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변호사·시민 운동가등 개혁성향 지역 명망가 총망라이기호·조순용·최인기 등 전직 고위관료들도 명단에 포함부산·울산 이어 3번째 출범 … 범개혁신당 태동과 연계 가능성범개혁신당 창당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한 가운데 외곽 개혁세력들의 정치세력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9일 전국에서 처음 출범한 부산 정치개혁추진위원회(이하 정개추)를 시작으로 울산(6월4일)과 광주(6월12일)에서도 정개추가 공식 출범했다. 교수, 변호사, 전직 고위관료, 시민운동가 등 각 지역의 명망가와 개혁세력이 주축이 된 이들 정개추 모임은 향후 전개될 범개혁신당의 모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12일 출범한 광주·전남 정개추는 오랫동안 이 지역 맹주자리를 지켜온 민주당 아성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포스트 DJ(김대중 전대통령)를 노리는 이 지역 정치 제세력들의 치열한 주도권 장악 움직임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광주·전남 정개추는 지난 12일 광주 동구 서석동 KT광주정보센터 3층 대강당에서 출범식을 갖고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정치가 온 누리에 넘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개혁의 깃발을 올린다”고 선언했다. 송재구 위원장은 이날 “지난 대선을 통해 국민이 어떠한 것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과 성과를 보았다”며 “지금까지 정치가에게 맡겨 왔던 권리를 되찾아 이제는 국민이 나서 주인되는 세상을 열겠다”고 주장했다. 또 발제에 나선 송정민 교수는 “정치개혁과 민족통합에 대한 열망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했으나 기득권의 반발에 정치개혁은 요원하다”며 “희망의 정치로 가기 위해서는 정당구조의 근본부터 바꾸는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역설했다.

송 교수의 이러한 발언은 광주·전남 정개추가 개혁신당을 지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광주·전남 정개추는 또 부산 정개추 등 전국 정개추와의 연대를 모색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세력화 작업에 돌입했다.<일요서울>이 최근 단독입수한 ‘광주·전남 범개혁세력 명단’ 문건은 광주·전남 정개추가 이미 오래전부터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정치세력화 작업을 추진해 왔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광주·전남 정개추 실무자가 작성한 이 문건에는 정개추 발기인은 물론 이 지역 명망가와 개혁세력 등 총 102명의 명단이 올라 있다.

또 내년 총선때 이 지역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신진 정치인들 명단과 민주당 현역 정치인들에 도전할 명망 있는 인사들도 출마 예정자로 구분되어 있다.문건에 적시된 명단중 정치인 및 정당인은 모두 25명에 달했다. 개혁세력들이 대다수인 만큼 국민적 인지도는 기성 정치인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지만 정치권이나 지역 유권자들에게는 어느정도 알려진 인사들이다.13,14대 의원을 지냈고, 한국학술진흥재단이사장을 역임한 박석무 전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광주시지부 부지부장을 지낸 이춘범 광주도시공사사장, 김정수 연청 광주시지부 회장, 대표 발기인인 개혁당 송재구 광주동구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내년 총선때 광주·전남 지역에서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적시되어 있다.박 전의원은 고향인 전남 무안 출마를 희망하고 있으나 호남권 대표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한화갑 의원이 버티고 있어 국회 재입성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이 사장은 신주류인 김태홍 의원 저격수로 광주북을 출마를, 김 회장은 광주북갑이나 광주 동구를, 송 위원장은 전남 고흥이나 광주동구 출마를 각각 희망하고 있다.전·현직 관료 출신으로는 조순용 전 청와대정무수석, 이기호 전 청와대경제수석, 최인기 전 행자부장관, 오병문 전 교육부장관, 고재방 전 청와대기획조정비서관, 김동철 전 청와대정무기획비서관, 노인수 전 청와대사정비서관, 변형 전 재정경제원감사관 등이 명단에 올라 있다.

이중 조 전수석은 전남 순천, 최 전장관은 광주북을, 고 전비서관은 광주북갑, 변 전감사관은 광주북을 출마를 각각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적시되어 있다.또 대북송금 특검팀에 구속된 이 전수석은 동정론이 확산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적시되어 있는데 이는 정개추 핵심인사들이 향후 이 전수석을 영입할 목적으로 명단에 올려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이밖에도 법조인, 언론인, 교육자, 시민운동가 등 다양한 개혁세력들이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 이중 내년 총선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인사는 윤강옥(나주)·정해숙(광주 또는 전국구)·나병식(광주 광산)·강기정(광주북갑)·김홍명(광주동구)·나상기(전남 나주)·송갑석(광주남 또는 전남 고흥)·조운식(광주동구 또는 전남 순천)·김용억(광주북을)·강동연(광주동구)·장철우(전남 고흥)·우윤균(전남 광양·구례)·김영집(광주북갑 또는 동구)·양형일(광주동구)·유인상(광주북을) 등이다.

하지만 명단에 올라 있는 모든 인사들이 정개추가 추진하고 있는 정치세력화 움직임에 동참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발기인을 비롯한 정개추 참여자들(70여명)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또 이들 광주·전남 정개추가 향후 정치세력화 과정에서 아무런 잡음없이 통일된 목소리를 낼지 여부도 미지수다. 발기인을 비롯한 참여세력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정치적 이념을 달리해 온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개추의 활발한 정치행보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게 사실이다. 여야 정치권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범개혁신당 창당과 맞물려 이들 정개추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특히 DJ이후 새로운 정치세력 태동이 불가피한 호남권에서는 광주·전남 정개추의 정치행보와 향후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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