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미적 기준으로 자기 모습을 평가한다. 수술이나 시술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동료들과  수개월에서 수년간 의논하다가 마음을 다지고 내원한다. 그러나 병원에서 막상 상담하다 보면 본인이 생각했던 부분과 상이한 게 많아 막막하게 생각할 때가 있다.

매번 상담을 하는 입장에서 권해주고 싶은 시술은 환자들 입장에서 시술받고 싶은 부분과 매우 다를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바로 수술이나 시술을 하지 않고 최소 1-2주간의 시간을 두고 몇 차례 상담 한 다음 진지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 본인이 원하는 인물과 주변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 방법도 중요하다. 또 병원이 정해지면 상담을 하는 시간을 수차례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본인의 기준과 내원한 병원측의 말이 차이가 나는 경우,  최소 2-3개의 다른 병원에서 의사의 소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상담을 담당하는 실장의 의견만 들어서는 정확하지 않다.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고 본인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다음은 내원하는 환자들이 매번 반복해서 말하는 요구사항들이다.  
가장 먼저 ‘쌍꺼풀이 없지만 매력적인 눈’에 관한 것이다. 쌍꺼풀이 없지만 매력적인 눈이라는 이 말은 상당히 본인에게 매력적인 말이다. 환자는 스스로 이 말에 은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 중에서 쌍꺼풀이 없지만 매력적인 눈은 속쌍꺼풀을 가진 경우다. 사실 쌍꺼풀이 없는 것이 아니다. 쌍꺼풀을 속쌍꺼풀로 만들어 주면 밖에서는 홑꺼풀로 보이지만 눈이 좌우로 길어지고 신비로운 느낌이 더해지게 된다. 쌍꺼풀이 그냥 없는 경우에는 눈뜨기가 어렵기 때문에 눈썹을 들게 되고 남에게 순응하려는 표정만 남게 되며 눈의 좌우 길이가 짧아보이게 된다. 따라서 미간이 심심해 보이게 된다. 수술 결과, 미간이 심심해 보인다는 이유로 어떤 환자들은 “쌍꺼풀은 없지만 앞트임만 해주세요"라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앞트임의 트렌드는 예전처럼 많이 트지 않아 크게 좌우 길이가 길어지지 않는다. 만약 앞트임을 많이 해서 눈 사이를 좁혀 놓는다면 나중에 올바른 판단을 하여 속쌍꺼풀을 해서 눈의 좌우 길이가 길어진다면 미간이 너무 좁아 보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쌍꺼풀이 없지만 매력적인 눈인 경우, 쌍꺼풀 높이를 높지 않게 약간 위로 잡아서 수술한다면 개성도 잃지 않으면서 신비로운 매력은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보톡스를 맞아서 이마가 리프팅이 되고 싶다, 또는 볼록하게 되고 싶다"는 요구다. 보톡스는 근육 마비제로서 이마에 맞으면 리프팅이 되기보다 근육이 이완되어 이마가 무겁고 처지게 된다. 그리하여 이마 주름을 펴게 된다. 보톡스로 얼굴에 리프팅을 하는 방법이 있으나 이마의 주름이 펴지면서 위로 리프팅되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나이가 들면 눈이 처지게 되고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서 눈썹을 드는 것이다. 보톡스를 맞으면 다시 눈이 처져 보이게 된다. 이마가 볼록해지기 위해서는 지방이나 필러 또는 실리콘을, 이마가 위로 리프팅되기 위해서는 이마 거상 수술이 필요하다. 

다음은 “전 눈 밑이 처졌어요. 눈 밑을 리프팅하고 싶어요"라는 요구사항이다. 그러나 가리키는 손은 돌출한 지방을 가리키고 있다. 돌출한 지방과 늘어진 피부는 제거가 가능하나 리프팅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리프팅이 되려면 고정점이 있어야 하는데 하안검 부분은 고정되는 부분이 없는 자유로운 조직이다. 따라서 아래조직을 위로 많이 올려붙이게 되면 아래 있는 조직이 위로 올라 붙어 있는 게 아니라 반대로 아래눈꺼풀이 아래로 뒤집어져 보이게 된다. 

페이스 리프팅은 별도의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하다. 
“예전보다 조금 눈이 처졌어요. 쌍꺼풀 수술을  하고 싶어요 "도 흔하게 말하는 요구사항이다. 그래도 가장 무난한 케이스다. 눈이 처져서 하는 수술은 이마거상술, 눈썹하올림술, 상안검 수술 등이 있다. 문제는 무엇 하나도 완벽한 수술이 없다는 것이다. 상암검 수술은 라인이 약간 부리부리 해지고, 눈썹하올림술은 흉이 약간 보이고 이마거상술은 수술범위가 크다. 따라서 조금 밉다 해서 바로 수술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각 수술의 단점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현재의 눈이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어야 한다. 모든 수술과 시술은 부작용이 있고 약간은 어색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름다운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움이라는 사실을 늘 상기하자.
<라렌 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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