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다보면 종종 듣는 얘기가 있다. “보톡스를 오랫동안 맞으면 얼굴이 붓지 않나요? 필러 맞은 데가 오래 되면 흘러내리지 않은가요?” 이런 궁금증을 환자들은 주로 갖는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걱정일 수 있다. 지금은 드물지만 예전에 성형이나 시술로 어색해진 얼굴로 티비에 나온 연예인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을 것이다. 그것이 자신의 일로 되었을 때의 공포감은 클 수밖에 없다. 

보톡스는 설명이 간단하다. 장기적으로 사용했을 때 아직은 큰 문제점이 보고되지 않았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장기 시술로 인한 문제는 아직 겪어보지 못했다. 보톡스 내성이 발생하여 보톡스의 효과가 없어지는 문제는 생길 수 있지만 몸에 해로운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정도다.  

필러는 종류가 다양하기에 부작용도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흘러내린다는 점은 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러의 이동은 아주 제한적으로 일어난다. 팔자 필러를 과하게 하고 웃었을 경우, 매부리코의 교정등이다. 중력에 의해 아래로 이동하는 것을 제일 걱정하지만 흔히 발생하는 일은 아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가장 먼저 나이가 들수록 얼굴이 처지게 되므로 어떤 위치에 넣었던 필러는 피부가 처지면서 같이 내려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오래가는 필러가 무조건 좋은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지방 피부 근육이 감소하고 뼈의 볼륨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최근 10여 년 전에 아랫입술에 야매 시술을 받은 40대 중반의 두 명의 여성 환자가 있었다. 잘못된 시술로 아랫입술에 넣었던 무엇인가가 여전히 남아있어 아랫입술만 비죽 내밀고 있는 형상이 되고 말았다. 나이가 들수록 입 주변의 구조는 변한다. 치아가 점점 짧아져 오리입 같았던 입술의 느낌이 점점 오무라 드는 느낌이 나고 입술의 두께가 얇아지는 것이 노화의 자연스런 과정이다. 그런데 이 경우는 이동하지 않았어도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히알루론산 필러를 녹이는 약물에도 잘 반응하지 않아 간접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였다. 

오래 간다는 필러들은 부작용을 걱정해야 한다. 필러가 이상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걱정될 수 있겠지만, 처음 위치 그대로 있는 것도 큰 문제가 된다. 필러 시술을 할 때 자주 듣는 말이 “한 번 하면 계속 해야 되는가”라는 의구심이 가장 먼저 든다. 긍정적인 측면은 조금씩 줄어들지만 그만큼 다시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리고 같은 부위에 여러 번 하다 보면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다.  

오래간다는 필러들은 주로 볼 같은 경우를 권하기도 한다. 또한 스컬트라 같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모양이 얼마나 올라올지 운에 맡기는 시술들은 어찌보면 더하든, 부족하든 티가 덜 나는 곳이라  의사로서 약간은 안심할 수 있어 볼에 주로 하게 된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히알루론산 필러도 볼은 오래간다는 점이다. 압력이 가해지지 않는 부드러운 위치인 볼·입술·애교살·눈 주변 등은 유지가 아주 잘 되는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히알루론산 필러의 이동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 외의 필러는 장기적으로 아직까지는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 아름다워지는 것보다 더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자연스런 아름다움은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인상이기 때문이다.

<라렌 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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