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무너져내리는 것 막고 싶다” 

자유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요즘 자유한국당 최고 화제의 인물은 류여해 최고위원이다. 인물난에 시달리던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얼굴이기도 했다. ‘친홍’ 인사로 알려지면서 당내에서 승승장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17일 발표된 당무 감사결과에서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에 오르며 시련을 맞고 있다. 결국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도 등졌다. 류 최고위원은 당무 감사를 “친홍일색 사당화”라고 비판했고 “신임 당협위원장들을 쉽게 내치는 것은 토사구팽이자 후안무치이며 배은망덕”이라고도 주장했다. 이후 류 최고위원과 홍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류 전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일요서울은 보수의 새 얼굴로 주목받는 류여해 최고위원에 대해 알아봤다.

7·3 전당대회서 2등으로 최고위원 당선
한국당 팟캐스트 ‘적반하장’ 진행자로 활동


류여해 최고위원은 경남 진해 출신으로 건국대 법대를 졸업했다. 이후 독일 예나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수원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 건 지난해 12월이다. 당시 류 최고위원은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윤리위원으로 활동했다. 정식 입당은 올해 초인 것으로 알려진다. 당에서는 수석부대변인을 맡은 적도 있다. 이 밖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19대 대통령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맡았다.  

본격적인 정치활동은 최고위원에 당선되고 나서부터 시작했다. 지난 7월 열린 7.3 전당대회에서는 입당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2등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최고위원에 당선된 배경에는 한국당 팟캐스트 ‘적반하장’의 진행자로 활동하며 당원들에게 이름을 알린 경력의 도움도 컸다.  

류 최고위원은 경선 과정에서 하이힐을 벗고 맨발 투혼을 펼쳤다. 또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등 독특한 연설을 해 당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톡톡 튀는 언행들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고 보수의 아이콘으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거침없는 언행으로
보수의 아이콘으로 등극


류여해 최고위원은 말을 아끼지 않는다. 그만큼 표현에 솔직하다. 직설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 만큼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7월 4일 류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을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류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나올 때마다 얼굴 사진을 찍고 (과거 사진과) 비교를 하는 것은 인권적으로 분명히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문제는 법치고, 법치가 무너지면 안 된다”며 “지금 이 부분을 지켜내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언젠가 무너진 법치 때문에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인권이라는 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류 최고위원은 아울러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같은 경우에도 ‘전과 후’ 사진이 언론에 나오는 것은 분명히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게 보여줄 의무라고 하면 인권은 누구에게는 이렇다, 누구에게는 이렇다 잣대가 평등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게 바로 역차별”이라고 강조했다.

친박 인사들조차 몸을 사리며 박 전 대통령을 위해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류 최고위원의 발언은 거침이 없었다. 

류 최고위원은 정부와 각을 세우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8월 17일 류 최고위원은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100점 만점 중 20점도 채 되지 않는다며 혹평했다. 

당시 류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국민 지지율이 79% 이런데 저는 사실 좀 이상한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 “저도 국민이고 제 주변도 다 국민인데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에겐 왜 설문조사가 한 번도 오지 않았을까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된다”며 “아무튼 저는 20점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류 최고위원은 “잘한 걸 꼽는다면 아무래도 소통인데 단서 조항이 있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은 정말 100점”이라며 “하지만 제일 못하고 있는 것도 소통이다. 나를 뽑지 않았던 59%도 국민인데 이들에 대한 눈높이는 아직 못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류 최고위원은 “정치란 것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사랑하는 것인데 어느 한쪽 국민들은 불편해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며 “어떤 경우라도 대통령이 국민과 싸우는 것은 옳지 않은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슈 몰고 다니며 
인기 몰이


류여해 최고위원은 정치적인 현안 외에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발언도 적극적이었다. 보수 정치인들이 청와대나 여권 정치인들에게 각종 이슈 선점 기회를 빼앗기고 있는 상황에서 류 최고위원의 활약은 단연 눈에 띈다. 자연스레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으로 소년법 폐지 주장이 나올 때도 “공론화 없이 화가 난다 해서 바로 폐지를 얘기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신중론을 폈다. 

