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인근의 한 농민이 멧돼지 등 야생조수류에 의한 농작물피해를 견디다 못해 2,000여만원을 들여 보호철책을 설치했다. 철원읍 관전리 이태용(51)씨는 지난달부터 22일 현재까지 철원읍 중리260 일대 자기 논 1만5,000평에 높이 1.5m, 길이 1,650m규모의 야생조수류 침입방지 철책설치작업에 분주하다. 이씨가 보호철책을 설치하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멧돼지와 고라니가 농경지에 침입하면서 수천평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 이씨는 올해 쌀 수확량이 멧돼지 등 야생조수류로 인해 예년 평균보다 80㎏들이 쌀 60여가마가 줄어드는 등 1,000만원이상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다.

이를 막기위해 그동안 농경지주변에 높이 40~50㎝ 크기의 나일론보호막 등을 설치하는 등 멧돼지 피해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다했으나 역부족, 지난달 10일께 경기도 전곡에 있는 철물점에서 보호철책을 주문제작해 이번에 설치하게 됐다. 이씨 뿐만 아니라 민북지역인 갈말읍 정연리, 동송읍 양지리·이길리 등지의 농가들은 멧돼지가 옥수수·콩·감자·고구마밭에 무차별 칩입, 수만평의 밭작물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지난 6월12일 철원읍 대마리 이모(67세)씨는 멧돼지 퇴치를 위해 자기 논에 설치한 전류철책에 감전돼 숨진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었다. 이씨는 “야생조수류 피해가 오죽했으면 2,000여만원이나 들여 보호철책을 설치하겠느냐”며 “야생조수류 보호철책설치비가 농가에는 큰 부담이 되는 만큼 제도적인 지원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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