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를 노리는 연예인 방송전면에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공감 이끌어 내
-창업프로그램 도전 연예인, 이미 아파트 2채 보유·촬영이후 영업중단


<사진=SBS '백종원의 푸드트럭' 방송캡처>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최근 사업 실패 이후 재기를 노리는 연예인들이 방송전면에 등장하면서 이들의 극복기가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은 수억 원대의 빚을 갚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늘 피곤한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 씁쓸한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그 고단한 순간도 연예인이라는 직종의 특수함 덕분에 손쉽게 극복하는 모습도 드러나며 시청자들의 허탈감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최근 한 창업 프로그램에 생계를 이유로 스타들이 합류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그들의 생계걱정 이면에는 이미 누려 온 화려한 삶이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걱정은 쓸데없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닌 이유다.
<사진=SBS 홈페이지>
SBS 신규 예능 프로그램인 ‘백종원의 푸드트럭’은 ‘요식업계 창업의 신’으로 불리는 백종원을 앞세워 푸드트럭의 창업과 장사 비결을 소개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어려움을 겪는 일반인 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그들의 성공을 이끌어 내는 과정을 담아 공익성에 재미를 더한 예능을 추구하고 있다. 덕분에 일반인 출연자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지역마다 일명 생계형 연예인들을 투입해 예능감을 살렸다. 강남역 푸드트럭에서는 배우 이훈, 수원남문 푸드트럭에는 걸그룹 피에스타 멤버 차오루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제작진이 생각한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작용이 커지는 추세다. 우선 억대 빚을 갚기 위해 ‘푸드트럭’에 도전한 이훈에 대해 연예인 회생 프로그램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 이상민이 투입된 ‘미운 우리 새끼’가 시청률 상승효과를 보면서 고스란히 그 포맷을 가져온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지면서 좀처럼 논란을 씻지 못했다.

수입은 0원
이미 아파트 2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오루가 두 번째 연예인 도전자로 투입되면서 비난의 목소리도 커졌다.

차오루는 사전인터뷰에서 “연예인 아니면 할 줄 아는 게 없다. 스케줄이 없으면 굶어 죽는다”며 불안정한 연예계 생활의 고충을 털어놨다. 또 그는 “편하게 살기 위해 장사하는 것과 먹고살기 위해 장사하는 게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생활이 아닌 생존을 위해 도전하는 것이다. 아이돌 이후의 삶은 암담하다”며 “6년간 수입이 0원”이라고 강조했다.
가수 차오루<뉴시스>
하지만 이 같은 절박함에도 불구하고 앞서 다른 프로그램에서 한 발언이 논란거리가 되며 차오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차오루는 지난 7월 26일 SBS ‘영재발굴단’에서 “17살에 가수로 데뷔해 모은 돈으로 베이징에 아파트 2채를 구입했는데 시세가 10배 이상 올랐다”고 말해 진정성 논란에 휩싸인 것.

부동산이 무조건 실수입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생활고’를 호소하며 일반인 출연자 자리를 꿰찰 만큼 절박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시청자들의 시선이다.

더욱이 연예인들이 절박하다고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방송 이후 미숙한 대처가 불씨를 키우고 있다. 푸드트럭 강남역 편이 끝난 뒤 해당 푸드트럭 존에 이훈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해당편에 함께 출연한 상인들에 따르면 이훈은 방송 촬영 기간인 4주 동안 함께했고 이후 영업 현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상인은 “이훈이 출연한 덕에 ‘푸드트럭’이 조금이라도 더 화제가 된 것 같다”며 아쉬움보다는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다름 아닌 연예인들의 진정성이 아쉽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제작진 역시 이 같은 점은 인지하고 있었다.

한 제작진 관계자는 “완전히 일반인만 나왔을 경우엔 시청자가 ‘푸드트럭’에 나오는 또 다른 일반인 도전자들의 삶에 공감하기 어려웠을 거라 봤다. 연예인이 나오지 않는 일반인 도전자들의 이야기만 그리는 ‘푸드트럭’이 지금처럼 널리 알려졌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훈과 차오루가 단순히 흥행 때문에 도전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절실함을 원칙으로 세웠다. 제작진이 꾸며준 절실함이 아니라 실제로 푸드트럭 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예인을 섭외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 초반 백종원이 연예인에 대해 반색을 한 것처럼 연예인 스스로 진정성을 보여줄 숙제가 남아 있다.

