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세권', 新부동산 메카로 떠오른다
'몰세권', 新부동산 메카로 떠오른다
  • 박아름 기자
  • 입력 2017-12-15 17:11
  • 승인 2017.12.15 17:11
  • 호수 1233
  • 3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쇼핑몰→집값 상승’ 부동산 법칙 되나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몰(mall)세권’이 부동산 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다. ‘몰세권’은 대형쇼핑몰 인근의 주거지역을 말한다. 광명 이케아가 개장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던 몰세권 효과는 하남, 고양 등에서도 확연히 나타나며 엄연한 부동산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세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대형쇼핑몰이 들어선 후 최근 몇 년 새 20~40%까지 치솟은 것. 몰세권은 특히 형성 초기보다 주거 인프라가 갖춰지며 실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이 커 앞으로도 호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광명·하남·고양, 쇼핑몰 개장 전후 집값 20~40% 상승
‘인프라 형성’ 기대 및 주거 선호도 변화로 수요 높아

 
“분양받을 때만 해도 허허벌판과 다름없었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스타필드 덕분에 인구가 많아지면 인프라도 점차 갖춰지지 않을까요?” 결혼 2년 차인 김경희(34) 씨는 지난해 고양 삼송지구의 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서울에 위치한 직장과 멀어 고민했지만 이곳을 택한 이유는 하나다. 복합 쇼핑몰인 스타필드가 들어서면 상권과 인프라가 형성될 거란 기대 때문이다.

최근 대형쇼핑몰, 대형마트 등을 주거 입지 조건으로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쇼핑몰 들어설 곳은 땅값부터 오른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이를 가리켜 부동산 시장에서는 역세권, 학세권을 잇는 ‘몰세권’이란 말로 통용되고 있다.

몰세권은 당초 미개발 지역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쇼핑몰이 들어서면 차후 교통·편의·문화 시설 등 인프라가 갖춰질 거란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해 부동산 수요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유동인구가 증가하면 상권이 활성화돼 자연스럽게 인프라 확충과 거주인구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을 나타낸다.
 
광명·고양·하남 ‘몰세권’ 효과 ‘톡톡’

몇 년 새 몰세권으로 각광받은 곳은 3곳, 광명·고양·하남이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도 광명은 ‘몰세권’ 효과를 가장 먼저 체감한 지역이다. 광명시에는 2012년 코스트코, 2014년 이케아와 롯데아울렛이 각각 입점했다. 2010년 코스트코 개장 발표 때만 해도 ‘몰세권’의 파급력을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3.3㎡당 평균 1121만 원이었던 광명시 아파트들은 2014년 이케아 개장과 동시에 1201만 원으로 뛰었다. 올해 11월 기준으로는 3.3㎡당 1479만 원까지 달한다. 약 5년 새 29~30% 치솟은 것.

2014년 말 이케아 개장을 기점으로 전후 분양된 아파트들은 매물이 없어 ‘못 팔’ 정도였다는 전언이다. 이후 신규 분양 아파트들도 억대의 웃돈이 붙을 정도로 수요가 급증해 말 그대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실례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9월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 호반베르디옴 전용 84㎡ 분양권이 기존 분양가 4억4000만 원 보다 1억6000만 원 높은 5억9870만 원에 거래됐다. 또 광명역 태영데시앙 전용 84㎡ 분양권도 9000만 원의 웃돈이 붙어 5억8820만 원에 거래됐다.

경기도 하남 역시 몰세권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렸다. 스타필드 1호점이 들어서며 3년 만에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40% 이상 치솟은 것.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집값이 크게 올라 ‘무풍지대’ ‘스타필드 효과’란 말까지 만들어냈다.

부동산11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3.3㎡당 997만 원에 불과했던 하남시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2016년 1399만 원으로 올랐다. 올해는 8월 기준 1484만 원까지 달하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스타필드 효과’를 본 곳은 또 있다. 경기도 고양의 삼송·원흥 지구다. 올해 8월 스타필드에 이어 10월 이케아·롯데아울렛이 잇따라 개장하며 ‘몰세권 어벤져스’를 갖췄다. 더욱이 GTX와 광역버스 노선 확대까지 확정됨에 따라 교통 인프라도 점차 갖춰가는 추세다.

이렇다보니 아파트 매매 가격도 계속해서 상승세다. 서울 내 은평뉴타운을 넘어설 정도다. 스타필드 고양점이 착공한 2015년 2월 동산·삼송동 아파트는 각각 3.3㎡당 1242만 원, 1159만 원대였다. 올 8월에는 각각 1654만 원, 1692만 원까지 급등했다.

남양주 다산신도시는 몰세권의 떠오르는 유망주다. 2019년 이곳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들어설 예정임에 따라 벌써부터 수혜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남양주는 65만 인구를 보유한 주거 기능의 위성도시였지만, 구리 롯데백화점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쇼핑몰이 전무했다. 이에 따라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개장하면 서울 동북부와 경기 북부·동부의 대규모 유동인구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 몰세권 형성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가격 이미 많이 올라… 투자보다 실수요 커

 
몰세권은 학세원, 역세권 등을 선호하는 타 연령층에 비해 20~40대 청년층, 특히 신혼부부의 수요가 크다고 알려진다. 2040세대는 쇼핑·문화·여가를 쉽게 누릴 수 있는 주거 선호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고양시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업자 류모(59)씨는 “중장년층 중에서는 대형쇼핑몰 인근이 시끄럽다며 도리어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많은 반면, 신혼부부 등 젊은 사람들은 대형쇼핑몰이나 백화점 인근을 선호한다”며 “쇼핑몰에 영화관이나 식당 등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류씨는 “이미 과거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도 삼송·원흥 지구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주거 입지가 안정화됨 따라 (투자자보다는)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