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주부 서모씨는 최근 제주도로 3박4일간 수학여행을 다녀온 고등학교 2학년 딸이 사온 귤과 한라봉 등을 받아보고는 씁쓸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용돈을 아껴 선물로 사온 귤이 수분이 거의 말라 껍질만 있는 상태인 데다 손이 쑥쑥 들어갈 정도로 썩고 한라봉은 당도가 너무 떨어져 쓴맛과 신맛만 났기 때문이다. 딸이 실망할까봐 아무 말도 못했다는 서씨는 어린 학생들을 속이는 일부 상인들 때문에 제주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나빠졌다고 말했다.최근 봄철 관광시즌을 맞아 제주를 찾는 수학여행 학생들이 늘면서 도내 지자체 홈페이지마다 일부 상인들의 얄팍한 상술을 고발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빈발하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도내 관광지나 숙박업소 인근에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을 상대로 비상품 한라봉을 판매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관광지 등에서 화물트럭에 한라봉을 진열해두고 판매하는 상인들 가운데 일부가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한 상자에 1만원이라는 가격에 버젓이 학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감귤농가 등은 이러한 일부 상인들의 판매행위 때문에 제주감귤에 대한 이미지 하락과 피해가 크다며 당국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제주시 관계자는 “모든 감귤 판매에 대해 상품만 판매하도록 지도·감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관광제주의 이미지를 해치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 불시 현장확인 등을 통해 강력히 단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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