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논란이 뜨거운 이슈다. 급기야 공정거래위원회가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 품목의 원가를 공개하라는 초강수를 뒀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본사 50개 업체의 실태 조사도 하겠다고 한다. 본사가 가맹점을 착취한다는 부도덕한 경제주체로 낙인찍히고 있는 요즘, 가맹점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은 큰 혼란에 빠지고 있는 듯하다. 어쨌든 생계형 창업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 가맹점 창업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과연 이들은 개인 창업을 선택해야 할까.
 
초보자가 독립 창업을 하는 것은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품질은 좋아야 하고, 가격은 낮아야 하며 수시로 신 메뉴도 내 놓아야 하는 등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요구에 맞춰야한다. 과연 독립 창업자들이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에 맞출 수 있을까. 10년 이상 장사만 해온 장사 베테랑들도 요즘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고객만족을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고 하는 것이 창업시장의 현실이다.
 
그래도 우량한 본사를 골라 가맹점 창업을 하는 것이 그나마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진단이고, 각종 통계자료의 유의미한 결과다. 그렇다면 가맹점 창업 희망자들은 어떠한 본사를 골라야 할까
 
영업이익률 높은지 철저히 분석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은 본사에서 유통마진을 많이 남기기 때문에 본사만 살찌고, 가맹점은 손해를 본다는 것이 논점이다. 사실 이러한 논란은 큰 틀에서 보면 자영업 전체의 과당경쟁에서 오는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선진국처럼 로열티 문화가 성숙돼 있지 않은 국내 현실상 본사에서 어느 정도 유통마진을 남길 수밖에 없다. 어쨌든 가맹점은 본사에서 제시하는 수익성을 철저히 따져보고 영업이익률이 높은지, 합리적인 원부자재 비용을 청구하는지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최근에는 인건비와 매출원가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가맹점의 영업이익률이 20%를 넘기 힘드는 것이 현실이다.
 
오징어요리 전문점 ‘오징어와 친구들’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출 대비 30% 선을 유지하고 있다. 즉, 월평균 매출이 2000만 원 선이라면 600만 원 정도 순이익으로 가져간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높은 영업이익률이 유지되는 것은 본사의 물류마진을 줄이고, 가맹점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점포운영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오징어 요리는 경쟁이 덜한 측면은 있지만 문제는 오징어 요리의 조리가 좀 까다롭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사가 창업 초보자도 1주일간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쉽게 운영할 수 있는 점포 운영관리 시스템을 갖추면 점포의 영업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오징어와친구들 본사는 산지에서 수급한 오징어와 해물 등을 물차로 저렴하게 공급하고, 오징어 손질도 껍질을 신속하게 벗겨주는 탈피기와 회를 자동으로 썰어주는 세절기가 있어 편하다. 탕류는 육수 등 주요 식재료를 본사에서 팩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회를 썰거나 채소 등만 넣고 간단히 조리하면 된다. 따라서 별도로 전문 주방장이 필요 없고, 고정비와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지속 성장하는 브랜드가 안정적
 
이러한 브랜드는 보통 5년 이상 가맹점 영업을 하는 점포수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국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인 한솥도시락은 24년 된 장수 브랜드인데, 5년 이상 된 가맹점 점포 수 비율이 총 점포 수 690여 개 중 50% 선이고, 10년 이상 된 가맹점도 30%에 육박한다. 반면 자영업 10곳 가운데 7곳은 창업 3년 안에 문을 닫을 정도로 생존율이 낮다.
 
한솥도시락의 경우 창업비용이 점포구입비를 포함하여 평균 1억2000만 원이 들고, 가맹점의 투자금 대비 월평균 수익률은 4~5% 선이 유지되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또한 한솥도시락은 역사가 오래된 것도 장점이지만 정체되지 않고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본사의 재무구조도 탄탄하고, 가맹점의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본사와 가맹점, 소비자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소통과 조화, 공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동반성장하면서 브랜드 힘을 키울 수 있다.
 
세 주체 중 어느 하나라도 모자라면 성장이 멈추고 급기야 서서히 죽게 된다. 다만, 장수 브랜드 중에도 조심해야 할 것은 성장이 멈추거나 퇴보하고 있는 브랜드다. 오래된 브랜드일수록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소비자가 식상해한다. 또 본사의 관심이 떠나 그냥 내버려 두는 브랜드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성공한 직영점의 복제사업’이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프랜차이즈 사업에 있어 직영점의 성공적인 운영은 중요하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나 가맹점주의 평판 등을 검증하기 어려운 신생 프랜차이즈 본사라면, 직영점 운영 기간이 가맹본부의 신뢰도나 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일정기간 직영점을 운영하면, 가맹본부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구체적인 점포 운영과정을 표준화하고 이를 매뉴얼로 작성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계절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적어도 1년은 운영해봐야 점포 운영의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다. 그런데 직영점도 없이 아이디어만 내세우는 신생 브랜드는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한편, 될성부른 신생 프랜차이즈 중에는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가맹점 수익률이 높은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러한 업종은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창업하면 짧은 시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업종 창안자인 성공 프랜차이즈를 모방하는 ‘짝퉁브랜드’도 난무하고 있음을 조심해야 한다.
 
이밖에 가맹본사를 고를 때에는 시설비나 가맹비 등이 지나치게 높지 않고 가맹조건이 무난한지, 경쟁력과 차별화가 잘 돼 있는지, 오픈 후에도 본사 지원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지 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기존 가맹점 최소 5곳 이상을 방문하여 그들의 만족도를 조사하면 가맹 여부를 판단하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가맹점 창업실패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정확한 사실은 독립창업이 더 힘들고 어렵다는 것이 국내 창업시장의 현실이라는 점이다. 창업성공률이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우량 프랜차이즈를 잘 고른다면 가맹점 창업이 특히, 창업 초보자들에게는 더 유리할 것이라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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