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치판에 얼굴 내밀면서 인맥 형성특정한 직업없이 고급 승용차 타고다녀최근 ‘양길승 몰카’사건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가운데, 사건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P모(46)여인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P여인은 김 검사의 핵심 정보원 노릇을 하면서, 양 전실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김 검사에게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에 따라 P여인이 무슨 이유로 몰카 제작에 참여했는지 여부가 사건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특정한 직업도 없는 P여인이 어떻게 현직 자치단체장, 검사, 정당 당직자들과 교분을 맺고 현직검사의 정보원 역할까지 맡게 됐는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P여인은 지역 정치권을 비롯해 조폭조직에까지 인맥을 형성하면서 이번 몰카 사건 외에도 청주 지역의 각종 이권 사업 등에서 로비스트로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녀의 활동는 세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미스터리 여인’이라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

P여인의 존재가 처음으로 부각된 사건은 지난 99년 당시 K모 청주 고위관계자 및 L모변호사와 술자리에 동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당시 만취한 K씨가 한밤중에 시장관사를 찾아가 소동을 일으키면서 지역 내에서는 당시 ‘술자리’참석 인사들이 입방아에 올랐던 것이다. 당시 P여인이 청주지역 고위 인사들과 술자리를 자주 갖게 된 이유는 청주시내 아파트 재건축사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재건축조합 고문변호사를 맡고있던 L변호사 등과 어울린 것도 이 때문. 특히 P여인은 아파트 재건축사업으로 또다른 사건에 연루되면서, 지역내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다. 지난 99년 연말 L변호사가 귀가길에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괴한들에게 피습당한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L변호사는 박씨의 BMW 자가용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다 봉변을 당했던 것.이에 따라 P여인과 L변호사, K 고위관계자 등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가 지역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P여인이 이처럼 지역내 유지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사교성이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그는 지역내 유력 정치인인 L전의원의 ‘수양 딸’로 자처하고 다녔고, 모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에 다니는 등 정·관계, 법조계 등 유지급 인사들과 폭넓은 교분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도훈 검사와는 ‘사기’죄로 기소되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검찰안팎에서 나돈다. 지난 98년 L모씨는 P여인에게 사정수사 무마비 명목으로 3억5,000만원을 건네주고 사기당했다며 고소를 제기했으나, 오히려 지난 2000년 12월 무고혐의로 구속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야 했다.

출소한 L씨는 사건 관련자들의 번복된 진술서를 바탕으로 박씨를 다시 위증혐의로 고소했다. 조사를 담당한 경찰측은 ‘기소의견’을 냈으나 검찰은‘혐의없음’으로 종결처리했다. 이후 임씨는 항고, 재항고를 냈으나 모두 기각당했고, 결국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해 지난 2월 ‘검찰의 불기소처분은 부당하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그리고 사건은 청주지검으로 내려왔는데, 당시 담당검사가 김도훈 검사였던 것. 김 검사는 사건 접수 후 3개월여가 지난 6월말 P여인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계기로 P여인은 김 전검사의 충실한 정보원 노릇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 검사는 P여인을 무혐의 처분한 지 나흘이 지난 후 양 전실장 향응 현장을 잡기 위해 몰카를 찍으면서 정보 제공을 부탁했다는 것이 검찰의 수사내용이다. 한편 P여인은 청주지검의 수사과정에서 ‘몰카 개입’혐의 이외에 K나이트클럽 지분권자인 H씨로부터 1억원을 공갈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성>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