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문재인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참석을 이끌면서 남북관계가 화해 무드로 돌아서고 있다. 남한과 북한은 고위급 회담을 갖고 남북관계가 2년여 만에 해빙무드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역시 북미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3~4월에 개최 예정인 한미연합훈련도 연기하면서 측면 지원에 나섰다. 남북관계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도 70%대로 다시 올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오는 6.13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에게 호재로 보수 야당에게는 악재로 작용하는 게 아닌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 文 정부 ‘평화올림픽’ 남북 화해 무드, 지지율 고공행진 호재
- 역대 선거 ‘북풍’ 여야 희비쌍곡선 2018 지방선거 파급력은...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신년사에서 “2018년은 한반도 평화의 원년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1월10일 청와대세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장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으로 국민의 삶이 평화롭고 안정돼야 한다”며 “임기 중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공하게 하는 것이 제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남북고위급 회담 관련해 문 대통령은 “꽉 막혀 있던 남북 대화가 복원됐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합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평창올림픽을 통한 평화 분위기 조성을 지지했고 한미연합훈련 연기도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평화정착을 위해 북한과 더 많은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내겠다”며 “한반도에 평화의 촛불을 켜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
‘2018 평화 원년으로’ 자신감


남북 간 ‘해빙’ 무드가 조성되면서 당장 여권의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호재를 만났다고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보수 정당에서는 문 대통령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안보 문제를 지방선거에서 본격적으로 제기할 태세였다. 지방선거 직전 북한에서 핵·미사일 추가도발에 나서 ‘북풍’이 조성될 경우 야권에서는 대형 호재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석하고 남북 대화가 재개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게다가 미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대화에 힘을 실어주고 북미간 대화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문재인 정부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미국이 선제타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던 한미연합 군사훈련도 연기되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서는 발판이 됐다.

당초 국방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이 군사행동에 나서는 시점으로 올해 3~4월에 개최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 시기를 주목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한미연합훈련 기간중에 스텔스기에 공포탄이 아닌 실탄을 장착해 한밤중에 공격하는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문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 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수용하면서 숨통이 틔게 됐다.

한미연합훈련의 경우 키리졸브 훈련과 폴이글(독수리 훈련)으로 나뉘어 있다. 키리졸브 훈련은 전시상황을 대비해 치러지는 2주간의 컴퓨터 가상훈련으로 2017년에는 3월13일부터 24일까지 열렸다.

반면 독수리 훈련은 한미군 예화의 육·해·공군이 움직이는 실제 훈련으로 3월31일부터 4월30일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이 2월9일부터 25일까지 열리고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은 3월9일부터 18일까지 개최되면서 한미연합훈련은 4월 이후로 잠정 연기된 상황이다.

북한이 추가도발을 하지 않고 북핵 개발이 동결되거나 핵포기선언을 할 경우 한미연합훈련은 형식적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남북관계가 호전되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1월2일~3일 전국 성인 100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한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전주 대비 3.6%P 오른 72.1%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6.13 지방선거에서 북풍이 대형악재로 부상할 것으로 우려했던 여권은 기세가 등등하다. 반면 야권은 남북대화가 재개되는 것에을 환영하면서도 북풍 재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석호 정보위원장은 1월10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북핵이 완성 단계에 들어가 있다. 올림픽이 끝나면 북한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알 수 없다”며 “북한은 지금 자금줄이 막혀 있다. 북핵은 완성 단계이고 자금줄은 막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화해 제스처를 써서 대화 사인을 줬다. 그렇다고 문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바로 응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강 위원장은 “시간을 늦추더라도 북핵에 대해서 최소한 보류를 시키든 핵 포기 선언을 받아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지 북핵을 인정하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출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완성을 6월로 보고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을 핵개발을 완성하기 위한 시간 벌기 아니냐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나아가 한국당에서는 이를 잘 알고 있는 미국이 북핵 개발전 평양 정밀타격을 가할 수밖에 없고 군사행동 시기를 두 달전인 4월 한미연합훈련 기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북핵 미사일에 대한 소형화·경령화·표준화에 성공해 핵을 보유할 경우 미 본토를 직접 공격을 가하지 못하더라도 핵미사일을 IS 등 테러집단의 손으로 넘어갈 경우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이에 한국당 한 관계자는 “핵 문제에 대한 본질인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제재->대화->도발’의 악순환을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북한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고 북핵 문제에 대한 해결이 전제되지 않는 이상 남북회담을 갖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북풍이 지방선거에 여당에게 훈풍이 될지 삭풍이 될지는 5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고 역대 선거에서도 북풍이 여당에게 유리하게만 흘러가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KAL기 폭파·간첩사건 野 불리
총풍 사건 與 불리


