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돈화문국악당 브랜드 공연 <적로>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지난해 9월 개관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자체 제작한 브랜드공연 음악극 ‘적로’가 지난 3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서울돈화문국악당 공연장에서 공연된다. 방울져 떨어지는 이슬을 의미하는 ‘적로(滴露)’는 악기를 통해 흘러나온 입김으로 맺힌 물방울을 뜻한다. 음악극에서는 예술가의 혼이 서린 악기 끝자락에서 흘러나오는 핏방울을 내포하는 의미다. 

속이 텅 비고 구멍 뚫린 악기는 인간만이 아니라 무릇 목숨을 얻은 것들의 한 생(生)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 공(空)으로 바람과 숨결이 지나는 동안 제 생긴 모양대로 울고 웃고 소리치고 떨다가 바람과 숨결이 다하면 다시 고요하고 잠잠한 공으로 돌아가는 인간사를 의미한다.

음악극 ‘적로’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대금 명인 박종기(1879-1941)와 김계선(1891-1943)이라는  두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다. 현재 우리 음악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두 예술가의 불꽃같은 삶과 예술혼을 통해 우리네 인생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극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대금 명인 ‘박종기’와 ‘김계선’을 극적 인물로 재창조해 따뜻한 인간애를 그려낸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의 김정승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배삼식 작가, 최우정 작곡가, 정영두 연출가가  팀웍을 이룬다. 동종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박한 풍자에 특유의 맛깔스러운 대사로 구성되어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여러 창작극을 통해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을 들려준 바 있는 최우정 작곡가는 전통음악뿐만 아니라 당시 유행하던 스윙재즈 등의 대중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한자리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배우들이 직접 작창에 참여한 노래도 기대할 만하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각종 무용, 연극, 뮤지컬의 안무, 연기, 연출 등으로 참여하며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정영두의 연출 또한 기대를 모은다. 관람료는 전석 2만 원이며 한복을 착용하면 95% 할인된 금액으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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