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가 풍요롭게 만들 것… 안철수, 좀 안타깝다”

<사진=정대웅 기자>
호남 홀대? 완전히 사실 왜곡… 安 조급함 보여 민심 외면
‘국민-바른 통합’ 호남 동의 못해… 김종인? “평가 가치 없어”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전남 출신 강기정(53) 전 의원은 대표적 친노·친문 인사로 꼽힌다. 17대부터 19대까지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나, 지난해 20대 총선 당시 김종인 대표 체제에서 ‘강경 친노’로 분류돼 ‘컷오프’ 됐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와 당 선대위에서 요직을 맡으며 문재인 정부 탄생에 기여했고, 현재는 내년 지방선거에 광주시장 후보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문재인 정부와 강하게 각을 세우며 ‘호남홀대’ 등을 펴고 있는 데 대해 “인위적으로 민심을 역으로 돌리려는 모습이 보여 안타깝다. 좀 오바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강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국회에서 부결되자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거친 책임공방을 벌였는데 어떻게 지켜봤나.
 
- 김이수 후보자의 경우 분명히 국회를 통과해 사법 공백을 메워야 함에도, 어떤 정략적 당리당략적 표결에 의해 부결된 것은 참으로 아픈 일이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자진 사퇴) 인사는 우리의 실책이었다면, 김이수 부결은 우리의 실책이기보다는 야당이 국민 눈높이에 서 있지 못해 발생했다고 본다.
 
국민 눈높이로 볼 때 김이수 후보자가 부결될 만한 흠결이 있다면 괜찮은데 국민 다수는 사실상 ‘큰 문제 없다. 큰 흠결 없다’는 의견이었다. 제가 만난 모든 지식인 또 광주 시민들은 백이면 백 다 국민의당의 실수였다고 말한다. 특히 안철수 대표가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이건 잘못됐다’는 공감을 표했다.
 
▲ 안철수 대표는 취임 이후 문재인 정부에 강하게 각을 세우는 모습인데.
 
- 조급함을 보이면 민심은 거기에 동참하지 않는 것 같다. 민심의 바다에 몸을 좀 맡길 필요가 있다. 매우 인위적이고 작위적으로 민심을 끌고 가지 말고 민심이 크게 흘러가는 대로 동참해 줬으면 한다. 김이수 후보자의 경우 (가결에 대한 민심이 높았던 만큼) 가결로 가고, 반면 박성진 후보자의 경우 (문제 소지가 있어) 야당이 지적하는 것은 옳고, 이렇게 민심의 바다에 따라가는 게 맞지 인위적으로 물길을 역으로 돌리려는 모습이 보여 안타까웠다.
 
▲ 국민의당이 최근 SOC(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삭감에 반발하며 다시 ‘호남홀대론’을 꺼내들었다.
 
- 호남 홀대의 근거를 안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지차체에서 호남고속철 2단계 사업에 3000억 원을 요구했는데 154억 원만 반영됐다. 이거는 너무 홀대다.’ 예산을 조금이라도 아는 분이면 이것이 완전히 허구라는 것을 안다. 광주목포 KTX 2단계 구간은 정부가 올해 75억 반영했고, 내년 예산은 154억이다.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운 예산을 반영인 것이다.
 
이걸 보지 않고 올해 ‘요구’한 3000억을 154억과 비교해 삭감 주장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됐다. 호남홀대론를 주장하기 위해 팩트를 왜곡한 것이다. 팩트에 근거하지 않고 ‘호남 민심을 돌려봐야겠다’는 목적을 먼저 세우고 그 근거를 찾다 보니 예산안을 허위로 (발언한다). 이런 것을 봤을 때 좀 오바하고 있다.
 
▲ 최근 정치권의 5.18 진상규명 움직임이 활발하다. 강 전 의원이 생각하는 5.18 진상 규명의 ‘완성’은 무엇인가.
 
- 당시 헬기 사격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발포 명령은 누가 언제 어떻게 내렸는지, 행방불명자는 어디에 어떻게 매장됐는지, 이것에 대한 진실 규명이 되고 이것이 다 이뤄졌다는 전제하에 당연히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이 수록돼야 한다. (그 다음) 이 헌법에 기초해 국민 교육이 되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 제도를 확고히 이끌어갈 민주주의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진정한 5·18의 완성이 아닌가 싶다.
 
▲ 내년 광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는데.
 
- (내년 6·3지방선거에서) 지방분권형 개헌이 된다는 전제 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정부에 대한 운영이다. 광주의 아들로서 12년 동안의 국회 경험에 기초해 할 수 있는 일이 또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에, 제가 광주의 지방정부를 풍요롭게 만들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시민들께 ‘제가 이렇게 준비돼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때 최종 결심을 밝히려고 한다. 지금은 시민들과 대화하는 과정, 정책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과정이다. 내년 초까지 가진 않을 것 같고, 올해 안에 밝힐 예정이다.
 
▲ 광주시장 경쟁자로 여러 이름(윤장현, 이용섭, 박주선, 김동철 등)이 오르고 있다. 당선 가능성은 어떻게 전망하나.
 
- 누가 누가 나온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나는 얼마나 광주를 뜨겁게 사랑하고 잘 알고 미래를 준비할 건가’ 그걸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세 가지 측면에 대한 준비를 잘하는 게 저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결국 한편으로는 마음과 정신, 또 한편으로는 정책을 준비하는 건데, 마음과 정책을 같이 준비해가다 보면 그런 준비가 돼 있는 사람에게 표심이 갈 것이다.
 
▲ 국민의당이 향후 바른정당과 통합할 것이라 보는가.
 
- (통합)돼서도 안 되고 서로 명분이 없는 일이다. 선거 유불리를 따져 탈당과 분당을 반복해 온 것이 지난 대한민국 정치역사다. 이걸 이제 끝내야 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대해 호남인 중에 동의하는 사람 있을까. 전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협치하고 정책연대·선거연대하기를 바랄 것이다. 정당은 자기 정체성을 갖고 출발하는 것이 기본인데 자꾸 선거 앞두고 ‘합당한다. 인위적 이합집산을 한다’ 이건 옳지 않다. 그렇게 안 될 것이라 확신한다.
 
▲ 끝으로 김종인 전 대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 평가의 가치가 없다 이제. 다만 그에 대한 평가를 떠나 98년 정치에 뛰어든 이후 18년 동안 쉼 없이 한길로 달려왔는데, 공천 탈락이라는 과정을 겪으면서 잠시 쉼표를 찍게 됐다. 결과론적으로 제가 더욱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독일에서 7개월 동안 유학을 하고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라 더 낮게 더 바닥에서 더 민심의 바다 속에서 듣고 공부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돼서 참 좋았다. 당시는 황당하고 분노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고 저에겐 또다른 정치 2막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