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 김호곤 기술위원장, 거스 히딩크 감독(왼쪽부터)<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우여곡절 끝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지만 본선 무대를 두고 히딩크 감독 영입설이 등장하며 한 차례 혼선을 빚었다. 하지만 금시초문이라던 협회가 입장을 번복하면서 논란이 거세게 불고 있어 혼란에 빠진 월드컵대표팀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은 지난 7일 우즈베키스탄 원정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자리에서 히딩크 영입설을 놓고 “금시초문이다. 불쾌하다”며 접촉 자체를 부정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히딩크 감독 측이 지난 6월 의사를 전달한 증거가 있다고 하자 그제서야 모바일 메시지를 받았던 사실을 인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기술위원장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메시지 내용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고 공식적인 제안이라 생각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라며 당시 기술위원장 취임 전이었고 히딩크 감독 측에서 남은 최종예선 2경기부터가 아닌 본선 진출 시 맡겠다는 의사를 보인 만큼 후보군으로 삼기 곤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축구협회 측의 엉성한 대처와 말바꾸기가 드러나면서 신뢰가 하루아침에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가장 난처해 졌다.

신 감독은 험난한 과정이었지만 논란 속에서도 본선 진출을 이뤘다. 이에 본선무대 준비에 돌입했지만 히딩크 접촉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향후 그의 행보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에 대한 우려와 히딩크 감독 복귀에 대한 기대 여론 사이에서 진실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다음달 7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한국대표팀의 러시아 평가전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역할을 놓고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 15일 “히딩크 감독이 러시아 경기 때 당연히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직책과 역할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된 게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평가전이 히딩크 감독의 힘을 빌려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욱이 히딩크 감독이 경기장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신 감독을 만날 것으로 예상돼 양측의 어색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신 감독은 앞서 일각에서 제기된 히딩크 감독 부임설에 대해 “히딩크 감독을 우리 축구의 영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월드컵 9회 연속 진출하고 돌아온 입장에서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답답하지만 (그 말을) 히딩크 감독이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경을 전한 바 있다.

축구협회는 “기술위원회 및 신 감독과 협의해 히딩크 감독에게 조언을 구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요청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회의를 열어 히딩크 감독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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