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이용자들한테 돈 빌려주고 못 받는 사채업자들?

<사진=뉴시스>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MMORPG(다중역할접속게임) 리니지M이 지나친 수준의 과금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리니지M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을 미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것은 사행성이 짙다는 이유에서다. 또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일부 이용자들은 카드론, 사채 시장까지 전전하면서 현금을 쏟아 붓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심지어 사채를 이용한 이용자들이 잠적을 하는 경우다 있어 사채업자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리니지M 사행성 논란과 소문을 따라가봤다.

줄 잇는 사행성 논란…재산 탕진 사례 잇달아
‘대부업 종사자 골머리 앓는다’는 소문 나돌아


리니지M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줄곧 사행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리니지M은 확률형 아이템으로 이용자들을 현혹해 현금 결제를 유도한다는 것인데, 일부 이용자들은 아이템 구입을 위해 카드론이나 사채까지 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가 반복적으로 일정 수준의 요금을 지불하는데, 얻을 수 있는 상품은 제조사가 정한 확률에 따라 불특정하다는 점은 사행성 논란의 요지다. 실제 리니지M에는 다양한 확률성 아이템이 존재한다. 

리니지M 이용자들은 희귀하거나 좋은 아이템을 획득해야 자신의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는데, 그 아이템을 구매하는 방식이 바로 뽑기 형태다. 해당 뽑기는 보통 클릭 한 번에 3000원부터 3만 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아울러 한 이용자가 고급 아이템을 얻게 되면 해당 사실이 게임 속 공지로 모든 접속자들에게 알려진다. 이를 접한 이용자들은 고급 아이템을 얻을 확률이 높다고 오인하고 확률형 아이템 구매를 진행하는 식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리니지M의 사행성이 지적된 바 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리니지M 확률형 아이템 중 ‘커츠의 검’을 획득할 확률은 0.0001%”라며 “카지노 슬롯머신 잭팟 적중확률 0.0003%보다도 낮고 로또 2등에 당첨될 확률과 같다”고 지적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초·중학생이 확률형 아이템에 사용한 비용만 수천만 원에 달하고 있다”면서 엔씨소프트 게임을 포함해 확률형 아이템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엔씨소프트 측의 개선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는 이에 대해 확률 공개 등 가이드라인을 담은 자율규제안을 지난 7월 도입했다.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어떤 경우에도 사행성은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없다”고 강조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용자들 사이에서 수백, 수천만 원을 투자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리니지M 이용자라고 밝힌 한 남성은 “그냥 남들이 다 하니까 한번 구매해봤는데, 만족스럽지 않은 아이템이 나오더라. 마치 중독이 되는 것처럼 또 투자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는 인터넷 방송 사이트만 들어가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의 일부 진행자들이 리니지M 의 유료 아이템을 결제하는 장면을 생중계하는 것이다.

일례로 한 방송에서는 진행자가 “500만 원을 투자한다”고 선언한 뒤 유료 아이템 결제를 시작했는데, 한 번에 3만 원씩 500만 원이 사라지는 데 채 한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특히 리니지M의 아이템 중 희귀 아이템의 경우 사용자 간 아이템 거래를 통해 가격이 수천만 원을 호가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말 그대로 한탕주의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이용자들 중 일부가 카드론이나 사채 대출을 받아 게임에 투자하면서 자신의 수입을 넘는 금액을 지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들이 대출을 받은 뒤 잠적해 대출업자들도 골머리를 앓는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부업계에서 종사한 바 있는 한 남성은 “생각보다 사채 시장의 대출 심사가 까다롭다. 갚을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니까 빌려주는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사행성을 가지고 있는 게임에 빠지는 경우, 제대로 된 생활을 하지 않아 경제력을 잃고 잠적하는 일도 잦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게임은 와이파이만 쓰면 되니까 전화 연락도 잘 되지 않는다”면서 “추적하거나 압류를 신청해야 하는데, 압류할 것도 남지 않는 이들이 많아 사채나 대부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냥 포기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부업 관계자는 “주로 자영업을 하거나 유흥업계 종사자들이 일수를 많이 사용한다”면서 “쉬는 시간에 할 일이 없고 심심하니까 게임을 하게 되고 일수에 손을 뻗는다. 보통 보증을 붙이지만 보증 없이 대출을 받고 잠적하는 일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리니지M은 단순하게 몇몇 사람들이 돈을 날리게 됐다 정도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엔씨소프트 측은 이러한 지적들을 인지하고 있으며,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항변이다.

엔씨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게임산업협회의 자율 규제 강령을 준수해 게임을 개발했고, 사행성 논란에 대해서도 모두 인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리지니M이나 리니지를 특정해 사행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다소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확률형 아이템이 존재하는 게임은 모두 해당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게임산업협회 및 외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모두가 생각을 모아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만큼, 조금만 시간을 두고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지난 9일 잠정 실적을 공시를 통해 “엔씨소프트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34.28% 증가한 7273억 원, 누적매출액 1조225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은 3278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3.4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74.26% 증가한 2751억 원이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리니지M의 흥행을 통해 급속 성장한 만큼 책임감 있는 대책을 언제쯤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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