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 등 대책 필요

한나라당의 영남권 공천심사결과가 주초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인근 지자체가 한선거구로 묶인 경북지역 일부 선거구의 경우 출신지역간의 반목과 갈등이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 선거구획정 등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공천결과 발표가 임박해오면서 후보자들이 스스로 지역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 차원의 자정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여기에다 공천결과를 둘러싸고 후보자는 물론 운동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결과에 승복하는 정치문화 확산을 위한 사회전반에 걸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북지역내 가장 대표적인 반목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지역은 문경·예천군 선거구. 이밖에도 영양·영덕·봉화·울진선거구, 군위·의성·청송군 선거구도 잘못된 선거구 획정 등이 논란이 되면서 지역 간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지역이다.

문경·예천 선거구는 한나라당 공천심사결과 유권자가 2만명 정도 더 많은 문경출신 예비후보가 2배수 압축과정에서 모두 탈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경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상당수 문경지역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예천 출신들이 국회의원이 돼 왔는데 이번만큼은 한나라당 후보가 아니라도 지역을 대표할만한 무소속 후보자를 추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지역대결구도가 불가피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영국, 정건수, 차갑진, 고재만, 채희영, 전경수, 강대욱 등 문경지역 공천탈락자들 중 1명을 지역대표주자로 내세워 한나라당 후보와 맞서거나 여의치 않으면 제3의 인물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단 우리 지역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표심을 표출하면서도 “후보들의 출신지를 놓고 지역 대결을 벌인다는 자체가 구시대적 발상으로 문경은 물론 예천 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신망과 소신을 갖춘 인물을 선택하는 지역 유권자의 성숙된 의식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다.

영양·영덕·봉화·울진군 선거구도 영덕과 울진군 지역민 간에 ‘내 지역출신 후보자가 돼야 한다’는 논리가 강해 선거 때마다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이 선거구의 경우 울진군 출신의 윤영대 예비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하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역 대결구도 양상으로 몰고 가고 있다.

경북지역의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출신지역별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선거구는 생활권은 물론 역사적, 문화적으로 이질감을 보이고 있는 지역으로 선거구 획정이 잘못된 만큼 재획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천에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승복 거부 정치문화는 정치후진국이라는 불명예로서 정정당당한 정치문화를 만들기 위한 정치권 차원의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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