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너무 화려하지 않고 조용하며 묵묵한 정경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감정은 살면서 자칫 빠지기 쉬운 들뜸을 바로 잡아주는 균형어린 자세이다. 세계에서 오로지 국가 이름을 우수한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는 곳, 독일. 그 독일의 심장, 바바리아에서 만난 그 정경.
 
         호프브로이하우스
 
영국정원과는 또 다른 휴식을 주는 곳이자 뮌헨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 총 3000명의 사람이 들어갈 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술집이라 불려온 호프브로이하우스. 호프브로이하우스는 맥주에 관한 한 세계 최고임을 자부하는 독일, 
        특히 바바리아 지방의 맥주 성지나 다름없다. 단순한 맥주집이 리처드 카벤디쉬의 명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 1001’에 들어갈 정도이니 그 명성은 이미 검증된 것. 이곳 길의 이름도 브로이하우스 스트리트이다. 모차르트는 물론 레닌, 그리고 히틀러도 이 술집을 찾았다고 하며 특히 레닌은 이곳을 방문한 후 훌륭한 맥주가 계급 간의 모든 차이를 없애 준다며 바바리아 맥주를 칭송한 바 있다. 
        뮌쉐너들이 가장 편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축제의 장이자 전 세계 맥주 마니아들이 그토록 한 번은 오고 싶어 하는 호프브로이하우스. 바바리아 맥주, 좋은 사람들 그리고 그 곳이 뮌헨이라면.
 
       빅투알리엔 시장
 
200년 전통의 빅투알리엔 시장 역시 맥주를 마시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뮌헨 지역의 농민들이 생산한 오가닉 로컬 농산물만이 판매가 가능해 품질이 우수하고 건강하다. 
       빅투알리엔 역시 비어 러버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인데, 커다란 나무 그늘아래 1000여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맥주를 즐길 수 있기 때문. 게다가 외부에서 음식물을 가져올 수 있어 맥주 값만 준비하면 되니 이보다 경제적으로 맥주를 즐길 수는 없다.
 
       알리안츠 아레나
 
후에 분명히 이곳은 인류에게 어떤 식으로든 역사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뮌헨의 지하철인 U-Bhan을 타고 플뢰트마닝역에 내려 걸어가는 동안 파란 하늘 아래 가득 담기던 경기장의 모습. 
      멀리서 날아온 우주선이 안착한 후 주변을 살피듯 그리고 그 우주선이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기 직전 마지막으로 숨을 고르듯 그렇게 아레나는 생경스럽고 미래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아레나까지 걸어가는 동안 다른 곳으로는 시선조차 둘 수 없었던 시간. 축구장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물론 이 위대한 건축물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에 들어 있다. 
      닉네임은 고무보트. 투어는 영어와 독일어 등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현 시대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이므로 아레나는 뮌헨팀 위주로 꾸며져 있다. 물론 다른 프로팀과 국가적인 관련 행사도 이곳에서 열린다. 

투어는 경기장 객석에서 시작해 프레스 부스와 선수들의 탈의실을 직접 관람하고 박물관과 숍 등으로 알차게 이어진다. 마지막 코스에서 투어 참가자들은 선수들처럼 피치에 올라가기 전에 통로에서 서로를 응원하고 파이팅을 외친다. 
      리베리가 되고 또 레반도프스키가 되며 노이어와 무엇보다 다함께 뮌헨의 서포터즈가 되는 순간.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축구를 넘어 어떤 건축이나 디자인의 집대성을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곳. 

밤이 되면 조명을 받아 붉은 옷을 바꾸어 입는다는 알리안츠 아레나. 안전하게 뮌헨 북쪽에 안착한 바이에른 호. 현 시대에 다시 환생한 화이트 제플린.
 
     BMW 월드
 
뮌헨 제1의 방문지. 한 해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이곳을 보고 느끼며 경험하기 위해 찾아온다. 여행을 목적으로 뮌헨에 오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들르는 곳, 바로 BMW 월드다. 
     과거 방치됐던 올림픽 공원 주차장을 새롭게 활용해 자신들의 꿈을 완성 시킨 BMW. 월드라는 이름과 함께 있어야만 걸 맞는 공간이다. 내부는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 완성돼 있다. 
     바람과 공기, 온도와 햇빛 그리고 자동차와 관람객들의 동선 등 모든 기능과 대상이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1층에는 BMW 차량은 물론 롤스로이스 등 각종 차량들이 전시돼 있어 관람 및 시승이 가능하고 2층에는 자사의 브랜드 오토바이들이 진열돼 있어 BMW라는 이름에 다양성을 더한다. 
     유려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시승 라인도 건축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공간. 다리를 건너면 박물관으로 이어진다. 박물관으로 가기 전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는 아직 일반에겐 공개하지 않은 미래의 드림카가 가까운 미래에 출시를 기다리고 있으며 물론 박물관은 수많은 볼거리로 가득하다.

BMW의 역사를 관통해온 수많은 모델들이 시기별로 전시돼 있고 각종 오브제 또한 이 새롭고 경이적인 세계에 초대한다. 1950년대 후반 병사로서 독일에 잠시 머물렀던 엘비스에 관련된 전시도 흥미를 더한다. 
     오로지 차를 보러오는 것이 아닌 기술과 미래와 그 속에서 찾아야 할 인류의 가치를 가늠하기 위해 오는 곳. BMW 월드는 인류에 대한 새로운 제시이자 세계에 대한 거대한 질서이다.
 
