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박지원 등 이어 권노갑 구속은 동교동 죽이기 결정판”민주 구주류 “DJ와 결별통해 총선서 영남권 교두보 확보 의중”권노갑 전고문의 현대비자금 2백억 수수의혹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권전고문의 구속으로 가장 큰 충격에 휩싸인 쪽은 동교동계. 민주당 소속 동교동계 소속 의원들은 권전고문의 구속이 미칠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특정세력을 겨냥한 ‘검찰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권전고문을 구속시킨 진짜이유를 둘러싸고 갖가지 ‘설’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동교동계를 비롯한 비주류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때 영남권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청와대가 DJ와의 결별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 비주류 일각에서는 지난 대북송금 특검 공포때부터 청와대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는 검찰과 선을 긋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말들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이러한 의혹을 갖게 된 데는 현정권 들어 진행된 검찰수사가 지나치게 특정세력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 때문. 그리고 구속된 인사가 거의 대부분 DJ정권 핵심인사들인 것도 이러한 의구심을 부추기고 있다. 우선은 대북송금 특검수사로 DJ정권 핵심인사인 박지원 전비서실장, 이기호 전 경제수석이 구속됐고, 임동원 전국정원장도 사법처리됐다. 게다가 정권 출범 초기 수사가 시작된 나라종금 사건과 관련해서도 노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는 불구속 처리된 데 반해 한광옥 전 비서실장은 구속됐으며, 월드컵 휘장사업 로비의혹 수사도 전정권 실세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월드컵 휘장사업 로비 의혹 수사는 초반 수사때만 해도 정·관계 인사 20여명이 수사물망에 올랐다는 등 정치권을 휩쓸 것처럼 기세가 등등했다.

그리고 검찰과 정치권 일각에서는 “DJ정권 실세들이나 구주류 의원들이 여럿 다칠 것”이라는 말들이 무성했다. 일각에서는 “구주류 의원들을 사정하기 위한 수사라더라”는 말까지 나돌면서, 동교동계 의원들을 압박하는 것처럼 비춰졌다. 하지만 월드컵 휘장사업 로비수사는 최창신 전 월드컵조직위 사무총장을 구속하는 것으로 수사는 일단락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나라종금 사건-월드컵휘장사업 로비의혹사건-대북송금특검 수사-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의혹-현대비자금 의혹 사건이 정치권 사정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 사건 수사로 인해 DJ정권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사태만 보더라도 검찰수사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비주류 일각에서는 “권전고문의 구속이 DJ세력이나 동교동계를 죽이기 위한 결정판인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노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수사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현대비자금 수사로까지 파장이 미친 것에 대해 비주류측은 청와대를 향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따라서 민주당 일각에서는 결국 나라종금이나 월드컵 휘장사업, 굿모닝시티 사건 수사로 별다른 성과가 없자, 급기야는 현대비자금 수사로까지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교동계 한 핵심인사는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려해도 일련의 사태를 보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노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측근을 부산서 출마 하게 한 것 등을 보면, 영남권에서 한석이라도 얻기 위해 김대중 전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노리고, 대북송금 특검수사나 현대비자금 수사를 진행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귀띔했다. 현대비자금수사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대통령 측근이 부산총선 출마의사를 밝히고 나선 것도 이러한 의구심을 부추기고 있다. 그래선지 민주당 일각에서는 현대비자금 수사 등 DJ핵심인사 수사에 ‘혈안’이 돼 있는 검찰의 배후세력으로 청와대를 겨냥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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