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의 역사, 도전의 역사, 개척의 역사’ 오롯이

• 道名을 校名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경쟁력으로 이겨내
• 생명과학, 항공기계시스템, 나노ㆍ신소재 분야 특성화 성공대학
• 창원경상대병원, 창원산학캠퍼스 설립 등으로 ‘개척’ 정신 실천

[일요서울ㅣ진주 이도균 기자]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의 69년 역사는 ‘극복(克服)의 역사’, ‘도전(挑戰)의 역사’, ‘개척(開拓)의 역사’로 말할 수 있다.
 
 경상대학교의 교훈은 ‘개척’(開拓)이다. 개척은 도전 정신과 창조 정신의 집약이다. 경상대학교 정문에 세워져 있는 ‘개척탑’에는 개척의 시가 새겨져 있다. ‘짧게 살고도 오래 사는 이가 있다. 그의 이름이 개척자다’로 시작하는 개척의 시는 ‘그대는 무엇을 남기려고 이 세상에 태어났느냐, 그대는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묻고 있다. 경상대학교의 역사는 이 물음에 대답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경남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학으로 우뚝 선 경상대학교는 1948년 10월 20일 경남도립 진주농과대학으로 개교해 1953년 4년제 대학으로 승격했고 1968년에는 ‘국립’ 대학으로 설립 주체가 변경되면서 이때부터 명실 공히 경남을 대표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그 역할을 다하기 시작했다.
 
국립대학으로 전환당시 경남도 교육위원회는 다른 지역 사례와 같이 도명(道名)을 붙인 ‘경남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줄 것을 문교부에 건의했으나 뚜렷한 이유도 없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3회에 걸친 건의에도 불구하고 ‘경남대학교’라는 교명을 얻지 못한 경상대학교는 ‘경상남북도’를 아우르는, 보다 큰 의미의 이름인 ‘경상대학’으로 변경을 신청했고 1972년 드디어 교명을 변경할 수 있었다.
 
경상남도보다 더 큰 경상남북도를 아우르는 ‘경상대학교’라는 교명은, 그러나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 명칭의 일반적인 사례에 비추어 적절하지 않았다. 많은 종합대학의 상경계열 단과대학 이름이 ‘경상대학’(經商大學)이라는 점 때문에 국민들에게 혼돈을 야기했다. 전문대학의 명칭에도 ‘경상대학’이 생겨남으로써 교명 변경 취지를 살리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부산에 있던 경남도청이 창원으로 이전한 것도 경상대학교엔 매우 불리한 여건을 제공했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절반 이상이 ‘경상대학교’를 종합대학의 단과대학, 또는 전문대학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반대로 사립대학인 ‘경남대학교’를 거점국립대학교로 오인하고 있었다.

이에 경상대학교는 수차례에 걸쳐 ‘경남국립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2008년 개교 60주년을 맞이해 대대적으로 전개한 ‘경남국립대학교’로의 교명변경운동은 경남도내 사립 대학인 ‘경남대학교’의 반대로 난관에 봉착했다. 교명에 ‘시립’, ‘도립’, ‘국립’과 같은 설립 주체를 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남대학교와 경남국립대학교를 유사 교명이라고 주장하는 경남대학교의 공세는 집요했다. 결과적으로 특허청에 상표등록했던 ‘경남국립대학교’도 같은 이유로 등록이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경상대학교는 교명으로 인한 어려운 여건을 극복해 경남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학교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우리나라 고등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우수한 지역인재를 육성해 나가고 있다. 경상대학교는 교육,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등의 노력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경상대학교는 1980년 종합대학인 ‘경상대학교’로 승격했고 1983년 의과대학을이 설치했으며 사범대학 부설학교 설립인가를 받았다. 1987년 의과대학 부속병원이 개원했으며 1995년에는 통영수산전문대학과 통합, 해양과학대학을 설치해 가좌, 칠암캠퍼스에 이어 3개 캠퍼스 시대를 열었다. 대학의 외연을 크게 확장한 경상대학교는 1990년대 중반부터 대학 특성화에 집중했다.
 
생명과학, 항공기계시스템, 나노ㆍ신소재 분야를 대학 특성화 3대 분야로 지정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진주농과대학으로 출발한 전통에서 비롯한 생명과학 분야,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주)과 연계한 항공기계 분야, 미래를 내다보는 첨단 소재를 다루는 나노ㆍ신소재 분야에 대한 대학 차원의 지원과 관심은 서서히 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들 3대 특성화 분야는 교육부 등 정부 차원의 재정지원사업을 거의 휩쓸다시피 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치밀한 준비, 포기하지 않는 열정, 전 구성원이 함께하는 합심 노력으로 똘똘 뭉쳐 큰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경상대학교=특성화 성공 대학’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2005년에는 청와대 공식 보고문서에 대학특성화 모범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정부에서 재정을 지원하는 국책사업인 우수연구센터(NRC), 두뇌한국(BK)21,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사업(NURI), 국가핵심연구센터(NCRC),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WCU),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 등에 선정돼 최첨단 장비를 도입하고 우수한 학부ㆍ대학원 신입생을 유치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뚜렷하게 증명해 보였다.
 
