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정치팀]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2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국정감사에서는 고영주 이사장을 향한 날선 공세가 빗발쳤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민중당 의원들은 고 이사장에게 방문진이 대주주인 MBC 파업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집중 추궁했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신상진 의원을 대신해 의사봉을 잡은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자유한국당 불참으로 남은 시간만큼 추가 질의시간을 허용하며 이를 지원했다.

  고 이사장은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문재인은 공산주의자이고,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는데 지금 적화되는 과정이냐'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문 대통령이 평소 소신대로 했으면 적화되는 길로 갔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법원에서 문재인이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김성수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도 "갈릴레이 재판이 아니냐"고 말했다. '갈릴레이 재판'은 답이 정해진 재판이라는 의미다.

  고 이사장은 다음달 2일 방문진 이사장에서 사퇴하겠지만 이사직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불신임 결의안이 상정된 것으로 안다. 표결 찬성이 이뤄지면 이사장에서 물러나느냐'는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11월2일 표결이 예정돼 있는데 표결이 진행되면 이사장은 내려놓겠지만 이사 자리는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이사직 사퇴'를 요구하자 "스스로 그만두면 비리가 있는 것처럼 간주될 수 있다"며 "이사직을 그만 두면 결백을 밝힐 방법이 없다"고 거부했다.

  한편 고 이사장은 과방위 국정감사 중 국감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여당의 질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신경민 의원과 설전을 벌여 민주당이 국회 모욕죄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고 이사장은 이날 오후 과방위 국감에서 신 의원이 "고 이사장은 점심 일정으로 어딜 가셨나"라고 묻자 "한국당 의총에 갔다"고 답했다. "그 곳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신 의원의 질문에 그는 "대답을 해야 하나"라고 되물은 뒤 "한국당에서 MBC사태에 대해 알고 싶다며 와 달라고 해서 간 건데 그게 문제가 되느냐. (한국당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이 "국감에 기관 증인으로 참석한 사람으로서 처신을 조심해야 했다"고 지적하자 고 이사장은 "내가 가면 안 되는 데인가. 쉬는 시간에 갔는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되받아쳤다.

  신 의원이 "사적인 게 아니고 공적인 자리인데 처신을 똑바로 하라"고 호통을 치자 고 이사장도 "(신 의원도) 똑바로 하라. 증인한테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어디 있나. 나보고 똑바로 하라니까 같이 똑바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감장에 고성이 오가며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신 의원은 정회를 선언하고 고 이사장 자리로 찾아가 약 3분간 언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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