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ㅣ정치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자 북한 김정은은 21일 국무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응수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 명의의 성명이 나온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미치광이 나발"이라며 "선거 당시 트럼프를 두고 '정치문외한', '정치이단아'라고 조롱하던 말을 상기하게 된다"고 깎아내렸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미국 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놀래우거나 멈춰세운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해주었다"며 "세계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고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그에 상응하는 초강경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아가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며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라고 맞섰다.

  북한은 통상적으로 국가 기관이나 당 외곽 기구가 성명을 내는 방식으로 공식 입장을 표명해왔다. 또한 사안이 엄중하다고 판단되거나 중대한 결정 사항이 있을 때 최고 권위를 부여한 것으로 평가되는 '정부성명'을 제한적으로 냈다. 북한이 정부성명을 발표한 사례는 지난 8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대한 정부성명까지 모두 7차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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