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소비자 관심 높아’ 할인율·판매 시기에 이목 쏠려

‘높은 할인율 판매’ ‘온라인 판매’ ‘해외 판매 모색’ 등 소문 무성

‘재고’ ‘약해진 딜러망’ ‘판매 유통로 파악’ 한 번에 해결 나서나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평택항에 1년 이상 방치됐던 아우디·폭스바겐 차량의 재판매 소식이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진위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다. 누리꾼들은 “높은 할인율 판매, 온라인 판매” 등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하며 사실처럼 묘사하고 있다. 반면 아우디딜러사 측은 “회사 방침에 따른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일각에선 판매 여부를 떠나 차량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소문의 진실을 일요서울이 따라가봤다.

2015년 9월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던 브랜드, 폭스바겐 차량이 디젤차량 배기가스 조작으로 실험을 통과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배기가스조작 파문이 불거졌다. 폭스바겐 측은 미국 디트로이트 연방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사기, 사법방해, 대기오염방지법 위반 등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혐의를 시인하며 미국 사법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에서 큰 폭의 할인 정책을 앞세워 순항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배기가스 조작 관련 리콜 차량이 확인됐고 할인율을 앞세워도 이미지 타격은 수습되지 않을 만큼 사태는 커졌다.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환경부도 국내시장 실태조사를 벌였고 조사 결과 아우디·폭스바겐 15개 차종 12만6000대에 배출가스 조작이 적용된 것이 밝혀진 것.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8월 이들 차량에 인증취소(판매정지), 과징금(141억 원)부과, 리콜 명령을 내렸다.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상 한 브랜드의 거의 모든 차종이 판매 불가능 하게 된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 판매를 위해 주문했던 차량 약 2만 여대가 평택항에 위치한 PDI(Pre Delivery Inspection)센터에 도착했다. 그러나 국내에 도착한 뒤 판매 직전 환경부로부터 판매금지 처분을 받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해외 판매 모색과 해당 차량을 독일로 다시 보낼 계획이었다.

해외 판매는 무산되고 지난 4월 몇 차례에 나눠 약 7000대를 돌려보낸 뒤 남은 1만3000여 대의 차량도 본사로 보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차량은 독일 본사가 회수에 난색을 표하고 엄청난 운송비용이 드는 점 등으로 평탱항 야적장에 방치됐다.

세 마리 토끼 잡기

환경부(장관 김은경)는 지난달 29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제출한 A4, CC 등 9개 차종 8만2290대에 대한 리콜계획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들 차량은 환경부가 인증취소(판매정지) 명령을 내린 바 있는 15개 차종 12만6000여 대에 포함된 차종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는 전자제어장치 출력신호 분석, 배출가스 시험, 성능시험을 실시해 리콜 방안의 적정성을 검증했다. 검증 결과 불법 소프트웨어 제거에 따라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개선됐고 가속능력, 등판능력, 연비는 리콜 전·후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소프트웨어 제거와 ‘배출가스재순환장치’ 가동률 증가에 따라 리콜 대상 차량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실내에서 최대 72% 감소했고 도로주행에서 한국과 유럽의 권고기준을 만족했다.

이에 추측만 난무했던 ‘평택항 아우디’의 재승인 판매에 힘이 실리자 각종 커뮤니티와 잠재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각종 수입차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높은 할인율 판매’ ‘온라인 판매’ ‘해외판매 모색’ 등 각종 추측성 소문에 힘이 실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 ‘평택항 아우디’가 판매 재개할 시 할인율은 30%에서 최대 40% 할인율이 적용으로 추측 범위가 좁혀져 있다.

사실상 1년 이상 항구에 방치됐던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높은 할인율 적용되지 않는 이상 판매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40%의 할인율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햇수로 2년 그것도 해풍에 노출된 채 제대로 가동 한 번 되지 않은 차량이 높은 할인율 없이 국내 시장에 뛰어들면 1만3000여 대 차량의 재고 처리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주장이다.

아우디 구입 의향이 있다는 한 소비자에게 ‘평택항 아우디’에 대해 묻자 “싸게 나오면 탈 맘이 생길지 모르지만 오래 탈수 없는 차량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수입차 업계 최초 온라인 판매’가 가장 유력한 판매 유통 경로 후보다. ‘평택항 아우디’를 바탕으로 ‘온라인시장 선점’과 ‘판매 유통로 파악’ ‘약해진 딜러망 보완’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유력한 방안으로 꼽힌다.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차량 정보제공, 시승, 견적, 결제까지 차량 구매 전 과정을 온라인상에서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독일 폭스바겐 주요 임원들이 카카오를 찾아와 모빌리티 분야와 관련해 협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판매 시작 시기는 4/4분기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온라인 판매를 추진하는 이유는 차량 인증취소 처분 이후 1년 넘게 개점휴업 상태로 있어 기존 딜러 망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취재 결과 아우디 딜러사의 영업사원 일부가 인증취소 처분 몇 개월 만에 경쟁사로 이직한 사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고객 신뢰 회복’ 초점

다만 판매 여부를 떠나 1년 이상 해풍에 노출되고, 움직임이 없었던 차량 판매 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로 인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 역시 ‘평택항 아우디’와 관련된 언급에 신중한 입장이다.

또 최근 폭스바겐 차량 등이 신규 인증을 받은데 이어 배출가스 조작 이슈에 휩싸였던 기존 차량들에 대한 리콜 승인 등이 진행됨에 따라 국내 판매 재개가 임박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당분간 ‘고객 신뢰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고 밝혔다. 일말의 문제 가능성을 지닌 ‘평택항 아우디’ 재고를 덜기 위한 판매가 도리어 고객 신뢰 하락 등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로서는 ‘중고차 가격 하락’, ‘브랜드이미지 손상’ 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 쉽게 ‘평택항 아우디’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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