역대 선거전 터진 대표적인 북풍은 1987년 대선 직전에 발생한 KAL기 폭파사건을 들 수 있다. 선거일 18일 전인 11월 29일 북한 대남공작원 김현희가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시켜 승객 115명이 사망한 ‘KAL기 폭파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대선 후보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무엇보다 유권자들의 불안 심리를 크게 자극했다“고 회고했다.

결정타는 투표일 바로 하루 전날인 12월 5일 터졌다. 김현희가 바레인 공항에서 체포돼 한국에 끌려온 장면이 브라운관을 통해 전파된 것이다. 노태우 전 후보는 자신에게 전적으로 유리해진 국면을 이용해 색깔 공세를 시작하며 결국 대통령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1992년 대선 당시에는 대규모 ‘간첩’ 사건이 터졌다. 안기부발 ‘중부지역당 사건’이다. 당시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는 10월 6일 ‘남한 조선노동당’ 가담자로 적발된 95명을 간첩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이들 중 62명이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소속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대중 평화민주당 대선 후보의 비서가 연루돼 있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김대중 후보에게 덧씌워졌던 ‘레드 콤플렉스’가 다시금 부활했다. 그 해 대선의 승리는 3당 합당을 통해 여당 총재가 된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의 차지가 됐다.

하지만 97년 대선부터는 양상이 달라졌다. 외환위기 직후 벌어진 대선에서 북풍이 불었다. 이른바 ‘총풍 사건’이다. 당시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오모씨 등 3명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측 아세아태평양 평화위원회 박충 참사를 만나 판문점에서 총격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이회창 후보가 사전에 알고 있었거나 지시했는지 여부가 선거 기간 내내 쟁점으로 다뤄졌다. 그러나 대선 결과는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탈북자 기획입국 사건이 터졌다. 2016년 4월 7일 통일부는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 중이던 지배인과 종업원 등 13명이 집단 귀순했다“고 발표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6일 앞둔 시점이었다. 통일부는 이들의 언론 접촉까지 막아 ‘기획입국설’을 부추겼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기획입국설의 진위 여부를 밝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그러나 당시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참패했다.

5월 9일 치러지는 대선의 북풍도 마찬가지 결과를 낳았다. 북한이 중시하는 기념일인 태양절(김일성생일) 4월 15일,과 조선인민국 창건일인 4월25일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태양절에 북한은 김일성광장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포함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열병식) 개최하고 우려했던 도발은 없었다. 조선인민군 창건일에는 조선인민군 창건 85주년을 맞아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대신 역대 최대 규모의 화력 훈련 실시로 대신했다.

2018 평창 발 북풍
집권여당 독될까 약될까


오히려 남한 내 사드 배치 문제로 북풍이 세게 불었다. 조기 대선을 맞이해 사드 북풍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한반도 전쟁위기설이 나왔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바람으로 북풍은 미풍에 그치며 문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로 끝이 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과거 남북 정상회담 직후 치러진 선거에서도 집권 여당이 선거에서 패하기도 했었다”며 “오히려 보수층의 결집을 불러 지방선거에 반대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전국3단위 선거 때마다 불거진 북풍 변수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야권은 경계의 눈초리를 완전히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자들의 결집 현상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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