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표적에 공정위도 예의주시…다음 타깃은 어디 ‘불안’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롯데홈쇼핑에서 시작된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 비리 수사가 GS홈쇼핑으로 확대되자 홈쇼핑 업계는 혹여나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압박까지 더해지며 업계 전체가 사면초가에 놓였다. 내년 홈쇼핑 재승인이 임박한 가운데 계속되는 악재에 떨고 있는 홈쇼핑업계를 들여다본다.

롯데홈쇼핑-GS홈쇼핑-홈앤쇼핑 잇달아 수사
내년 홈쇼핑 재승인 임박… “잇단 악재에 신중”

검찰이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영장 재청구를 염두에 두고 보강수사에 나서면서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 비리 수사가 홈쇼핑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최근들어 검찰은 전 전 수석에게 수억 원대 돈을 건넨 혐의로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와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을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 전 수석이 홈쇼핑 운영 관련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대가로 e스포츠협회에 기부금과 후원금을 낸 혐의를 받는다. 2013년부터 올해 5월까지 e스포츠협회장을 지낸 전 전 수석은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었다.

롯데홈쇼핑은 2015년 7월 후원금 3억3000만 원을, GS홈쇼핑은 2013년 12월 1억5000만 원을 각각 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강 전 대표와 허 대표가 각각 e스포츠협회에 돈을 내기 직전 전 전 수석을 만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법상 뇌물을 약속하거나 준 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후원금에 채용비리까지

앞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 혐의로 전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지난달 25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후 전 전 수석의 혐의를 보강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GS홈쇼핑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추가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전 전 수석 기소 시점을 고려해 강 대표와 허 대표도 함께 재판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다만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전 전 수석은 전날 검찰 조사에 앞서 관련 의혹에 대해 “나와 상관없는 일이고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e스포츠 산업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몇 안 되는 분야”라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상식적으로 조언한 것 일뿐”이라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30일엔 경찰이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업체 홈앤쇼핑의 채용 비리 의혹을 포착해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홈앤쇼핑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에 대한 외부 청탁이나 불공정 평가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0월 홈앤쇼핑이 2015년 삼성물산을 신사옥 시공사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낮은 입찰가를 제시한 대림산업을 부당하게 떨어트린 혐의가 포착됐다며 홈앤쇼핑 본사를 압수 수색했다.

압수수색에 ‘당혹’

홈쇼핑 업계는 다음 타깃의 회사가 거론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연말인데도 후원활동조차 최소화할 정도로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내년 재승인을 앞둔 공영과 롯데홈쇼핑은 이번 사태의 불똥이 재승인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영과 롯데홈쇼핑의 사업권 승인 기간은 각각 내년 4월과 5월로, 6개월 전 방송 채널사용사업 승인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기간이 임박한 상황이다.

여기에 공정위는 홈쇼핑업계의 고질적인 갑질 관행을 뜯어고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지난달 29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6개 유통분야 사업자단체와 가진 간담회에서 “TV홈쇼핑 업계를 중심으로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거래를 잇는 중간유통업체(유통벤더)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구체적인 근절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납품업체들의 집단민원이 빗발치면서 더이상 묵과하기 어려운 수준에 달했다는게 공정위측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허가제 사업’이나 다름없어 정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일부 비리 의혹으로 홈쇼핑 업체 전체에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어 어느때보다 사업운영 자체에 어려움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정부가 인가한 TV홈쇼핑 업체는 중소기업 전문 공영ㆍ홈앤쇼핑, 대기업 계열 GSㆍ현대ㆍ롯데ㆍCJㆍNS(하림) 총 7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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