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 <신화 /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북한이 13일 판문점 채널을 통해 보낸 '예술단 파견 실무접촉' 대표단 명단에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포함되면서 이 악단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2년여 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모란봉악단은 여성 10명만으로 구성, 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리는 악단이다. 김정은 집권 직후인 2012년에 만들어졌으며, 이후 2013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68주년 경축 행사 등 중요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란봉악단의 활동 목적은 음악을 통해 체제를 선전하는 데 있다. 김정은 정권의 '음악통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모란봉악단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공훈국가합창단, 왕재산예술단과 함께 전국 순회공연을 다녔다. 이 기간 모란봉악단이 공연한 곳은 강원도 원산, 함경남도 함흥, 평안북도 신의주, 자강도 강계, 평안남도 안주·남포, 황해북도 사리원 등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2일 판문점 채널을 통해 북측에 평창 올림픽 관련 실무 협의를 위해 오는 1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은 그날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열자고 역제의했다. 
<노동신문>
  통일부 한 당국자는 "북측이 예술단 파견 실무접촉을 제안한 것은 여러 기술적인 준비가 많이 필요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측이 통보한 실무접촉 대표단에 현 단장이 포함된 점에 비춰 그가 맡은 모란봉악단의 방한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모란봉악단 등의 방한에 이은 공연이 성사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공연 내용에 관한 접점을 찾아야 한다. 모란봉악단의 외형은 서구의 밴드와 다를 바 없으나, 북한 정권을 찬양하고 충성을 고취하는 공연을 했다. 

지난 2015년 12월에는 중국에서 첫 해외 공연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공연을 수 시간 앞두고 돌연 베이징에서 북한으로 돌아갔다. 당시 공연은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과의 친선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당정 지도부 등을 대상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돌연 취소되면서 배경이 주목됐다. 공연 내용과 무대 영상 등을 놓고 갈등이 있었다는 관측도 당시 나왔다. 북한은 이듬해 1월 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한편 모란봉악단의 현 단장이 김정은 위원장과 애인 관계가 아니냐는 설(說)도 있다. 현 단장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를 계기로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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