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서울과 서울 외 지역 간의 온도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은 사업 초기 단계인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재건축 추진에 시동을 걸면서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었고 일반 아파트 역시 도심 업무지구 주변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은 저조한 편이지만 간헐적으로 이뤄지는 거래가 재차 호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경기 지역은 매매와 전세 가격이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대조를 이뤘다.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진 데다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거래와 문의가 한산해진 까닭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5%로 집계됐다. 재건축 아파트가 0.51% 올라 상승세를 견인했고 일반 아파트는 0.20%로 한 주 전(0.26%)에 비해 오름폭이 소폭 줄었다. 이 밖에 신도시는 0.03% 올랐고 경기·인천(-0.01%)은 한 주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세 가격은 서울이 0.07% 상승했다. 직주근접 수요로 도심 지역 전셋값 상승이 눈에 띄었다. 반면 신도시는 0.02% 떨어졌고 경기·인천도 0.07%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서울은 ▲강남(0.53%) ▲양천(0.43%) ▲강동(0.40%) ▲성동(0.37%) ▲중구(0.30%) ▲송파(0.29%) ▲서초(0.25%) 순으로 올랐다. 강남은 재건축 이주를 앞두고 있는 개포동 주공1단지가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2000만 원-4000만 원 가량 올랐다. 대치동 은마도 이달 말 재건축안 심의를 앞두고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1500만 원-2000만 원 상승했다. 양천은 목동 지구단위계획 발표 이후 재건축 기대심리가 고조되면서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목동신시가지1단지, 9단지 등이 2500만 원-5000만 원 올랐다. 강동 역시 재건축 단지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둔촌주공1단지, 명일동 삼익그린2차 등이 500만 원-2500만 원 올랐다.

신도시는 ▲판교(0.10%) ▲광교(0.10%) ▲평촌(0.07%) 등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판교는 테크노밸리 확장과 판교역 일대 투자유치 등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삼평동 봇들마을4단지, 운중동 산운마을10단지 등이 1000만 원가량 올랐다. 광교는 원천동 광교호반베르디움이 500만 원-1000만 원 상승했다. 대단지 위주로 중소형 면적대의 인기가 꾸준한 편이다. 반면 ▼산본(-0.09%)은 매수세가 없어 세종주공6단지가 면적대별로 500만 원씩 떨어졌다.

경기·인천은 ▼오산(-0.35%) ▼화성(-0.06%) ▼시흥(-0.03%) ▼수원(-0.03%) ▼군포(-0.03%) 등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오산에서는 양산동 오산세마e편한세상이 500만 원-2000만 원 하락했다. 화성 역시 동탄2신도시 입주 여파로 반월동 반달마을1,2단지두산위브가 250만원-1500만 원씩 떨어졌다. 이에 비해 ▲의왕(0.10%) ▲과천(0.04%) ▲하남(0.04%) 등은 오름세가 이어졌다. 의왕은 매물 소진 후 가격이 다시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일동 포일숲속마을3단지가 500만 원-1500만 원가량 상승했다.

전세 서울은 ▲마포(0.55%) ▲은평(0.16%) ▲동작(0.10%) ▲양천(0.10%) ▲성동(0.09%) ▲서초(0.08%) ▲송파(0.08%) 순으로 올랐다. 마포는 아현동 마포래미안, 푸르지오 전세 가격이 면적별로 1000만 원-5000만 원씩 일제히 올랐다. 도심 접근성이 좋아 전세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나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다. 은평은 녹번동 일대 대림, 북한산푸르지오 등이 1000만 원-3500만 원가량 상승했다. 양천 역시 전세 매물 출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목동신시가지1단지가 2000만 원-2500만 원 올랐다.

한편 ▼금천(-0.09%) ▼강동(-0.06%) ▼도봉(-0.02%) 등은 전세금이 하락했다. 금천은 전세물건이 나와도 거래가 더디게 이뤄지면서 시흥동 관악우방이 1500만 원 떨어졌다. 강동은 새 아파트 입주로 전세매물이 늘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최근 입주에 들어간 상일동 고덕숲아이파크가 2000만 원-3000만 원 정도 내렸다.

신도시는 ▼산본(-0.31%) ▼중동(-0.08%) ▼동탄(-0.06%) ▼일산(-0.05%) 순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산본은 거래 부진으로 장미삼성, 퇴계3단지주공 등이 500만 원가량 떨어졌다. 장기간 전세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동탄의 경우 시범한빛금호어울림이 1000만 원 하락했다. 반면 ▲위례(0.11%) ▲평촌(0.04%) ▲분당(0.02%)은 오름세다. 위례는 창곡동 위례센트럴푸르지오가 1000만 원-1500만 원가량 올랐다. 분당도 중소형 위주로 전세매물이 귀한 가운데 샛별우방이 1000만 원 상승했다.

경기·인천은 ▼오산(-0.62%) ▼안양(-0.26%) ▼안성(-0.24%) ▼부천(-0.24%) ▼구리(-0.24%) ▼광주(-0.22%) ▼광명(-0.17%) ▼시흥(-0.16%) 등 대부분의 지역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오산은 계절적 요인으로 이사 수요가 줄어든 데다 입주물량 여파로 전세금을 낮춰도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다. 오산동 주공2단지가 1000만 원 하락했다. 안양 역시 전세물건이 나오고 있으나 찾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석수동 석수e편한세상이 2000만 원 하락했다. 안성에서는 공도읍 쌍용스위닷홈 전세금이 500만 원 떨어졌다.

양도세 중과 예고 등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다주택자의 매물은 좀처럼 시장에 출시되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 등 핵심 지역 아파트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상승의 불씨가 여전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은 당분간 견고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입주가 본격화하고 있는 경기 지역은 이사 비수기와 맞물리며 매매와 전세시장 모두 매물에 여유를 보이고 있다. 국지적 가격불안과 규제 강화, 입주물량 적체 등 시장 불확실성 속에 지역 간 양극화 양상이 갈수록 더 심화될 전망이다. [제공=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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