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 대결 문경출신 전원 탈락(?)

경북에서 한나라당 공천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문경,예천 지역의 공천자는 2배수로 압축된 예천출신인 이한성, 홍성칠 두 법조출신 예비후보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한나라당 공천 2차 심사를 통과한 이한성, 홍성칠 등 2명의 예비후보는 수일 후 확정되는 최종공천자 발표를 앞두고‘잠못 이루는 밤’을 보내게 됐으며 1차심사를 통과해 공천을 장담했던 문경출신 정건수, 차갑진 등 탈락 후보 캠프에서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압축된 2명의 예비후보들은 모두 정치 신인들이어서 당 기여도보다는 당선 가능성, 참신성, 지역화합 적임자 등이 공천결정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사출신으로 오랜 기간 동안 지역주민 접촉에 공을 들여온 이한성 예비후보에 지역화합을 강조하는 판사 출신 홍성칠 예비후보 중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될지, 그리고 탈락 후보들 중 한나라당 후보와 대결하기 위해 누가 무소속 출마를 할지 지역 유권자들의 흥미와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2배수 압축에서 유권자가 2만명 정도 더 많은 문경출신 예비후보들이 모두 탈락한 것을 두고 문경지역 민심의 향배가 큰 관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이한성, 홍성칠 모두 다 예천 출신으로 알고 있는 상당수 문경지역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예천출신들이 국회의원이 돼 왔는데 이번만큼은 한나라당 후보가 아니라도 지역을 대표할만한 무소속 후보자를 추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신영국, 정건수, 차갑진, 고재만, 채희영, 전경수, 강대욱 등 문경지역 공천탈락자들 중 1명을 지역대표주자로 내세워 한나라당 후보와 맞서야 하며 여의치 않으면 제3의 인물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어서 치열한 지역대결 구도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2배수 압축 후보 중 누가 공천을 받느냐에 따라 예상되는 가상시나리오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만약 이한성 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는다면 선거운동 과정 등 평소 대립각을 보여온 예천 출신 김수철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김수철 예비후보측은 평소 이한성 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면 무조건 무소속 출마에 나서겠다고 공언해온 데다 같은 지역 출신 홍성칠 후보가 최종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무소속 공동연대 의사까지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예천에서도 공천결과에 대비해 지역을 대표하는 무소속 출마자 추대 움직임이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공천에 탈락하더라도 완주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홍성칠 후보측은 이 같은 소신을 쉽게 굽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성칠 후보는그동안“문경,예천지역은 자치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간의 불협화음 등이 원인이 돼 선거를 치룰 때마다 민심이 분열, 지역 발전의 큰 걸림돌이 돼 왔다“며“이번 선거는 민심이 분열되지 않고 화합을 이뤄야 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부 예천유권자들은“이한성 후보가 예천에서 초·중학교를 졸업해 그동안 군민들 대다수가 지역 출신인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이번 공천 신청 서류에 고향을 자신이 태어났던 문경으로 기재한 것으로 밝혀져 이 후보를 진정한 예천대표 주자로 볼수 없다”는 여론도 일고 있어 문경, 예천 두 지역 다 연고가 있는 이 후보의 특수성이 선거전략상 장점이 될지 악재로 작용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벌써 양 지역 일부 주민들은 한나라당의 후보공천 결과를 예의주시하며“일단 우리지역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표심을 표출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후보들의 출신지를 가지고 지역 대결을 벌인다는 자체가 구시대적 발상”이며“문경은 물론 예천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신망과 소신을 갖춘 인물을 선택하는 지역 유권자의 성숙된 의식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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