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문화관광단지 등 조성 걸림돌, 지주들 지역발전차원 협조 지적

지난해 문경시와 양해각서와 협약을 체결한 SM엔터테인먼트,좌로부터 강제규 감독, 이수만 대표, 신현국시장

“갑자기 땅값이 올라 지주들이 매매도 꺼려 사업 추진이 큰 걱정입니다.”

최근 경북 문경지역의 부동산 값이 크게 오르자 문경으로 유치된 각종 대형 사업체들이 부지 매입에 큰 걱정을 늘어놓고 있다.

문경은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데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지 값이 싸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돼 지난해부터 국군체육부대, 영상문화관광단지, STX 그룹 연수원, 일성콘도, 한국모노레일(주), 서울대학병원 연수원 등이 잇따라 문경으로 이전, 유치됐다.

여기에 올 초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관련 조령산 수로터널과 함께 항구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알려져 문경이 최대 수혜지로 부각되면서 기대 심리로 인한 부동산 가격이 갑작스럽게 폭등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업계와 문경시에 따르면 문경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부터 인상되기 시작해 2∼3년 전보다 약 20%가 올랐다는 게 정설이다.

부동산 관계자와 주민들은 “운하 항구 예정지인 문경은 부동산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매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며 “5년만 땅을 팔지 말고 묶어놓으면 땅값이 크게 오른다고 믿고 있는데 지금 땅을 쉽게 팔겠느냐”는 반응이다.

이 같은 현상은 운하 구간에서 멀어지는 곳에서도 “물길이 열리면 문경 전체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로 마찬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2조원 대의 사업비로 문경영상문화관광단지를 추진중인 (주)SM 엔터테이먼트 측.

문경 영상문화관광단지 조성사업은 SM 엔터테이먼트가 문경시 가은읍, 문경새재, 계획지구 등 360만평 일원에 외자유치 등 총 2조원의 민자사업비로 2017년까지 영상종합산업단지, 스타전용 휴양단지, 영상쇼핑타운, 골프장 등을 꾸며 문경을 우리나라 영상문화의 중심지로 조성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문경시는 이수만씨, 영화감독 강제규, 방송사 PD 출신인 김종학 씨 등 유명 인사들이 참여하는 데다 지역에 대규모 드라마 세트장 등이 있는 만큼 사업이 완료되면 국내 최고 수준의 관광레저타운이 조성돼 지역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M 측은 지난해 문경시에 권역별로 3∼4개 지역에 단계별 최종 후보지를 제시했다.

문경시는 이들 후보지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를 마치고 SM측이 토지매입 등 부지확보를 할 수 있도록 지주들과의 합의를 위해 행정력을 쏟아 왔다.

하지만 올 들어 부지매입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많이 인상된 데다 부지 위치에 대한 이견 때문에 아직 한군데도 매입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올해 착공한다는 계획이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사업 예정부지인 360만 평 중 비교적 싸게 매입할 수 있는 국유지 및 시유지는 60만 평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300만 평이 사유지인데, 3.3㎡(1평)당 5만원이던 논, 밭이 현재 10만 원을 호가하는 실정.

따라서 초기 투자비를 최소화해야 하는 SM측으로서는 사업비의 전면 재수정이 불가피해 가장 심각한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SM 관계자는 “문경시와 사업 협약 체결 후 운하와 관련된 예정부지는 땅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으며 그나마 가격 변동이 미미한 곳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부지선정에 투자비가 많이 들어갈 경우 2차 사업이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M측은 토지 수용이 가능한 정부의 기업도시형태나 대폭 규제를 완화하는 가칭 문화관광단지 지정 등 새로운 형태의 사업추진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문경으로의 유치가 거의 확정단계에 있던 서울의 모 대학 연수원도 당초 예상보다 인상된 부지 매입비 문제 로 지주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유치가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문경시가 인구증가와 지역경기활성화를 위해 기업체, 연수원, 대학, 기관 등의 유치전에 사활을 걸어온 만큼 성과도 화려하게 나타나면서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기대심리가 앞선 부동산 값 인상의 거품 때문에 유치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만큼 유치전략의 일부 재검토와 주민들의 대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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