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전주 고봉석 기자] 최근 16일간 남해안을 따라 걷는 국토대장정을 다녀온 대학생 안성준(25‧ 전주대 경찰행정학과 4년)씨가 전북도내 대학가에서 화제다.

안씨는 지난달 17일부터 8월1일까지 전남 해남의 땅끝마을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총 430여 km를 걸었다.

처음 12일 동안은 전주대의 동료들과 함께, 나머지 5일간은 홀로 걸으며, 잠은 해수욕장‧ 공원에 텐트를 치거나 마을회관을 이용하는 여정을 진행했다.

안씨의 이런 행보는 자유롭게 혼자서 해외 수 십 개 나라를 여행하고 국토횡단 걷기에 도전하고, 철인 3종 경기나 마라톤 등에도 곧잘 출전하는 것 등이 밑바탕이 됐다.

안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는 중고 아토스(780cc)를 끌고 혼자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했다. 이 경차는 카센터를 운영하는 아버지에게 알바로 번 돈 50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 동해항을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포르투갈까지 4개월 반 동안 21개국, 3만1000km를 누비는 기염을 토했다.

안씨의 여행은 꼭 순탄한 것만 아니었다. 여행하는 동안 아찔한 순간도 경험했다. 몽골의 산골마을에서는 폭설이 내려 길을 잃었는데, 마을 주민들이 나와 밀어준 덕분에 무사히 빠져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에서는 청년들이 “보드카를 마시자”며 유혹한 뒤 “돈을 내놓으라” 협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볼품없이 낡은 차량에 별게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그냥 보내주는 일화도 있다.
 
안씨의 이런 모험 인생은 2013년 12월 군복을 벗던 날 시작됐다. 해병대 수색대로 빡세게 근무를 했지만 제대 무렵이 되자 “몸과 마음이 해이해 졌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를 다잡기 위해 강추위와 눈‧ 바람을 뚫고 포항에서부터 8일간 280km를 걸어 전주 집에 도착했다.

이후 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를 16시간 내에 주파하는 ‘철인 3종 경기’ 아이언맨 코스에 도전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에는 대한산악연맹이 주최하는 ‘청소년 오지 탐사대’로 뽑혀 5000~6000m 히말라야 고봉을 등정했다.

고교시절까지 축구 선수로 활동한 안씨는 “여행과 모험을 통해 남 앞에 서는 것조차 부끄러워할 만큼 소심한 성격에서 강인한 도전정신과 포기를 모르는 의지력의 소유자로 바뀌었다”며 “3년 내 세계일주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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