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바퀴가 생명, 손님 찾아 나서라…SNS 마케팅도 적극 활용

- 주된 영업장소인 축제·행사장 입점 여부가 관건
- 독창적 메뉴 개발은 기본…“스테이크ㆍ분식 메뉴는 피해야”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쇠고기 스테이크, 랍스타, 쉬림프 등 레스토랑에서나 볼 법한 메뉴들을 길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푸드트럭. 요즘 이 푸드트럭의 인기가 범상치 않다. 과거 푸드트럭은 불법 노점상 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 2014년 합법화 된 이후 2015년에 정식 등록된 전국 푸드트럭의 대수는 3대였으나 올 3월 기준 448대로 2년 만에 급증했다. 게다가 푸드트럭의 인기에 관련 업종까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푸드트럭 창업 아카데미와 TV 예능 그리고 심지어는 푸드트럭 드라마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실제 잠정휴업 상태인 푸드트럭도 대다수인 가운데, 불황 속 하나의 돌파구가 되고 있는 푸드트럭 성공전략을 알아보았다.
 
 
푸드트럭은 바퀴가 달린 음식점으로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있을 만한 곳을 먼저 찾아가는 영업방식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정해진 장소 이외의 영업은 불법이다. 하지만 서울 여의도나 강남역 등 기존에 알려진 호황 장소는 이미 자리 공간이 마감된 상태다. ‘푸드트럭에 성공하려면 흔히 보부상같이 일해야 한다’고 우스갯 소리한다. 인기 지역에 안주하지 말고 전국을 무대로 사람이 있고, 축제가 열리는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장사해야 한다는 말이다. 겨울에는 푸드트럭 비수기로 여기지만 강원·충청 지역에는 겨울맞이 이색 축제들이 끊임없이 열린다.

이석규 서울신용보증재단 창업지원팀장은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을 잊지 말라”며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축제 및 행사장을 찾아 입점하는 것이 현재로썬 최선이다”고 강권했다.
 
행사 주최 측에 푸드트럭 소개서 보낸다

그렇다면 푸드트럭이 축제 및 행사장에 입점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우선 축제 및 행사장 입점 관계자들에게 푸드트럭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은 서류를 이메일로 보낸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대부분 행사는 대행사가 맡아 진행한다. 대행사와 주최 측의 이메일은 홈페이지 하단을 보면 쉽게 수집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축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입점 신청을 하는 방법이 있다. 이 서비스는 무료가 아닌 유료 서비스로, 검색 창을 통해 이 서비스를 취급하는 여러 곳을 찾을 수 있다. 단 행사 입점 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제공되는 행사·축제에 대한 정보가 확실한지 아닌지를 살펴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로는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것이다. 푸드트럭 사업자들이 운영하는 카페나 밴드에 가입하면 입점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네 번째로는 지자체의 홈페이지에서 푸드트럭 입점 공고를 자주 확인하는 방법이다. 지자체 행사는 입점비에 대한 부담이 적은 만큼 적극 활용한다. 별도 서류 모집과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가점을 얻는 요소를 파악해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푸드트럭이 성공하기 위해선 합법적으로 호황을 누릴 만한 영업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창적인 메뉴 개발과 SNS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매번 판매장소가 유동적으로 변하는 푸드트럭은 길거리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흡인력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흡인력은 디자인이나 독특한 분위기도 좌우하지만, 무엇보다 메뉴 선정에 공을 들여야 한다.

이석규 서울신용보증재단 창업지원팀장은 “이미 알려진 스테이크, 분식(떡볶이, 핫도그, 호떡 등)이나 커피, 솜사탕 같은 음식들은 신선하지 않다”며 “조리시간이랑 조리공간을 감안하다 보면 메뉴가 겹치기 마련이지만 국내에 생소한 세계 지역 음식이나 디저트는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SNS를 활용해 푸드트럭에 대성공을 거둔 인물로는 지난 2008년 창업한 푸드트럭 ‘고기(Kogi) BBQ’로 인기몰이를 한 로이최 대표(셰프)가 유명하다. 최 셰프는 음식과 첨단 IT 기술을 성공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인 인물로 조명 받고 있다.

최 셰프는 2008년 말 트럭을 개조해 만든 이동식 식당 ‘고기 BBQ’에서 김치와 불고기를 멕시코 음식 타코에 접목한 ‘고기 타코’를 통해 미국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움직이는 푸드트럭의 강점을 앞세워 미리 장사할 경로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SNS 발달로 입소문은 더욱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는 12만3000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었고, 사업 초기였던 2009년 초 LA에서는 저녁시간만 되면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푸드트럭의 정차 정보를 확인할 정도였다.

최 셰프는 웰빙 음식을 원하는 수요자와 셰프를 인터넷을 통해 연결, 음식을 배달하는 스타트업 ‘먼처리’(Munchery)에도 투자하며 음식과 IT 기술과의 절묘한 조합을 확대하고 있다. 포브스는 ‘푸드트럭’ 규제에 열을 올리던 LA지역 공무원들까지 시청 앞에 정차한 ‘고기 BBQ’에서 새로운 맛과 분위기에 열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최 셰프의 ‘고기 BBQ’가 푸드트럭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놓는 역할도 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최 셰프는 판매장소가 고정적이지 않은 푸드트럭의 단점을 SNS를 통해 보완함으로써, 무점포 사업인데도 성공적인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했다.
 
최종 목표는 오프라인 매장 개설
 
하지만 미국과는 달리 현재 국내 푸드트럭 시장은 제약이 많아 장기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결국 지금의 제한된 영업망을 가진 푸드트럭은 오프라인 매장 구축을 위한 준비 단계가 돼야 하는 만큼 불필요한 자금을 많이 들이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즉, 무점포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푸드트럭 창업자는 장기적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 자본금이 마련되면 푸드트럭으로 쌓은 노하우와 브랜드 인지도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장하는 시도를 하는 것이 좋다. 현재 대부분 성공한 푸드트럭 사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것을 보더라도, 이러한 오프라인 매장으로의 확장은 제한된 영업망을 가진 국내 시장에서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푸드트럭은 바쁜 현대인뿐만 아니라 어린이, 청소년 등이 이용하는 곳이므로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푸드트럭이 외식사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식품안전과 위생에도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다. 푸드트럭으로 성공을 거둔 OUTLAB 나훈영 대표는 “복장도 믿음을 줄 수 있는 셰프 복장을 갖추는 등 길거리 음식일수록 더 위생적이고 고급스럽게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