백종원은 제작진이 연예인이 함께할 것 이라는 말에 “이건 ‘3대천왕’이 아니다. 연예인이 장난처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꼬집기도 했다.
가수 이상민<뉴시스>
수십억 빚도 순식간에…
허탈감 키워


진정성 논란은 일명 빚쟁이가 된 스타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상민 역시 사업 실패로 수십억의 빚을 갚아나가고 있는 모습이 방송에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스타로 등극했다. 이상민은 최근 여러 방송에 출연하고 CF광고까지 섭렵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SBS ‘미운우리새끼’를 통해 채권자의 집 4분의 1 공간에 월세로 살면서 기죽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그려냈다. 최저가로 럭셔리한 음식을 먹는 방법, 채권자의 만남도 여과 없이 보여 주며 빚을 갚는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러나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 대해 악플이 쏟아지며 반감을 사고 있다.

인터뷰에서 이상민은 “사실 69억8000만 원이라는 금액이 한 순간에 갚을 수 있는 돈은 아니다. 지금까지 많은 액수를 갚지는 못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많이 갚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서 결과적으로 목표 달성이 되면 팬 여러분들에게 좋은 소식을 들려 주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의 열심히 갚겠다는 의지는 대중들에게 허탈감을 안기며 논란을 키웠다. “대체 얼마를 버는 것이냐”, “불쌍한 콘셉트는 그만하라” 등의 성화가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70억 원이 일반인들이 쉽게 만질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빚 몇 억 때문에 목숨을 끊는 일반인도 많은데 반해 스타들은 CF 몇 번 찍고 빚을 청산했다고 하니 상대적 상실감이 크다”고 토로한다.

이훈도 ‘푸드트럭’을 통해 31억8000여만 원의 빚이 있다고 밝히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그는 “사업 실패 후 한 1년을 폐인처럼 살았다. 집안에 틀어박혀 반찬에 소주만 마셨다. 일이 없으면 안 된다. 방송이 없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그에 대해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도 남아 있다.

더욱이 대중은 앞서 개그맨 윤정수가 재기한 사연을 경험한 바 있어 응원의 목소리와 함께 곧 빚 다 갚을 것이라는 냉소적인 목소리도 낸다.

윤정수는 보증을 잘못서는 바람에 개인파산신청을 하고 10억 원의 빚을 떠안았다. 하지만 JTBC ‘님과 함께’에서 김숙과 가상 부부로 출연해 회생에 성공했다. 그는 현재 빚을 거의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젯거리가 아닌
진정성이 요구된다


연예인의 수입은 일반 대중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격차가 크다.

물론 연예계가 불안정한 직업이라는 점과 연예계에도 극심한 빈부격차가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지난달 5일 1980년대 KBS에서 활약한 개그맨 조금산이 경제적인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아쉬움을 샀다. 그는 1980년대 KBS ‘유머일번지’ 등을 통해 유행어를 만들어 큰 인기를 얻은 후 다양한 활동을 해왔지만 2016년 한 예능프로그램 출연 이후 방송활동이 이어지지 못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월 국세청에 따르면 연예인 중 상위 1%는 전체 연예인 수입의 절반 가까이 벌어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10명 중 9명가량은 연간 수입이 1000만 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가수 김연자<뉴시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얼굴을 비치는 연예인들이 주는 박탈감은 크다. ‘엔카의 여왕’ 가수 김연자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이혼 과정에서 드러난 30여 년간 일본 수입이 약 1000억 원가량이었다고 밝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수입도 수입이려니와 그들이 재기하는 모습도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프로그램 제작진을 비롯해 연예인의 책임감 있고 진정성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푸드트럭’의 경우 연예인이 직접 창업에 뛰어드는 게 아닌 일반인 참가자 옆에서 창업을 돕는 포맷 등 얼마든지 대안이 있다고 말한다.

또 프로그램 때문에 비난받는 연예인 뒤에 서서 침묵하기보다 시청자를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대중의 시선이다. 이와 더불어 연예인들 역시 진정성 있게 다가서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들이 빚의 늪에 빠진 이야기가 대중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지만 동시에 자괴감을 주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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