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래·향고래 등 대형고래도 가끔 출몰‘우리나라 근해에는 어떤 고래들이 살까.’ 4월 8일 동해안에 국내 처음으로 향고래 가족 8마리의 나들이 모습이 공개되면서 고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동해안에서 출현을 기대했던 귀신고래도 사람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이처럼 최근에 우리 근해에서 대형고래들의 ‘깜짝쇼’를 볼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운 좋게 기회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연구관들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활동이 낳은 성과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김장근 박사는 포경 경험이 있는 어부들과 함께 지난 99년부터 일년에 두번 봄과 가을에 40일 정도의 기간동안 우리 EEZ(배타적 경제수역) 전역을 돌면서 고래 서식에 관한 모니터링을 해왔다. 김 박사에 의하면 한반도 근해에는 밍크고래와 돌고래가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돌고래류인 상괭이와 범고래 등도 서해안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으며 이들은 모두 약 30여종 10만여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참고래, 혹등고래, 향고래 등 무게가 50t을 넘는 대형고래들이 가끔씩 출몰하고 있다. 한동안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이같은 고래들을 종종 발견하게 되는 것은 한반도 근해가 적도에서 북극으로 향하는 고래들의 이동경로 중간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출몰한 참고래,향고래 등은 일본에서도 발견 보고가 잇따라 우리 동해와 일본 홋카이도 부근 해역이 대형고래의 주요 서식지가 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들 고래는 하루에 자기 체중의 약 4%에 해당하는 4~5t의 먹이를 먹어야 하며 오징어와 새우 등 육질이 연한 어종이 주요 먹이가 된다. 체중 65㎏의 보통 사람보다 770배나 더 무거운 향고래는 특히 발달한 초음파 기능으로 한번에 수심 약 3천m의 깊이를 두시간 정도 잠수하면서 길이 10m가 넘는 자이언트 오징어를 주 먹이로 삼는다. 산소 호흡을 해야 하는 고래 중에서도 향고래는 유일하게 혈액 중에 산소를 흡수,오랜 시간 심해저에서 먹이를 잡아먹을 수 있으며 높은 수압을 견뎌낸 일종의 보답으로 머리 속에 밀랍과 같은 기름을 가지게 됐다.<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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