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커피에 얽힌 역사 속 재미있는 이야기들
차와 커피에 얽힌 역사 속 재미있는 이야기들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7-12-05 09:47
  • 승인 2017.12.0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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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기경 우리나라에 처음 불교가 들어오면서 차를 마시는 문화도 그 역사를 함께 하였다. 차는 기원전 2500년경 중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 게 일반적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농업의 신’으로 알려진 신농(神農)은 여러 독초를 먹고 중독이 되어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 때 차나무의 잎이 입으로 떨어졌는데 이 잎을 먹고 해독이 되어 정신이 맑아졌고 그 잎을 가져다가 약으로 쓰면서 먹게 된 것이 차의 기원설이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불교와 함께 차를 마시는 음다풍속(飮茶風俗)이 전해지면서 가장 오래되고 사랑받던 음료로 자리 잡게 된다. 차는 각성효과가 있어 승려들의 기도 정진과 늘 함께 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설화로 달마대사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느 날 달마가 면벽정진을 다짐하고 기도 수행 중 천근만근 무거워진 눈꺼풀에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자 눈꺼풀을 모두 잘라 땅에 버렸다고 한다. 그 이후 그 자리에서 눈꺼풀모양의 식물이 자라났는데 달마가 그 잎을 우려서 마시니 정신이 맑아지고 졸음이 달아나 신기하게 생각하였는데 그 잎이 차잎이라는 것이다.
 
달마도를 보면 눈이 부리부리한 사백안의 모습으로 묘사되어있는데 이 설화를 바탕으로 한 모습이다. 차의 기원이 달마의 눈꺼풀일리는 없고 차 잎이 갸름한 눈꺼풀모양으로 생겨서 발생한 설화일 것이다. 이처럼 차는 해독작용과 각성효과로 많은 수도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음료였다.
 
커피 역시 그 기원에 수도승 칼디의 설화가 있으며 아라비아의 이슬람 수도승들이 졸지 않고 밤새워 수행을 하기위해 꼭 필요한 음료로 시작되었다. 천일야화에 ‘결코 잠을 자지 않는 자에게 복이 있을 지어다’라는 구절처럼 깨어있음을 중요하게 여기는 무슬림들에게 커피는 정신을 맑게 해주는 각성효과로 가장 중요한 음료였다.
 
15세기 말 순례자들을 통해 터키, 이집트 페르시아, 북아프리카 등지로 전해진 커피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사랑을 받았다. 부유한 사람들은 좀 더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집안에 커피전용 방을 따로 두기도 하였고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카베 카네스(kaveh kanes) 라고 불리는 커피하우스에 몰려들었다.
 
한때 사람들이 너무 많은 시간을 커피하우스에서 보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통치자들이 커피가 끓어오르는 모습을 빗대어 악마의 음료라 부르며 커피를 마시는 것을 금지 시키고 커피하우스를 폐업 시켰다. 커피를 마시다 발각되면 가죽부대 안에 담겨 바다에 던져지는 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몰래 커피를 마셨고 결국은 금지령을 철회되었다.
 
차에 대한 사랑과 집착에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도 많은데 그 대표적인 사건은 바로 아편전쟁이다. 차는 아시아에서만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영국에서는 우아한 향과 동양의 신비로운 맛에 매료되어 차를 구하기 위해 중국에 많은 은을 지불하였다. 그러나 더 많은 차를 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생산되는 아편을 중국에 풀었고 아편에 중독된 사람들은 아편을 구하기 위해 차와 아편을 교환하게 되면서 아편전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아편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영국은 인도의 다즐링과 아셈지역에 차를 심어 대량으로 생산을 하게 되었다. 영국에서도 커피하우스는 있었으나 예멘의 독점으로 구하기가 어렵고 비쌌던 커피보다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차를 더 선호하게 되었던 배경도 있었다. 영국이 차가 아닌 커피를 선택하였다면 역사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역사적인 사건과 함께한 차와 커피는 공통점이 많은 음료이다. 그럼 차와 커피 중 어느 것이 더 몸에 좋을까? 여기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스페인의 구스타프 3세는 커피와 차 중 어느 것이 더 몸에 이로운지를 실험하기 위해 실험을 한다. 살인을 저질러 사형을 선고받은 쌍둥이 형제에게 감형을 시켜주는 조건으로 한명에게는 차만 마시도록, 다른 한명에게는 커피만 마시도록 하였다.
 
그 결과 차만 마셨던 쪽이 먼저 죽었는데 그 나이가 73세였다고 한다. 이 임상실험을 통해 스페인에서는 커피소비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고 하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이 실험만으로 커피가 차보다 건강에 더 이롭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의 가장 대중적인 음료가 커피라는 사실에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과거 수도승들의 졸음을 쫓아내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묘약 같은 커피는 이제 현대인들의 일터에서 가장 필요한 음료로 자리 잡았다. 어떤 아픈 전쟁이나 금지령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커피 한잔에 감사하면서 말이다. 

이성무 동국대 전산원 교수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