통 시기는 2021년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인천 GTX 노선 B안은 송도에서 인천시청~신도림~여의도~서울역을 연결하는 구간이다.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연장 구간은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지구역에서 6·8공구 구간의 ‘랜드마크시티역’을 추가하는 사업으로 2020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인천 북쪽으로는 서구 검단신도시까지 연결을 추진 중인데 2018년 설계를 거쳐 2019년 착공하여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역세권 부동산 투자전략은
 
전통적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인기 상품이던 ‘역세권 부동산’에도 차별화 바람이 불고 있다. 지하철 교통망 구축이 잘된 서울의 경우 역세권 효과가 예전만큼 크지 않다.

서울은 웬만한 지역에 지하철 노선이 지나가다 보니 개통 이후엔 매매가격이 오르는 효과는 낮고 오히려 전세가격이 더 오르는 모습이다. 오히려 지하철이 없다가 새롭게 생기는 경기·인천 외곽지역은 개통 이후에도 꾸준하게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다.

개통 전에도 개발 기대감으로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투자수요 관심을 받고, 개통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매가격 때문에 서울·경기권에서 밀려난 전세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유입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하철 개통 지역의 부동산 구매 시에는 지역 내 개발사업에 비해 저평가된 곳을 공략해야 개통 후에도 꾸준한 가격 상승 기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제공 :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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