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기피 질문 1위 너 결혼 언제 할래? 미혼 재벌은 누가 있나…

왼쪽부터 정기선, 김동원,. 박서원
[일요서울 | 강휘호 기자] 명절 때마다 어른들한테 듣기 싫은 말 등을 알아보는 설문이 등장한다. 또 결혼 적령기인 이들은 대부분 너 결혼 언제 할래? 라는 질문을 가장 기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재벌가 후계자라 해도 혼사를 묻는 질문에는 똑같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더욱이 재벌들은 열애나 이혼 등의 사례가 공개되는 일이 잦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눈치까지 봐야 하기 일쑤다. 일요서울은 추석을 맞아 너는 결혼 언제 할래? 라는 질문을 받을 재벌가 후계자는 누가 있는지 찾아봤다.

이재용·김동관·박서원 등 완성되지 않은 재계 혼맥 지도
재계 10대 가문 오너 일가 3명 중 1명 재벌가 후손과 혼인


명절 연휴 오랜만에 친척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다 보면, 무심결에 던진 말 한 마디가 비수가 되기도 한다. 실제 미혼 10명 중 8명(82.4%)이 명절에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대표 박수경)가 20~30대 미혼남녀 454명(남 223명, 여 231명)을 대상으로 명절 부담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명절 스트레스의 가장 큰 주범이 가족들의 잔소리(30.1%)로 나타났다.

미혼 남성의 명절 스트레스는 주로 ‘타인과 비교되는 휴일 수와 상여금 차이’(28%)에서 발생했다. 이어 ‘가족 용돈과 선물로 인한 큰 지출’(25%), ‘부모 및 친인척 어른의 잔소리’(19.5%) 순이었다.

여성은 대표적인 명절 스트레스로 ‘부모 및 친인척의 잔소리’(38.3%)를 꼽았다. 다음으로 ‘귀성길 차표 전쟁과 교통 체증’(19.8%), ‘어려운 친지 사이에 강제 소환되는 것’(15.2%) 등이 짜증을 야기한다고 답했다.

올해 추석은 주말을 포함한 5일 이상의 연휴에도 불구하고 남성은 평균 약 1.7일, 여성은 약 2.6일만을 가족과 함께할 것으로 계획했다. 미혼 대다수(74%)는 가족의 잔소리 때문에 귀향길이 꺼려진다는 것이 솔직한 의견이다.

남성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명절 잔소리는 ‘얼마 벌어? 떡값은 좀 나와?’(36.8%)와 같은 경제력에 관한 것이었다. 뒤이어 ‘취직은 했니? 넌 뭐하고 살래?’(18.8%), ‘넌 왜 애인이 안 생기니?’(15.7%) 식의 취업과 연애 관련 잔소리 등이 있었다.

여성은 ‘결혼은 평생 안 할거야?’(32%)라고 묻는 가족의 결혼 성화가 가장 언짢다고 답했다. ‘취직은 했어?’(25.5%), ‘남들은 자식 걱정 안 한다던데’(20.3%), ‘그만 좀 먹어. 다이어트 안 해?’(10%) 등 타인과의 비교나 외모 지적 등의 답변도 있다.

같은 질문들을 재벌가에 대입해 보면 사실상 ‘아직도 그 회사 다니니?’, ‘돈은 얼마나 모았니?’, ‘연봉은 얼마? 먹고 살 만하니?’ 등의 질문은 무의미해 보인다. 경쟁사로 이직할 일도 없고 자신의 연봉이 적거나 돈을 모으지 못해 우울해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질문은 한 가지, ‘만나는 친구 있니? 결혼은 언제 하려고?’. 재벌의 연애나 결혼은 세간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일이 많다보니 더욱 부담스럽고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다.

혼기가 가득 차고 넘치는 재벌가의 젊은 경영인들을 살펴보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등이 대표적이다.

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등이 ‘너 결혼 언제 할래?’라는 질문을 피해갈 수 없다.

반대로 올해 추석이 돌아오기 전, 확실한 답을 한 이들도 주목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녀 최윤정씨는 오는 10월 벤처기업인 윤모씨와 화촉을 밝힌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녀 정남이(34)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철강업체 유봉의 서승범(42) 대표와 지난 6월 부부의 연을 맺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차녀 정영이씨와 오뚜기 일가의 3세인 배우 함연지 씨(25)도 올해 결혼했다.

한편 재계 10대 가문 오너일가 3명 중 1명은 재벌가 후손과 혼인한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재벌가끼리 혼맥을 맺은 비율이 30%를 넘었고, 정계와 관계 등을 포함한 이른바 사회지도층과의 혼인은 50%를 육박했다.

사회지도층 선호도는 창업주 세대에서 후대로 갈수록 더욱 도드라진다. 앞서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가 삼성·현대·SK·LG·롯데·한화·한진·두산·효성·금호 등 10대 재벌 가문 오너 일가 중 결혼한 것으로 확인된 310명의 혼맥을 조사한 결과, 94명(30.3%)이 재벌 가문 후손과 결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관료 46명(14.8%), 정계 14명(4.5%)을 포함할 경우 모두 154명(49.7%)이 재계 및 관료, 정계 등 사회지도층 집안과 혼맥을 맺은 것으로 조사됐다. 혼맥이 기득권을 유지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주요한 수단이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리더스네트워크는 해당 조사에서 재계, 정계, 관계 인사를 제외한 기업임원 등 기업 종사자나 학계, 대지주를 포함한 재력가 등은 모두 일반으로 구분했다. 재계 10대 가문은 창업주를 기준으로 했으며 후대로 이어지며 파생된 그룹을 모두 포함했다.

사회지도층과 맺어진 비중이 가장 높은 가문은 범한화, 결혼한 김씨 일가 5명(재계 2명, 관료 3명)은 모두 사회지도층 집안과 결혼했다. 범금호와 범효성은 결혼한 일가 17명 중 10명(58.8%)이 사회지도층 집안과 결합했다.

범효성은 2~3세로 내려오면서 사돈 집안이 관료와 재계로 바뀌는 모습을 보였고, 범LG도 재계 혼맥 비중이 36.8%를 기록했다. 뒤로는 범삼성(48.4%), 범두산(48%), 범롯데(45.2%), 범한진(40%), 범현대(38.3%), 범SK(31.8%) 순이었다.

재벌들이 사회지도층 집안을 결혼상대로 선호하는 이유는 사업 영향력을 높이거나,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올해 추석도 사업 명목이든 인륜지대사 차원이든 재벌가에서는 ‘결혼 언제 할거야?’ 라는 질문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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