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소라넷’이 활개를 치고 있어 관계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소라넷은 대규모로 운영된 불법 음란물 유포 사이트로, 지난해 폐쇄됐지만 비슷한 사이트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이트는 일반인 대상의 ‘도촬’ 영상을 퍼뜨릴 뿐 아니라 단속이 어려워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 때문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법적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7일 100만 명이 훌쩍 넘는 회원 수를 보유한 대규모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안 씨는 2013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미국에 서버를 둔 불법 음란 사이트 ‘AVSNOOP.club’을 운영하면서 회원 121만여 명을 모집해 아동·청소년 음란물 및 성인 음란물 46만여 건을 올리도록 하고, 사이트 이용요금과 광고비를 받는 등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VSNOOP이란 AV(Adult Video·성인 비디오)와 SNOOP(염탐꾼)의 합성어로, 회원 상호 간 음란물과 성 경험담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다. 이 사이트에는 음란물, 유흥업소 정보, 성인용품 몰, 성인방송 등 카테고리별로 수많은 음란물이 게재돼 있다.
 
경찰청은 지난 수년 동안 검찰청,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온라인 음란물 유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돼 수사가 진행된 대표적인 사례가 소라넷이다.
 
1999년 개설된 소라넷은 음담패설이나 노출사진을 올리는 커뮤니티 형태로 시작해 1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거대 사이트로 성장했다. 그런데 소라넷에 몰래카메라 영상, 복수 음란물, 아동 음란물 등이 게재돼 유포되고 급기야 범죄 모의까지 이뤄지면서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이에 2015년 말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2016년 4월 해외 서버를 폐쇄했다.
 
이후 유사한 사이트들이 계속 나타났다. 올해 초에는 소라넷 이후 최대 규모 음란물 사이트로 알려진 ‘꿀밤’을 운영한 현직 법무사와 IT 개발자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이트의 일일 접속자는 50만 명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도촬’에 대한 근절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유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게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정부는 도촬 범죄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과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경찰은 특별 단속을 벌이고 나섰다. 하지만 사이버 상의 도촬 영상 공유 사이트 근절에 대해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엔 하루 1건 이상의 도촬 등 관련 피해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선 100여개의 포르노 사이트와 40여개의 P2P사이트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처벌을 강화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촬 영상물 유포는 피해 당사자에게 평생의 고통”이라며 “온라인 공간까지 포함해 여성에 대한 집단적 성폭력을 엄격히 규정하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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