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응원단 인기 폭발적 … 가까이 보기위한 자리싸움 치열가는곳마다 악수·사인 요구에 후레쉬 공세 까지 겹쳐 북새통“지하철 방화등 우울했던 대구 다시 활기찾아”우여곡절 끝에 대구를 찾은 북한 미녀응원단. 그녀들의 등장으로 대구는 북녀열풍이 불고 있다. 북녀들은 지난해 아시안 게임에서 부산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 이어 이번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는 남쪽에서 가장 강한 보수성을 띠고 있다는 대구를 녹이고 있다. 정치적인 문제로 예정보다 늦게 대구에 도착했지만, 대학생을 위주로 선발된 이번 북한 미녀응원단은 경기장을 누비며 대구를 축제분위기로 만드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정말 안 오면 어쩌나! 조마조마했어요”, “불참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한숨이 절로 나왔는데, 이렇게 와서 분위기를 띄워주니 아주 기뻐요.” 대구시민들의 북한 미녀응원단에 대한 반응이다.

그러나 지난 18일 북한이 국내 보수단체들이 개최한 ‘건국 55주년 반핵·반김(정일)8·15국민대회’에서 인공기와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를 불태운 것을 문제삼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U)대회에 북측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자 대구는 일시에 얼어붙었다. 당초 북한의 참가를 통해 세계적인 이벤트로 기획했던 대구는 침울함이 도시전체를 에워 쌌던 것. 하지만 19일 노무현 대통령이 ‘인공기소각 유감 표명’을 하고 북이 다시 참가를 결정해 대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대북 굴종 외교’라는 보수진영의 비난과 ‘민족의 화합과 번영을 위한 결정’이라는 진보진영의 의견이 엇갈렸지만, 대구는 북측의 참가결정으로 생기가 넘쳐났다. 북한 응원단 역시 우여곡절 끝에 참가했지만, 20일 도착하자마자 대구의 분위기를 일시에 축제분위기로 만들고 있다.

무뚝뚝하고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를 미모의 북녀 응원단이 살살 녹이고 있는 것. 실제 아리랑 응원단에 참여하고 있는 김모(26)씨는 “보수적인 색체가 강한 도시인 대구에서 대회가 진행되기에 사실 걱정도 있었다”며 “그러나 시민들이 북한 응원단과 선수단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모습을 보면서 그러한 걱정은 일시에 사라졌다”고 전했다. 대구 시민 김해정(45·여)씨도 “북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의 모습을 눈으로 보면서 내 동포, 내 핏줄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구 하계 U대회에 참가한 302명의 북한응원단은 여대생 응원단 150명, 취주악단 117명, 보장성원(안전요원) 35명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150명의 북녀응원단은 김일성종합대학, 평양 음악무용대학, 김형직 사범대학, 사리원 1사범대학 등 여러 대학에서 선발됐다. 대회관계자에 따르면 북측은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 때와는 달리 대학생들의 축제에 걸맞게 대학생들을 위주로 응원단을 구성했다.

그러나 응원단의 인기는 지난해 못지 않다. 21일 북한응원단이 개회식에 입장하는 순간 경찰이 이중삼중의 인간장벽을 만들어 외부의 접근을 차단했지만 수백명의 대구시민들이 북녀들을 보기위해 한꺼번에 몰려들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북한 미녀응원단의 인기는 가는 곳마다 실감할 수 있다. 경기장에서는 북한 응원단의 옆자리는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시민들이 북녀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기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인사를 나누고, 악수를 하고, 사인을 받는 것은 물론 일부 시민들은 기념사진을 찍기위해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눌러대고 북녀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한다. 청소년들도 “언니 너무 예뻐요” “누나, 사진 같이 찍으면 안돼요”라는 둥 응원을 마치고 떠나는 북한 응원단들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진다.

이러한 인기는 북한팀의 경기관람권이 대부분 매진된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북한 응원단이 이번대회 관심도를 높이는데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면서“비교적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실외 경기장을 제외하고는 북한팀의 경기가 있는 경기장표가 대부분 매진됐다”고 전했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도 “북측의 참가가 당초 예상했던 것을 뛰어넘는 기대이상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흥분했다. 이 때문에 대회조직위는 북측응원단에 대한 경호를 보다 철저하게 하며 혹시 모를 불미스러운 사태를 막기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실제 302명의 북한 응원단이 머무는 숙소인 대구은행 연수원의 경비는 국정원과 경찰청에서 선발된 정예요원 70여명이 맡고 있다. 이들은 숙소 5층에서 응원단과 함께 머무르며 밀착 경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병력도 연수원 뒤 야산에 긴급 배치했다.

그러나 군의 경호가 일반인에게 드러날 경우 너무 삼엄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외부에 보이지는 않는다. 또 연수원 외곽에는 철책이 둘러져 있고 5m 간격으로 보안등을 설치했다. 선수촌 109동에 마련된 북한 선수단 숙소 경비는 경찰특공대 30명 등 총 42명으로 구성된 전담 경호팀이 맡고 있다. 또 691명으로 구성된 선수 신변 보호대와 북한 담당 경호팀 38명을 따로 편성해 북한 선수단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이같은 북측에 대한 배려에 대해 일각에서는 “너무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어 자칫 세계적인 축제에 참석한 외국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소홀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위 관계자는 “북한이 참석하지 않았다면 결국 김 빠진 축제로 전락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북측의 참가는 한반도의 화합과 평화에 이바지 할 것이며 이는 곧 세계 평화에도 기여하는 것”이라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우려를 일축했다. 대구 시민 이정희(38·여)씨도 “북한 선수단과 미녀 응원단이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열차 추돌사건 등으로 우울했던 대구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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