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뭐꼬? 나는 도전이고 열정이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연예인들은 인기를 먹고 산다.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재능이 있어야 한다. 미디어시대인 요즘 많은 연예인들이 재능보다 외모 등의 비주얼적인 요소로 인기를 얻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들의 생명력은 길지 않다. 아예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올해 환갑을 맞은 유퉁은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화가, 작가, 가수, 연극인, 영화배우, 사업가, 리포터, 응원단장 등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많다. 올 초에는 ‘8번째 결혼’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요서울에서는 유퉁의 유쾌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대 출신으로 배우, 작가, 가수, 사업가까지
‘다시 뛴다’ 환갑에 다시 시작하는 두 번째 사업 

 
유퉁을 처음 만난 건 지난 9월 11일 경기도 가평의 한 국밥집에서였다. 휴가 중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들른 국밥집에서 그는 식사를 마무리 하고 있었다. 식당에 다른 손님이 없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눴다. 기자의 네 살 난 첫째아이와는 기념사진도 찍어줬다. 아이를 대하는 모습이 마치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다. 헤어지는 길에는 기자에게 자신의 노래가 담긴 CD를 선물해 줬다. 짧았지만 유쾌한 만남이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게 재밌다“

 
휴가지에서 만났던 유퉁을 다시 만난 건 지난 20일이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있는 한 빌딩 사무실에서 그와 정식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퉁은 영화배우이면서 화가고 사업가다. 사실 제일 유명한 건 국밥집 CEO다. 그는 IMF 당시 국밥집 사업을 시작해 전국에 50여개 점을 오픈한 성공한 사업가다. 하지만 올 초 그의 ‘8번째 결혼식’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더 큰 화제가 됐다.

기자는 인터뷰 첫 질문으로 그의 직업을 물었다. 그는 “유퉁의 인생은 도전이다”라며 “그래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다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유퉁을 영화배우나 사업가로 알지만 사실 그는 화가다. 엄연한 미대 출신이다.

유퉁은 어릴 때 먹으로 그림을 그렸다. 당시 까만 먹만 갖고 그리는 한국화부터 서양화까지 배웠단다. 미술을 배웠던 유퉁은 생경한 작곡 공부도 했다. 작사를 하기 위해 시를 썼고 시를 쓰기 위해 많은 책을 읽었다. 다양한 감성을 느끼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그는 도자기에 빠졌다. 도자기를 빚다 토우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지금까지 그가 만든 토우만 10만 개가 넘는다.

유퉁이 만든 작품들은 그의 국밥집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됐다. 나머지 작품들은 제주도에서 운영하던 미술관에 보관돼 있다.

유퉁은 기자에게 “뭘 배우고 알아가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환갑인데 ‘유퉁 너는 뭐꼬?’라고 물으면, 나는 도전이고 열정이다”라고 말하고 싶단다. 그는 환갑에도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게 제일”이란다. 미술, 연기, 사업 모두 그에게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재미있는 일거리들이다.
 
딸바보 된 유퉁
아내와 딸 뒷바라지한다

 
유퉁과의 인터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은 결혼이다. 환갑 나이에 8번이나 결혼을 했으니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이보다 더 재밌는 얘깃거리가없다. 유퉁에게 8번 결혼하게 된 사연을 물었다.

그는 “원래 조혼을 했다. 일찍 결혼을 했는데 (첫 번째 아내와) 세 번을 이혼했다”며 “(이후) 또 한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지고 또 한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지고 또 한 사람을 만났고 한국에서”라며 그간 순탄치 않은 결혼과정을 설명했다.

그가 만난 아내들은 대부분 나이 차이가 났다. 그는 이혼 이유에 대해 “이혼을 하게 된 모든 계기는 내 탓이다. 내가 잘못해서 그렇다”며 “또 내 예술세계 가는 길 막는 걸 제일 싫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살아가면서 서로 맞춰가야 하는데 자꾸 멀어지더라. 사랑에 대한 열정도 식고, (그렇게 헤어지고 난 후) 또 다른 인연을 찾다 보니 몽골까지 가게 됐다”고 말했다.

몽골에서 유퉁은 식당을 운영했다.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몽골에서 만난 새로운 아내와 함께 운영을 했지만 헤어지면서 식당 운영에도 손을 뗐다. 이후 유퉁은 후배의 호텔 오픈 행사에 갔다 지난 3월에 결혼한 아내를 만났다.

대학생으로 잠시 아르바이트 차 행사에 왔던 지금의 아내는 이후 유퉁의 몽골 여행 가이드를 해 줬고 그게 인연이 돼 결혼까지 하게 됐다.

유퉁과 아내 사이에는 7살 된 딸이 하나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딸은 현재 몽골에 살고 있다. 국적이 몽골이기 때문이다. 유퉁은 딸을 끔찍이 생각한다. 몽골에서 딸이 문자 등을 보내온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딸바보가 따로 없다.

유퉁의 가족들은 지난해 제주도에 살면서 세 식구가 오순도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아내와 딸이 몽골로 떠나자 유퉁은 제주도 생활을 정리하고 가평으로 올라왔다. 새로운 사업 구상화 함께 초등학교와 대학교에 들어간 딸과 아내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서다.
 
창업 성공 위해서는
“돈 쫓지 말고 일 쫓아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게 제일 재미있다’는 유퉁이다. 그는 국밥집에 이은 두 번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돈킹’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돼지고기를 판매하고 즐길 수 있는 정육식당이다. 이미 양재동에 자리도 봐 뒀다. 오픈은 오는 11월 예정이다.

유퉁에게 창업성공 노하우를 물었다. 그는 “돈을 쫓아가면 안 된다. 일을 쫓아가야 한다. 일을 쫓아가다 보면 무조건 돈은 따라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르는 사업을 할 때는 시장조사, 공부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세상은 정글이다. 맹수들은 사기꾼들이다. 저 집이 되니까 나도 되겠지. 우리 와이프가 음식 잘하니까 식당하면 되겠지. 천만의 말씀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퉁이 생각하는 창업성공 비결은 고객 감동이다. 그는 “어떻게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이걸 (고민하며) 문제점을 찾고 풀면 성공한다”고 말했다.

사실 유퉁은 ‘악동’ ‘사고뭉치’의 이미지가 강하다. 환갑의 나이와 걸맞지 않는다. 하지만 유퉁은 이런 이미지와 달리 상당히 신중하다. 그리고 그는 신뢰를 중히 여긴다. 연예인으로 활동한 40여 년이 넘는 오랜 세월 속에서 그의 이름이 잊히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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