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펍지 ‘배틀그라운드’ vs 中 라이엇게임즈 ‘LOL’ vs 美 블리자드 ‘오버워치’

세금 역차별 문제가 국내 게임시장 판도에 영향줄 듯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위촉…중요 역할 하나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국내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블루홀지노게임즈(現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돌풍이 매섭다. 국내 게임 인기를 엿볼 수 있는 PC방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다만 라이엇게임즈(소유 중국 텐센트 사)의 ‘리그오브레전드’, 미국 블리자드사의 ‘오버워치’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어 1위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게임시장을 놓고 한국과 미국, 중국이 경쟁을 펼치는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돼 흥미를 끌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게임 시장 점유율은 외산 게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 게임은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양상에 대해 해외 IT기업들에 부과되는 적은 세금때문이라며 ‘역차별’ 문제를 꼽는다. 이러한 변수가 국내 게임시장 대결의 승자를 판가름할 중요지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4일부터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를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과는 별도 서버를 오픈하며 국내 오플베타서비스에 돌입했다. 앞서 블루홀지노게임즈(현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는 PC방 점유율 25%를 넘어서는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카카오게임즈는 이를 기회 삼아 국민게임의 반열에 올라서겠다며 배틀그라운드를 개발, 서비스 하는 펍지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예측은 현재까지는 정확해 보인다.
 
미디어웹이 제공하는 ‘게임트릭스 주간 종합 게임 동향’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배틀그라운드’가 PC방 점유율 27.24%를 기록하며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에 카카오게임즈의 운영능력을 증명한 데 이어 펍지의 수익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펍지는 3분기까지 1368억 원 이익(지분법손익)을 기록했다. 2015년도와 지난해 200억 원 규모의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게임 하나로 업계 선두로 우뚝 선 것.
 
국내 PC방 점유율은 국내 게임시장의 인기를 알 수 있는 척도다. 그러나 국산 게임은 외산 게임에 밀려 PC방 점유율 50% 이상을 내주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 국내 전통 게임인 배틀그라운드가 PC방 점유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 기존 PC방 점유율은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등과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부동의 1, 2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번 국내 토종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1위 달성으로 앞으로의 국내 게임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혜, 국내 유저들에게
 
특히 미국의 블리자드 사, 중국의 텐센트 사(중국 대표 IT기업 텐센트가 지난 2015년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의 지분을 100% 확보), 한국 펍지 사 등 3국이 국내 게임 시장을 두고 펼치는 경쟁은 큰 볼거리다. 경쟁으로 인한 수혜는 국내 유저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는 지속적인 업데이트(신규 챔피언, 아이템, 챔피언 리메이크) 등을 선보이며 국내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며 인기를 높이는데 적극적이다. 블리자드 역시 한국 e스포츠의 태동이자 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지난 3월 전면 UHD 해상도로 재편집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통해 국내 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큰 인기를 누린 프로게이머들이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함께 나서고 있어 연일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 큰 인기를 이끈 바 있는 ‘오버워치’의 각종 문제점 등을 전면 수정하고 나서며 국내 게임 시장 선두에 서기 위한 발판 마련에 적극적이다.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역시 신규 맵 출시 예정 등과 카카오게임즈와 머리를 맞대고 국내 유저들의 마음잡기에 적극적이다. 국내 시장뿐 만 아니라 이미 해외 각지에 탄탄한 유저 층을 확보한 것을 기초로 지식재산권(IP)을 확장에 나섰다.
 
주목할 점은 국내 게임시장에서 경쟁 중인 텐센트 사와 지난 22일 중국 서비스 계약을 체결을 통해 중국 시장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두 업체 간의 협력과 경쟁 양상이 주목된다.
 
역차별 논란에 희망은?
 
국내 게임시장 대결의 승자를 판가름 할 중요지점은 단연 ‘역차별 논란’이다. 앞서 ‘블리자드’와 ‘라이엇게임즈’는 해외기업으로 해당업체 게임들이 국내 게임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선 2014~2015년의 경우, 양사의 국내 매출은 PC방 로열티 및 아이템 수익으로 매년 2조 원 이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약소한 세금 부과로 높은 수익이 콘텐츠 강화 등 경쟁력 강화에 고스란히 쓰였기 때문에 2016년도 이후 두 업체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이 될 정도로 성장했다. 반면 국내 게임사들은 규제의 울타리 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해외 기업들과 경쟁한다. 국내 업체들이 ‘역차별’을 호소하는 배경이다.
 
특히 국내 사업자에 대한 통신제한조치와 영장 집행은 자유롭지만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는 자유롭지 않다. 한 예로 정치권에서는 게임업체의 가장 큰 수익원인 게임 아이템의 가치를 확률로 규제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해외업체들은 현지에서 게임을 개발해 들여오는 만큼, 직접 규제가 어려워 법이 시행되더라도 국내업체만 제약을 받아 매출감소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게임업계에는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10월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했고, 위원장으로 장병규 블루홀 이사회 의장을 위촉했다. 장 위원장이 창업한 게임이자 개발업체 블루홀이 만든 ‘배틀그라운드’의 이 같은 성장세는 ‘역차별’ 논란의 해결의 불씨이자 치열해진 국내 게임시장의 선두 경쟁에 중요 역할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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