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강릉경포호수의 풍광을 알 수 있는 그림이 발견돼 눈길을 모은다. 임영표구사 권순필씨가 최근 입수한 이 그림은 차강 박기정(1874~1949)이 그린 것으로 우암 송시열(1607~1689)이 쓴 경호팔경 시에 맞춰 10여점을 한장의 종이에 담았다. 동호승람에 전해 내려오는 우암 송시열의 경호팔경에는 8가지 아름다운 풍경이 담겨있다.

해운소송(海雲疎松-해운의 가지가 성긴 소나무) 망서향일(望西向日-서쪽으로 해를 향해 바라보며) 환선요월(喚仙邀月-신선을 부르고 달을 맞이하여) 홍장문적(洪莊聞笛-홍장에서 피리 소리 들으며) 초당연광(草堂烟光-초당의 흰모래에 비치는 빛) 江門漁火(강문어화-강문의 고기잡는 불) 鳥巖觀魚(조암관어-경포호수 내 바위인 조암에서 물고기 구경하며) 印月暮鍾(인월모종-인월사에 저녁 종소리)으로 모두 경포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손꼽히는 것들이다.

차강 선생은 이 시에서 모티브를 얻어 경호팔경을 그림으로 남겼는데 100여년전의 경포호수의 풍경을 알 수 있는 진귀한 자료다. 특히 산수화를 그리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차강 선생의 몇점 안되는 산수화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모은다.<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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