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시장 잡아라’ 애견호텔·장례컨설팅·용품 할인

[일요서울|박아름 기자] 반려동물 시장을 둘러싼 유통업계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과 대형 쇼핑몰들은 반려동물 동반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다채로운 행사와 이색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에선 아예 애견 호텔, 병원, 미용실 등이 포함된 전문매장을 마련해 펫팸족(Pet+family)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만큼 반려동물 관련 시장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반려인과 반려동물, 그리고 비(非)반려인이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서는 ‘페티켓’과 업체들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문도 일고 있다.   

지난해 반려동물 인구 1000만 명 돌파…관련 시장 급팽창

대형마트엔 전문매장 자리 잡아…사람과 동반 쇼핑도 가능


지난해 7월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하며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반려동물(Pet)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인 ‘펫코노미’란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7 반려동물 양육 실태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관련해 한 달 평균 20만~50만 원을 지출한다는 반려인이 20.1%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형 쇼핑몰·백화점·마트 등은 ‘펫 동반 서비스’를 대폭 확장하며 ‘천만 반려동물 인구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스타필드’는 반려동물과 동반 쇼핑을 허용하는 대표적인 복합 쇼핑몰로 각광받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은 각각 2016년 9월과 2017년 8월 개장 때부터 반려동물-반려인 동반 출입을 허용해 화제가 됐다. 스타필드는 반려동물 배변봉투와 시설을 갖추는 등 반려동물을 동반한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왔다.

신세계프라퍼티 마케팅팀의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하는 소비자가 일평균 200~3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보안요원이 계속 시찰할 뿐 아니라 환경 담당자들도 실시간 청결활동을 하며 돌발사고 방지 및 위생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운영 기조가 ‘반려동물을 포함한 온 가족이 즐거운 매장을 만들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견’ 백화점도 반려동물 인구 유치 전쟁

금견(禁犬) 구역이었던 백화점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8월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 직속 펫 사업 관련 프로젝트팀을 꾸리고, 반려동물 용품 판매 뿐 아니라 호텔·건강관리·사회화훈련·장례컨설팅 등 전반적인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백화점은 2012년 압구정점 명품관에 프리미엄 애완동물 전문매장 ‘펫 부티크’를 오픈,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돌봄 서비스는 무료로 2시간 이용 가능하며, ‘펫 부티크’는 반려동물들이 쉴 수 있도록 독립된 공간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의 전 지점에서 올해 초부터 반려동물 동반입장을 허용했다. 이동 가방을 이용할 경우로 한하며, 식당가·식품관은 입장이 제한된다.
이밖에 AK플라자와 롯데몰 전 지점도 이동장을 이용할 경우에 한해 반려동물 동반 입장을 허용하고 있으며 이마트는 입점한 몰리스펫샵에서 고객들이 쇼핑하는 동안 반려동물을 맡는다.

온라인 유통업계도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앞으로도 반려동물 카테고리 내 고객 구매 패턴 분석을 기반으로 반려동물 호텔, 택시 등과 같은 이색상품과 서비스의 범주를 확대하고 호텔예약 등의 이용편의성을 강화해 반려동물 시장 공략을 적극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롯데닷컴은 반려동물 전문관인 ‘미미뚜뚜(MIMI TOUTO U)’를 열고 반려동물의 성별과 특성에 따라 전문 MD가 추천 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롯데닷컴은 지난 9월 26일 수의사 상담 코너를 열고 고객이 고민거리를 게시판에 남기면 수의사와 훈련사가 상담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은 지난 8월 자체 브랜드인 ‘탐사’를 출시하고 반려견 배변패드인 ‘탐사패드’를 판매하고 있다. 쿠팡은 목표 판매량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며 관련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GS홈쇼핑이 운영하는 홈쇼핑 채널 GS샵도 지난 4월부터 ‘반려동물 태스크포스’를 꾸려 펫팸족 공략에 나섰다. GS샵은 모바일, 온라인몰 상단에 반려동물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 7월 애견사료 ‘시리우스 윌’방송을 시작으로 TV홈쇼핑에서도 반려동물 카테고리를 신설,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틈새시장 선점

업계는 반려동물용품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단순 애완동물에서 가족이라는 ‘반려’ 의미로 확장하고 반려동물을 위해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더욱이 1인 가구의 증가와 고령사회로 넘어가면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 원, 2015년 1조8000억 원, 2016년 2조3000억 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향후 2020년에는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애견 용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호텔, 미용실, 동물병원, 카페 등의 복합 기능을 갖추며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고 있고 온라인은 가성비 높은 제품과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는 수입 제품을 다루며 틈새시장 선점에 나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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