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2008년 1월 부인 L씨과 협의이혼한 후 그해 9월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A씨에게 양도했다. K씨는 이 부동산이 1세대 1주택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며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종로세무서장은 K씨가 "8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부인 L씨와 이혼 후에도 실제 혼인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며 1억7800여만 원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했고 K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K씨의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이길 수 있나?

세법 규정의 엄격해석의 원칙상 거주자의 배우자는 그 배우자라는 사실만으로 거주자와 1세대를 구성한다고 새길 수밖에 없으며, 그 반대해석상 거주자가 배우자와 이혼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독립하여 1세대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 사실은 1가구 2주택인데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하여 법률적으로만 위장이혼한 경우는 어떻게 될까? 종래에 국세청에서는 이렇듯 법률상 이혼을 하였으나 생계를 같이하는 등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동일한 세대로 보아 1가구 2주택으로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하였다(조심 2014. 5.22.자 2014서0897 결정). 하지만 최근 대법원은 이런 국세청의 행정에 대해 제동을 거는 판결을 하였다. 재판부는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이혼했다거나 이혼 후에도 사실상 혼인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이혼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며 “원고는 주택 양도 당시 이미 이혼한 배우자와 분리돼 따로 1세대를 구성하므로 비과세 대상인 1세대 1주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특별2부는 K씨가 “1억7800여만 원의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5두3508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해야 한다"며 “구 소득세법이 규정하는 양도소득세의 비과세요건인 ‘1세대 1주택'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는 거주자와 함께 1세대를 구성하는 배우자는 법률상 배우자만을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은 이혼의 의사에 있어 실제로 이혼의 의사가 필요한가(실질적 의사설), 아니면 이혼신고를 하는 데만 합의가 있으면 족한가(형식적 의사설)에 대한 해석과 직결된다. 원래 대법원은 실질적 의사설에 의거하여 가장이혼은 무효라고 보았다(대법원 1967. 2. 7. 선고 66다2542 판결1)). 하지만 그 뒤 대법원은 형식적 의사설로 견해를 바꾸어 가장이혼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1993. 6.11. 93므 171).

사례로 돌아가 살피건대, K씨는 부인 L씨와 가장이혼(=위장이혼)을 하였다고 해도, 법률상으로는 이혼으로서 효력이 발생하므로 국세청에서는 1가구 2주택으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 결국 K씨가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한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한다.
 
각주) -----------------
1) 대법원 1967. 2. 7. 선고 66다2542 판결을 보면 “혼인의 파탄이란 사실도 없이 부부가 종전과 다름없이 동거생활을 계속하면서, 통모하여 형식상으로만 협의 이혼 신고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 신분 행위의 의사 주의적 성격에 비추어, 이는 무효한 협의 이혼이라 할 것이므로 ...”라고 판시하고 있어 실질적 의사설을 취하고 있었다.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주요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現)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現) TV조선 강적들 고정패널
▲ 現) SBS 생활경제 부동산법률상담
▲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