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유승민 손잡고 박지원.정동영.천정배 ‘갈라치기’
안철수-유승민 손잡고 박지원.정동영.천정배 ‘갈라치기’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8-01-12 15:36
  • 승인 2018.01.12 15:36
  • 호수 1237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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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통합 선언을 한다. 양당 모두 통합을 두고 극심한 내홍과 갈등을 빚은 만큼 통합 선언으로 전열을 재정비해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통합 과정에서 다소 느긋한 모습을 보였던 유승민 대표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세연 의원 등이 추가 탈당하면서 통합열차에 본격적으로 몸을 실었다. 통합선언을 한 만큼 당장 국민의당의 내홍은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대표적인 통합 반대파인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3인방에 대한 ‘갈라치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통합 선언’ 후폭풍
- 야권, 호남 중진 3인방 “한식에 죽나 청명에 죽나 차이”

 
지지부진하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이 ‘신당 창당 후 통합’이라는 구체적인 통합로드맵과 함께 통합 선언을 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바른정당의 유승민 대표의 경우 “아직 국민의당과 통합에 대한 최종 결심이 서지 않았다”고 여유를 부렸지만 당내 추가 탈당 사태가 발생하면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안철수-유승민,
‘박·정·천 내치기’ 본격 돌입
 

일단 바른정당 이학재 의원이 탈당 대신 잔류 선언을 하면서 유 대표는 의석수 두 자릿수(10석)를 유지하면서 체면이 서게 됐다. 더 이상 추가 탈당이 없을 것이란 게 당내외 관측이다. 한숨을 돌린 유 대표는 양당 통합에 가장 강하게 반대해 온 ‘박·정·천’(박지원·정동영·천정배)과 안철수계와 ‘갈라치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유 대표는 이미 지난 1월 3일 이례적으로 박지원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전날 방송사에 출연해 “유 대표는 대통령 선거에서 10%도 못 받아가지고 선거비용 보전을 못 했다”며 “통합을 하면 이걸 국민의당이 껴안아야 된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공개사과가 없으면 다음 조치를 취하겠다”며 “이런 거짓말, 허위사실로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야말로 한국 정치에서 반드시 청산돼야 할 구악”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에 박 의원은 다음 날인 4일 공개 사과를 하면서 “고소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박 의원이 천정배, 정동영 의원과 함께 양당 통합 반대파의 대표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유 대표의 공개 비난과 사과 요구는 심상찮게 받아들여졌다. 유 대표는 지난 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치에서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체성”이라며 “통합신당이 성공하려면 시너지 효과가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 정치를 하는 이유·철학·가치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DJ 정부가 추진했던 ‘햇볕정책’에 대한 바른정당내 부정적인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자 박·정·천의 신당 합류에 대해 못마땅한 당내 기류를 간접적으로 밝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은 대규모 분당사태를 맞을 공산이 높아졌다. 통합반대파인 ‘국민의당 지키기운동본부’는 회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가칭’ 개혁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운동본부 대표를 맡고 있는 조배숙 의원을 비롯해 김종회.박주현·박준영·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상돈·장정숙·정동영·최경환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천정배 의원의 이름은 없지만 사실상 이들과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3인방은 안 대표 흔들기 선봉에 선 만큼 앞장서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안 대표를 겨냥해 “유신 쿠데타적 발상”, “도(망친)철수”, “박정희식 골목 독재”라고 맹공을 퍼부은 바 있다. 특히 박 의원은 1월11일에도 “안철수 대표는 박정희, 전두환의 길을 가고 있다”고 공격했다. 나아가 박 의원은 “유승민 대표는 통합으로 성공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잃고 있는 것은 안철수 대표”라고 꼬집었다.
 
안, 손학규·김한길 연쇄 접촉
‘통합동력’ 살리기

 
반면 안 전 대표는 전당원투표 이후 당내 중립-범반대파 의원들에 대한 접촉 의사를 밝히면서도 ‘박·정·천’은 접촉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박 의원은 “안 대표가 12일 당무위를 개최해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준비한다는 데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다 전 대표인데 나를 당무위원을 안 시켜주더라, 안철수파가 아니라고”라며 “심지어 전대를 소집하기 위해서 대표 당원들을 조정한다고 한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대신 안 대표는 당내 중진이자 통합에 긍정적인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을 접촉하면서 통합 동력 살리기에 팔을 걷어부쳤다. 안 대표는 1월9일 손 상임고문과 김 전 대표를 차례로 만나 통합 전면에 나설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손 상임고문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이 통합 대열에 합류해 향후 통합신당의 공동 대표 등 지도부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표와 손 상임고문의 생각은 비슷하다”며 “통합 쪽으로 기울었다.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손 상임고문은 앞서 통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전 대표의 경우 미국에서 귀국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 과정에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대표적 김한길계인 김관영 사무총장을 통해 통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 사무총장은 1월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통합 반대파들이 전당대회에서 투표를 하고, 찬반토론을 통해 의사 표출을 해야 한다”며 “통합에 반대하는 분들이 전당대회가 무산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실제로 탈당해 신당에 합류할 생각을 하지 않는 의원들도 있다”고 반대파를 압박했다.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 막판 신경전 ‘치열’
 

반면 찬성파의 조직적인 통합 움직임에 맞서 반대파 역시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는 ‘4당 체제’와 ‘희망’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를 자신들이 추진하는 ‘개혁신당’의 로고로 선정한 데 이어 국회에서 원외 위원장 워크숍을 여는 등 보폭을 넓히며 통합파를 압박하고 있다. 또한 12일에는 김대중 컨벤션 센터를 방문해 ‘DJ 정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지원 의원은 이 자리에서 “햇볕정책을 발전시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념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당대회 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찬성파 측에서는 “전대에 앞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표 당원의 명단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통합 반대파 견제에 나섰다. 반대파 측에서는 “의결정족수를 채울 자신이 없다 보니 최대한 ‘모수’를 줄여서 전대 성립 요건을 충족시키겠다는 꼼수”라며 “현대 대표 당원 명단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