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산, 공원, 바다, 강 등 자연 친화적인 아파트가 인기다. 요즘에는 삶의 질이 주거지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숲세권(숲 인접), 공세권(공원 인접)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그만큼 자연친화적인 주거 단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1~3월까지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횟수는 86회로 지난해 1분기(48회)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미세먼지농도 ‘나쁨’(81∼150㎍/㎥) 발생일수도 8일로 지난해보다 2배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미세먼지 나쁨 발생일수는 14일로 2015년(5일)과 2016년(2일)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미세먼지 걱정이 커지는 가운데 도심에 조성된 숲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과학원이 2017년 4월 17일부터 5월 4일까지 측정한 결과 도심 숲이 미세먼지 농도를 25.6%, 초미세먼지 농도를 40.9%까지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먼지농도는 도심에서 평균 23.5㎍/㎥였고, 숲 경계는 13.3㎍/㎥, 숲 내부 14.8㎍/㎥, 숲 중심은 13.4㎍/㎥로 도심보다 평균 40.9% 낮았다. 또 숲에는 살균과 심신 안정에 도움을 주는 피톤치드가 풍부하고 면역증강 등에 효과가 있는 음이온이 도시보다 14~70배 가량 많아 편안함과 쾌적성을 제공하기도 한다.

자연이 주는 쾌적함은 미래 주거 선택에 있어서도 주요 고려 사항이 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2017년 7월에 발표한 “2025년 미래 주거트렌드 보고서"(수도권 만 25~64세, 1020명 대상)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중 35%가 “쾌적성"이 더 중요하다고 답해 "교통편리성(24%)"이나 “생활편리성(19%)"에 비해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교통 편리성이나 교육환경 등이 주택 선택에 있어 우선 순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변화라 할 수 있다. 비록 단독주택 선택 고려요인에 대한 질문이지만 자연친화적인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도시는 개발 규모가 크다 보니 계획단계부터 편의시설, 학교, 공원 등 기반시설을 체계적으로 갖추게 된다. 특히 신도시의 경우 택지지구보다 녹지율이 더 높아 쾌적한 것이 특징이다. 수도권 1기 신도시 중에서는 일산의 녹지율(23.5%)이 가장 높고 분당(19.4%)이 뒤를 잇고 있다. 반면 택지지구 중에서도 녹지율이 높은 곳이 있다.

최근 재건축을 통해 분양이 한창인 개포지구의 경우 택지지구로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20%가 넘는 녹지율을 보이고 있다. 향후 4만가구가 넘는 미니 신도시급으로 개발 예정인 개포지구의 경우 세대 규모가 비슷한 중동신도시(녹지율 10.7%), 산본신도시(15.4%), 평촌신도시(15.7%)보다 녹지율이 높다. 개포지구는 또 1970년대 후반 서울에서 개발된 다른 택지지구 보다 녹지율이 높은 편이다.

개포지구는 양재천, 구룡산, 대모산, 개포공원 달터공원 등이 가까워 도심 속 자연환경과 녹지율이 높다. 개포지구 남서쪽에는 약 23만 m² 크기의 달터공원이 있는데 달터공원 리노베이션 사업이 진행 예정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한층 업그레이드 될 전망이다.

특히 단지 내 공원과 달터공원이 연계되어 주거 쾌적성 좋고 구룡산 조망도 가능하다. 달터공원과 대모산을 연결하는 에코브리지(생태육교) 공사도 진행중인데, 10월 에코브리지가 완공(예정)되면 단지 내에서 강남그린웨이(양재천∼달터공원∼대모산) 녹지를 즐길 수 있다.숲세권·공세권 아파트의 인기는 청약 경쟁률에서 나타났다.

올해 7월까지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 중 숲세권·공세권 아파트가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함박산과 서정리천 등이 가까운 고덕신도시자연&자이(A9블록)가 28.8대 1, 청라호수공원이 인접한 청라호수공원한신더휴(A30블록)는 14.4대 1, 판교공원과 낙생공원, 남서울CC 등이 가깝게 위치한 판교더샵퍼스트파크는 13.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수도권 경우 평균 7.4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또 숲세권·공세권 아파트의 인기는 가격 프리미엄으로 증명됐다. 지난 2014년 4월에 분양한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공급 면적 115.36㎡의 경우 6억7800만 원(기준층 기준)에 분양됐고 현재 8억4000만으로 1억6000만 원 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강동구 99~136㎡ 면적대의 호당 평균 매매가격은 5억2000만 원에서 6억2739만 원으로 1억 원 정도 상승했다.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고덕산과 까치근린공원, 두레근린공원, 한강 시민공원 등인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2015년 9월에 분양된 성동구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107.04㎡ 역시 분양가(7억5320만 원) 대비 2억 원 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성동구 99~136㎡ 면적 구간은 1억5000만 원 정도 상승해 숲세권 아파트에 비해 오름폭이 크지 않았다.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는 매봉산공원과 쌈지공원, 응봉산근린공원이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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