경상대학교는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이 발표하는 ‘라이덴 랭킹’에서 2014, 2015년 2년 연속 국내 국립대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랭킹은 국제논문을 1000건 이상 발표한 세계 75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술정보서비스기업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상위 10% 논문 비율을 조사, 발표하는 것이다. 대학평판을 고려하지 않고 논문인용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하는 라이덴 랭킹은 대학교수들의 연구성과와 그 품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인정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세계대학랭킹센터(Center for World University Rankings, CWUR)에서 발표한 ‘세계대학평가’에서는 2014, 2015년 2년 연속 국내 15위, 경남ㆍ부산ㆍ울산 지역 대학에서는 1위로 선정됐다. 경상대학교의 경쟁력을 해외 주요 대학평가기관에서 먼저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학술정보서비스기업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아시아 최고 혁신대학’에서는 2016, 2017년 2년 연속 국내 20위권에 선정되었다. 중국 상하이자이퉁대학에서 발표한 2017년 세계대학 학술순위’(ARWU; Academic Ranking of World Universities)에서는 세계 500위권 이내에 포함된 12개 국내 대학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경상대학교는 2017년에는 교육부의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 선정되어 5년간 정부로부터 200억 원을 지원받아 지역사회와 특성화 산업 중심의 산학협력 및 창의개척 인재 육성 등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산학협력 선도대학육성사업(LINC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산학 친화형 대학체제 개편, 맞춤형 인재양성, 특성화 분야 지원과 지역기업 협력 등 전국 최고 수준의 산학협력 성과를 이뤄낸 덕분이다.
 
또한 경상대학교 ‘스마트팜 연구센터’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이 선정하는 ‘농림축산식품연구센터(ARC) 지원사업’에 선정돼 10년간 160억 원을 지원받고 있다. 스마트팜 연구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농업의 첨단화를 위해서 경상대학교를 중심으로 전국 6개 대학이 참여해 차세대 한국형 스마트팜 핵심기술 31종을 개발하고 이를 산업화함으로써 농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공핵심기술 선도연구센터’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2017년 선도연구센터(ERC) 지원사업’에 선정돼 7년간 국고와 지자체 지원금 등 201억 원을 집중 투입한다. 경상대학교 항공핵심기술 선도연구센터는 고효율ㆍ안전 항공핵심기술 분야의 원천ㆍ응용연구 연계가 가능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경상대학교의 ARC, ERC가 우리나라 농업 분야와 경남지역 미래 먹거리 산업인 항공산업 분야의 최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물론 산업 발전, 지역 발전에도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상대학교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남들보다 먼저 가려고 했다.
 
경상대학교는 2004년 산학협력단을 설립해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 연구가 산업체 현장에서 직접 활용되고 산업체의 애로사항을 대학 연구진이 해결해 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갔다. 학교기업을 설립해 교수의 연구, 재학생들의 실험과 실습 결과를 곧바로 산업화ㆍ제품화하기도 했다. 학교기업 경남동물과학기술(GAST)은 교육부로부터 우수 학교기업으로 수차례 선정된 바 있다.
 
또한 경상대학교는 과학영재교육원, 부울경 권역 e-Learning 지원센터, 항공우주특성화대학원 등을 설치하면서 경남대표 거점국립대로서 역할을 한층 강화해 나갔다.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한 ‘영어전용강의동’(English Only Zone) 프로그램을 비롯해, 개척인 해외탐방 프로그램(GPP), 해외 봉사활동 등을 통하여 재학생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경남 서부지역의 중심도시인 진주시에 위치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개척의 역사는 계속됐다. 2016년에는 창원시에 ‘창원경상대학교병원’을 개원했다. 창원경상대학교병원은 전국 최고 수준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창원시를 비롯해 중부경남 도민의 건강 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에 설립하는 ‘산업단지캠퍼스’에 대해 교육부로부터 정식 설립인가를 받았다. 통영캠퍼스로 제3캠퍼스 시대를 연 지 12년만에 제4캠퍼스 시대를 개막했을 뿐만 아니라 경남 서부지역에 위치한 지역적 한계를 일거에 벗어던진 것이다.

창원산학캠퍼스 설립은 경남창원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2014년12월~2019년6월)으로 산학융합형 대학을 운영해 산업체 맞춤형 우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 창원산학캠퍼스에서는 편제완성 연도까지 기계융합공학과 학부생 120명과 대학원생 40명및 대학원 기계항공공학부 41명이 재학하게 된다. 16명의 교원들이 교육ㆍ연구를 맡는다.

2018년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는 경상대학교에 밝은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LH를 비롯해 11개 공공기관이 입주한 진주 혁신도시는 경상대학교의 학문 발전과 산학협력, 졸업생 취업률 제고 등 많은 부문에서 장밋빛 미래를 밝혀주고 있다. 경상대학교는 진주 혁신도시 이전 11개 공기업과 교류협정을 체결하고 고용노동부의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유치하는 등 학생들의 공기업 취업률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경남도내에 조성 추진 중인 3개 국가산업단지 즉 진주사천 항공국가산단, 밀양 나노국가산단, 통영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의 한가운데 위치한 경상대학교는 관련 분야의 학문적 발전과 우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경상대학교는 현재보다 더 큰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경상대학교는 지역거점국립대로서 지역사회 혁신과 발전의 총체적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경남지역의 정치ㆍ경제ㆍ행정ㆍ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객관적ㆍ중립적 위치에 서서 지역발전 의제(어젠다)를 설정하고 정치와 행정이 경쟁과 상호보완적 관계를 발전시키도록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2016년 6월 취임한 제10대 이상경 총장은 ‘미래가 있는 대학, 다 함께 행복한 대학, SMART GNU’를 대학발전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거점국립대학 위상 강화, 지속적 연구지원 체계 구축, 구성원이 행복한 복지, 민주적으로 소통하는 행정, 안정적 대학재정 확보, 창의적 인재 육성이라는 6대 목표를 달성해 가고 있다.
 
이상경 총장은 “경상대학교는 경남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로서 禮ㆍ智ㆍ學을 겸비한 글로벌 개척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면서 “지방에 위치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학 특성화를 통하여 세계적 명문대학 대열에 들어섰다. 대학 내부의 노력과 외부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2018년 개교 70주년을 앞두고 최고의 발전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전 교직원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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