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키마쿠라를 판매하는 한 온라인 사이트 캡쳐 화면.
최근 아이돌 걸그룹 ‘여자친구’를 모델로 한 상품이 여론의 반발로 출시 중단 사태를 맞은 가운데, ‘성 상품화’ 논란이 되고 있는 ‘다키마쿠라’가 온라인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누구나 쉽게 가입해 상품을 주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상품도 판매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다키마쿠라는 사람의 키와 비슷한 크기로 제작한 대형 베개로, 일반 베개와 달리 품에 안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보통 쿠션 커버에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경우가 많다. 다키마쿠라 중에는 다소 불순한 의도로 제작된 제품이 있는데, 캐릭터의 옷을 한 꺼풀 벗겨 놓은 이미지로 ‘남심(男心)’을 자극하는 게 그것이다.

논란을 일으킨 다키마쿠라가 바로 이런 종류의 베개인데, 온라인 상에서 이른바 ‘잠자리 파트너’로 불린다. 이런 다키마쿠라는 상당히 선정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다. 구매자가 이를 끌어안고 자거나 성적인 욕구를 해소하기도 한다. 실제 일부 다키마쿠라는 성인용품 사이트에서 판매된다.

문제의 다키마쿠라는 온라인에서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털 사이트에 다키마쿠라를 검색하면 판매 사이트가 여러 개 나타난다. 일본의 제품을 직수입하는 해당 사이트는 한국어로 돼 있으며 주문과 결제가 간편하고, 성인 인증은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회원가입 시 생년월일 기재란에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출생연도를 입력해도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일부 사이트는 이 같은 특정 다키마쿠라만 취급한다. 이 사이트의 제품을 들여다보면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옷을 벗으려고 하거나 주요 부위만 아슬아슬하게 가린 그림이 그려져 있다. 제품 생산 의도가 파악되는 부분이다.

주문이 완료되면 일본에서 상품이 건너오기 때문에 1주일에서 2주일 정도 시일이 소요된다. 이 점만 제외하면 누구나 손쉽게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도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아동이나 청소년으로 보이는 그림을 소재로 삼은 제품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미성년자에 대한 잘못된 성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고, 아동을 욕구 해소의 도구로 삼으려는 일부 변태 소아성애자의 그릇된 행위를 부추길 수도 있다.

실제 사이트에 게재된 상품의 이미지는 충격적이다. 헐벗은 어린 여성의 이미지가 다키마쿠라의 전체를 차지한다. 이는 이른바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처럼 그린 창작물이 성적 행위를 하는 장면을 그릴 경우 처벌대상이 되는데, 여기서 ‘성적 행위’인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며 “그렇다하더라도 실제 피해자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되레 창작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한 아동보호단체 관계자는 “이런 상품은 취향이 확고한 이들의 전유물로 여기긴 어렵다”며 “불법인지 여부는 논란이 될 수 있지만 (제품을)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쉽게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잘못된 성인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건 확실하다”고 꼬집었다.

걸그룹 여자친구를 모델로 한 대형 쿠션이 바로 이 다키마쿠라를 연상하게 한다는 이유로 판매 중단됐다. 앞서 여자친구 각 멤버의 사진을 인쇄해 판매할 예정이었다. 문제의 상품은 길이 180㎝, 폭 60㎝로 성인 남성의 키와 비슷한 크기다. 가격은 1개당 6만 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실제 크기의 이 쿠션이 판매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성 상품화’ 논란이 일었다. 물론 팬심을 자극한 전략적 상품일 뿐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부정적으로 낙인 찍힌 다키마쿠라는 선정적인 캐릭터가 그려져 있지만 이번 쿠션은 전혀 그런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선정적 그림이 아니라 하더라도 애초에 끌어안고 자는 게 주목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여자친구의 소속사 쏘스뮤직은 “쿠션 굿즈(기념상품)는 여자친구의 첫 콘서트를 기념해 준비했으나, 팬 여러분의 우려와 걱정을 겸허히 받아들여 생산과 판매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현호 기자  sh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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