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 < 글·그림 김양수 / 출판사 도서출판 바움>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하나의 쉼(一休)이라고 자신을 지칭하는 김양수 화백. 자신의 나이 50세이 되는 지천명 즈음에 발간된 ‘내 속 뜰에도 상사화가 피고 진다(2008)’를 필두로 ‘고요를 본다(2011)’, ‘함께 걸어요 그 꽃길(2015)’에 이어 네 번째 시화집 ‘새벽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2017)’을 출간했다.

출간된 모든 시화집들은 자연과 한몸이 되어 살아가는 화가가 바람결에 실어 보낸 내면의 이야기로, 그림이 글이 되고 때론 글이 그림이 되어 독자들에게 투명하게 다가갔다.

세상 바깥에 운둔한 것이 아니라 순수한 자연에 매료되다 보니 어느새 자연속에 묻혀 살게 됐다는 김 화백이 펴낸 시화집들은 순정으로 노래한 그리운 고향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단순한 하늘과 달, 산과  바다, 들과 강이 아니다. 거기에 덧붙인 생략과 상징을 더한 시구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시화집에는 그가 자연과 친화하는 방법이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어떤 빛깔의 행복을 추구해 나가는지 엿볼 수 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그림이 되고 노래’가 되어 선화에 곁들인 선시의 멋스러움은 풍류 한마당을 연출한다. 영혼의 순수함이 메말라가는 적막한 시대에 김화백의 글과 그림은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은 듯한 안도감을 안겨준다.

어린 시절 접했던 자연이 고스란히 화백의 가슴에 자리 잡으면서 시화집의 소재가 되어 왔다. 자연과 생의 고요를 그림과 글속에 녹여 내기 위해 무한한 열정을 가진 그는 스스로 참구하며 돌아보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 화백이 추구하는 작업은 지속적이면서 한결같다. 그것은 자신을 둘러싼 자연을 호흡하고 묵묵히 관조했던 것을 그림과 글로 표현해 냈다. 무한으로 향하는 공간을 극적으로 표현한 여백과 더 이상 간추릴 것이 없는 글로 자연속의 고요한 삶을 포착해 냈다. 그의 작업실 이름인 ‘적염 산방’도 결국 이러한 작업과 일관성을 이룬다.

그간 한국, 중국, 일본 등지 에서 27회 걸쳐 개인전을 열었으며 독일 퀼른 국제 아트페어와 에센 국제 아트페어 등에 참여했다. 신문과 잡지 등에 글과 그림을 연재하거나 지인의 책에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이 시화집을 접한 다모관음 석지현은 “작가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그림이 되고 노래가 되어 여기 우리 앞에 다가왔다. 어려운 시를 쓰는 사람들, 그림을 터무니 없이 비싸게 파는 환쟁이들은 도처에 있다. 그러나 전혀 꾸밈 없이 붓가는 대로, 가락이 흘러나오는 대로, 이렇게 멋진 선화와 선시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지금처럼 영혼이 메말라 가는 시대에 김화백의 그림과 고행 노래는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왜냐면 우리는 모두 다 고행을 잃어버린 집시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라는 서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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