    뮌헨 노이에 피나코텍 미술관
 
피나코텍 미술관은 각각 다른 건물에 알테와 노이에, 모던으로 구성돼 각각 고대, 중세, 현대미술관으로 전시되고 있다. 영국정원과 가까운 이 미술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곳은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는 노이에 피나코텍. 
    고흐는 생전에 12점의 해바라기를 그렸는데 그중 해바라기 시리즈의 대표작 중 하나로 불리며 노랑과 파랑의 심포니라 불리는 작품이 이곳에 전시돼 있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사람들은 이 그림 앞에서 모두 고요해진다.
    절대적인 그림이 주는 무언의 전달을 깊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란 들판에 아지랑이처럼 피어나는 해바라기 그림을 바로 앞에서 본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원한다면 매일 볼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일요일은 1유로의 입장료만 받을 뿐이다. 뮌헨에 내린 축복이자 환상적인 현실. 클림트와 쉴레, 르느와르와 피사로. 마네와 모네 그리고 세잔과 로트렉. 앙소르와 들라크루와. 고갱과 고흐.

이 정도면 노이에 피나코텍에 올 이유는 충분하고 넘친다.
 
   쿤스트 하우스
 
직역하면 ‘예술가의 집’이라는 쿤스트 하우스 또한 피나코텍에서 멀지 않다. 주로 20세기 이후의 혁신적이고 전위적인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1853년에 처음 지어졌으나 1933년에 히틀러의 지시에 의해 재개관됐으며, 히틀러는 이곳에서 ‘위대한 독일 예술전’을 해마다 개최해 나치를 선전한 바 있다.
 
  바바리아 필름슈타트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를린 영화제가 독일에 있지만 독일 영화는 종종 세계에서 변방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분명히 독일 영화는 프랑스의 누벨바그나 대만의 뉴웨이브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바 있다. 
  헤어조크와 파스빈더 그리고 빔 벤더스와 도리스 되리, 볼프강 피터젠. 영화광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빛나는 독일의 감독들. 그 독일의 영화들을 만들고 지탱하며 묵묵히 이끌고 가는 곳이 있다. 바바리아 필름슈타트. 2차 대전 이전부터 이곳에서 영화를 만들어왔으며 현재도 영화 제작은 물론이고 현장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뮌헨 외곽으로 트램을 타고 나가야 한다. 넓은 부지에는 제작사들과 필름현상소 등 수많은 관련 회사들이 상주해 있어 독일 영화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곳의 핵심은 역시 영화 세트장 투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작 중 하나로 회자되는 ‘특전 U보트’가 이곳에서 촬영됐으며 직접 잠수함의 실물 세트 안에도 들어가 볼 수 있다. 
  판타지 영화의 시초 격인 ‘네버엔딩 스토리’와 유럽인들이 특히 사랑하는 만화 원작 작품인 ‘아스테릭스’ 또한 이곳에서 만들어진 작품. 관련 소품과 장비들이 세트장 곳곳에 설치돼 현실감을 더한다. 
  폐광 여행의 긴장과 모험을 생동감 넘치는 효과로 소개하는 4D 영화 체험은 바바리아 필름슈타트에서 꼭 경험해야 할 프로그램. 이 밖에도 각종 세트장과 다양한 효과 시설들이 있어 영화에 관한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바바리아 필름슈타트. 영화는 독일이 준비하는 또 다른 분야의 미래이며 독일의 찬란했던 영화를 언젠가 다시 부활시킬 것이다.
 
 잉골슈타트 빌리지
 
뮌헨 여행에서 양손에 풍성하게 들고 올 것은 비단 바바리아의 역사와 풍경만은 아닐 것. 그동안 뮌헨의 장중한 문화와 압도적인 정경에 빠졌었더라면 조금은 내려놓을 때. 뮌헨 북쪽 80km 지점의 도나우강 연안에 위치한 잉골슈타트의 아울렛 잉골슈타트 빌리지가 바로 그 시간이다.
 뮌헨에서 기차로 한 시간여. 뮌헨역 앞에서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있어 편리하다.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뿐만 아니라 명품 액세서리와 신발, 보석 등 120개가 넘는 각각 다른 분야의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으며 최대 60%의 할인된 가격으로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토요일과 휴일에는 뮌헨은 물론 인근 지역인 아우크스부르크나 뉘른베르크 등지에서 오는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한가롭고 여유로운 쇼핑을 위해서는 평일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주방용품 마니아라면 독일의 제품은 요즘 한창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북유럽 디자인이 있기 이전, 최고의 자리에 있었음을 알 것이다. 
 WMF, 르쿠르제와 한국에서 한창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도 물론 유효한 헹켈의 쌍둥이칼 같은 주방용품은 잉골슈타트 빌리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중요 브랜드. 
 여행에 쇼핑을 더하는 곳으로 뮌헨에서 쇼핑 포인트를 한 군데 챙긴다면 꼭 다녀와야 한다. 근처에 자동차 회사 아우디의 본사와 공장이 있어 연계해 다녀오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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