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수사부터 갑질 논란까지…‘다사다난’

<뉴시스>
2017년 재계는 그 어느때보다도 정신없는 한 해를 보냈다. 최순실 국정농단 혐의로 총수들이 대거 검찰포토라인에 서는일부터 갑질논란으로 구속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총수일가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많았다.

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가 하면 가상화폐와 8.2부동산 정책변경으로 훈풍을 예고하기도 했다. 일요서울은 올해 재계에서 일어났던 일들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5대 뉴스를 선정,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1. 최순실게이트

2017년 최고의 키워드는 단연 ‘최순실’이 꼽힌다. ‘청담동 아줌마가 vip를 움직인다’는 다소 허황된 이야기의 시작이 불과 몇 달 후 실존인물로 밝혀졌고 그 여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대기업 총수들을 포토라인 앞에 서게 하는 기상천외한 일이 됐다.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사건은 지난해 10월 불거졌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정에서 출연금을 냈던 대기업들은 줄줄이 검찰 조사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관련 임원은 물론 주요기업 총수들도 예외는 없었다. 이 과정에서 삼성과 현대차, SK 등 주요 대기업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특별검사팀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총수 공백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재계 입장에서 ‘총수공백’이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만큼 우려스러운 부분은 없기 때문이다.

2. “성추행, 치킨 가격, 갑질”

서민 창업의 대표주자 격인 프랜차이즈 업체의 대표들이 ‘갑질’과 ‘성추행’ 등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치킨값 인상 논란도 이어졌다.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츠킨 회장은 20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은 가맹점에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의 치즈를 강매하고 탈퇴한 점주들의 가게 인근에 새 점포를 내서 영업을 방해하는 ‘보복 출점’, 광고비 떠넘기기, 고액의 간판 교체 등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호식 회장과 정우현 회장은 논란 이후 모두 사퇴했지만 소비자들이 불매 운동에 나서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인 가맹점주들이 떠안아야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BBQ는 올 상반기 총 2차례에 걸쳐 치킨 값을 인상했다가 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했다. BHC치킨은 가격 논란 이후 대표 제품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또봉이통닭은 치킨 가격을 10% 인하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KFC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8% 인상한 뒤 이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3. 사드 보복 후폭풍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올 초 본격화되면서 이후 항공업계와 여행, 자동차업계는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당국은 지난 1월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전세기 운항 신청을 거부했으며 중국 국민들의 한국 단체 관광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로 인한 피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가 더 심각했다. 자동차 업계도 사드 보복에 시달렸다. 현대차는 중국 수출 부진으로 인해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이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방문, 사드 보복 철회의 공식화를 이끌어 내 사드 이슈는 사그라드는 형국이다.

4. 정부규제와 부동산 정책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도 뜨거운 논란거리였다. 정부는 6.19 부동산 대책으로 과열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규제를 내놨다. 또 8월 2일 추가 대책을 발표하면서 투기족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또 가상화폐 가격이 금값을 넘어가면서 일반 투자자까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지난 5월 기준 가상화폐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배, 가격은 4.5배 증가한 반면 해킹 등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대두됐다.

5. ‘젊은 피’ 50대 CEO, 세대교체 바람

그렇다고 재계가 웅크리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50대 CEO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는 등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신성장동력 발굴과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올라타기 위한 본격적인 채비를 갖췄다. 2018년에 기대되는 인물 중 으뜸은 지난 10월 30일 전역한 최민정 중위다. 그는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둘째 딸이다. 할아버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최 중위는 ‘재벌가 딸’의 군 자원 입대라는 전례 없는 행보를 보였던 만큼 전역 후 그룹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신선한’ 행보를 보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맏딸 이경후 상무도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계열사 지배구조 재편의 중심에 서면서 승계 재원을 마련했고, 고속 임원 승진을 통해 경영 참여 무게감도 높여 나가고 있다.

이 외에도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장남 구동휘(35) LS산전 이사가 상무로,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 구본혁(40) LS니꼬동제련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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