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7, 8월은 하한정국으로 통했다. 9월 정기국회를 준비하기 위해 8월은 국회가 열리지 않았고, 대부분 의원실도 이때 여름휴가 계획을 잡아왔다. 하지만 대선이 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의도 정가는 하한정국이 무색할 정도로 바쁘고 뜨거운 여름을 보내야 할 같다. 민주당 대선자금 공개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전, ‘굿모닝게이트’ 등 정치인이 연루된 검찰수사 파장, 고용허가제와 주5일근무제 등 민생·경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여기에 신당론을 둘러싼 여권의 이상기류와 한나라당내 주류-비주류간 기세싸움도 여름정국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당장 지난 31일 국회 본회의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대북송금 특검법에 대한 재의와 외국인고용허가제 도입 법안에 대한 표결이 있었다.

이번 표결 결과는 향후 정국주도권 장악과 맞물려 있는 만큼 여야 지도부는 표 단속에 열을 올리면서 의원 총동원령을 내린 바 있다. 8월 임시국회에선 북핵문제를 비롯한, 주5일 근무제, 주한미군 재배치, 경기침체, 실업, 노사문제 등 민생현안들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많은 현안문제들이 국회에 산적해 있는 만큼 여야 지도부와 각 의원실은 휴가계획을 취소하거나 대폭 단축하고 있다.정치 사활을 걸고 검찰과 힘겨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민주당 정대철 대표측은 아예 ‘휴가’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이상수 사무총장과 정균환 총무도 당초 계획했던 휴가를 취소했다.이에 반해 한나라당 지도부는 약간의 휴식을 통해 향후 정국구상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최병렬 대표는 8월1일부터 3일간 제주도에서 휴가를 보냈고, 홍사덕 총무는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또 이강두 정책위의장과 박주천 사무총장은 아직 휴가계획을 잡지 못했지만 국회 일정을 봐가며 2∼3일 휴식을 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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