류 최고위원은 9월 7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같이 밝힌 뒤 “개정에 대한 논의가 철저히 있어야지, 간단하게 폐지라 해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18대 (국회) 때부터 시작해서 계속해서 소년법이 몇 번씩 언급됐지만, 항상 포퓰리즘 식이었다”며 “소년법 같은 경우 형법이라든지 다른 특별법에 비해 관심도가 낮고 관심이 한 번 끓어 올랐다가 사라진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형법 9조에 ‘형사 미성년자’가 살아있기 때문에 특별법 하나만 고치면 될 거라는 기본적인 생각이 잘못됐다”며 “형법상에서부터 문제 제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 최고위원은 “법정형이 정해진 것보다 양형을 통해서 감형되는 사례가 굉장히 많다”며 “우리나라에서 살인이라든지 잔혹 범죄에 대해 응당한 양형을 주고 있는지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나이부터 시작해서 촉법소년이나 우범소년 등에 대한 개념 정리, 보호관찰 문제, 1호 처분부터 10호 처분까지의 내용 등 모든 부분에서 전면 개정해야 한다”며 “청소년인데 아주 중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예외규정 개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포항 지진 관련 발언
구설수 오르기도


류여해 최고위원은 트레이드마크가 된 거침없는 발언으로 화를 자초하기도 했다. 여의도에서는 말 한마디의 무게와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하지만 정치 신인인 류 최고위원은 이를 간과해 혹독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포항 지진 발생 후인 지난 11월 17일 류 최고위원은 “포항 지진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하늘의 준엄한 경고”라고 주장했다.

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천심이라는 지적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류 최고위원의 이같은 주장은 검찰의 야권에 대한 ‘사정 광풍’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자고 일어나면 신문 보기가 불안하다. 어제, 오늘 우리 동지가 한 명씩 사라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며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하더니 실제 보수 궤멸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게 아닌가 우려 된다”고 말했다.

류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내일 또다시 누가 불귀의 객이 될지 걱정해야 하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라며 “내일 신문 보기가 또 두렵다”고 덧붙였다. 

류 최고위원의 이같은 발언은 언론 등에 대대적으로 보도 되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류 최고위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최고위원 발언을 왜곡해 정치적으로 악용하거나 저를 비난하는 분들이 많다”며 왜곡 보도한 언론사들에 대해 엄중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들이 결국 류 최고위원 정치 행보의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 

“홍 발정제, 영감탱이”
홍준표와 맞짱


현재 류여해 최고위원은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에 오른 데 이어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윤리위원회는 26일 회의를 개최해 류 최고위원에게 소명 기회를 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류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와 각을 세우며 전면전에 나선 모양새다. 류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서을 통해 “홍 발정제, 영감탱이 등의 발언으로 대선 때 우리 당 지지율을 떨어트리고 당대표가 돼서도 저와 비교도 되지 않는 막말들로 당의 품격을 훼손시킨 홍 대표야 말로 윤리위에 가야 한다는 당원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가 윤리위를 개최해 제게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를 하려는 목적은 간단하다”며 “공정하지 않은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문제를 홍 대표의 뜻대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제가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저를 목요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 출석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홍 대표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 당직자의 말”이라며 “주막집 주모의 푸념같은 것을 듣고 있을 시간이 없다”며 류 최고위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홍 대표는 “탄핵과 대선 패배의 상처를 깨끗하게 씻어내고 철저한 반성과 내부 혁신으로 내년부터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새롭게 시작한다”며 “구각은 걷어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전국의 인재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류 최고위원과 홍 대표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류 최고위원은 22일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 결국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경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는 당무감사 탈락자들의 재심신청을 검토하고 확정하는 것으로, 당헌당규에 따라 관련자인 류 최고위원은 참석할 수 없다.

류 최고위원은 10여 분간 실랑이를 벌이며 회의실 진입을 시도했지만 홍문표 사무총장과 당직자들이 막아서는 바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류 최고위원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를 예로 들며 “저는 한국당이 이번 참사처럼 무너져 내려가는 것을 막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당이)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운영되는 게 한국당이라면 공산당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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